•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면접 중 "남친 있어?" "자취해?"…'직장 내' 성희롱 맞을까[직장인 완생]

등록 2026.01.10 07:00:00수정 2026.01.10 12:52:0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남녀고용평등법상 구직자도 보호 대상

성희롱 신고 시 불이익 조치 해선 안 돼

"남친이랑 진도" 질문해 손해배상 사례도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 20대 여성 구직자 A씨는 지난해 내내 '취준'에 몰두했다. 번번이 서류 단계에서 낙방하던 가운데 가장 입사하고 싶었던 기업 중 한 곳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취뽀'와 가까워졌다는 기쁨에 설렌 마음을 안고 찾은 면접장에서 A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한 남성 면접관은 지역 출신인 A씨에게 "자취하느냐"고 묻고, 이어서 "남자친구도 있고?"라고 덧붙였다. 당황한 A씨는 얼버무렸으나, 꼭 붙고 싶다는 마음에 면접을 이어갔다. 면접장을 나와 내용을 복기하면서 자신이 성적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직장 내 성희롱은 회사 안에서 상급자 또는 동료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해 성적 굴욕감 및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신체적 접촉뿐 아니라 발언까지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A씨처럼 회사의 구성원이 아닌 면접자도 직장 내 성희롱의 적용을 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우선 노동관계법의 대표격인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의 차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A씨와 같은 구직자, 취준생 등은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의 대상이 되기도 어렵다는 의미다.

반면 남녀고용평등법은 근로자를 '사업주에게 고용된 자와 취업할 의사를 가진 자'로 규정하고 있다. 즉 A씨도 해당 법 내 '직장 내 성희롱 예방 및 금지' 조항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사업주는 피해 대상이 구직자라도 성희롱이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조사를 진행할 의무가 있다.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근무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의 조치를 해야 하지만, 취업 전이라면 이런 조치가 무의미할 수 있다.

다만 A씨가 성희롱 피해를 신고할 때 불리한 처우를 받으면 안 된다는 점은 취업 유무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신고자에 대해 ▲신분상실에 해당하는 조치 ▲징계 등 부당한 인사조치 ▲직무 미부여 등 본인 의사에 반하는 조치 등을 금지하고 있다.

또 직장 내 성희롱이 사실로 드러나면 10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구직자 대상 성희롱이 처벌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면접 중 "남자친구와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냐" 등의 질문을 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금을 피해자에 지급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물론 면접 과정에서 발생한 성희롱인 만큼 입증이 어려울 수 있다. 취업을 간절히 원하는 구직자가 상대적으로 '을'의 위치라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한다.

다만 사회적으로 직장 내 성희롱은 넓게 인정되는 추세다. 지난해 노동부가 발간한 '2025년 노무관리 가이드북'은 직장 내 성희롱 판단기준을 제시하며 "행위자의 의도는 성희롱 성립 여부와 무관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피해자가 불쾌감을 느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한다.

A씨가 면접 과정을 녹취하지 않았을 경우, 동석한 면접관 및 A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