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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대모 박병선 박사, 프랑스에서 별세…향년 88

등록 2011.11.23 15:38:06수정 2016.12.27 2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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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엄기찬 기자 =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직지)을 세상에 처음 알린 직지 대모(代母) 박병선 박사(82·여)가 12일 오전 청주시청을 방문했다.  박병선 박사는 이 자리에서 "신라, 고려시대의 여러가지 기록 등을 찾아보면 직지 상권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며 "시간과 건강이 허락된다면 빠른 시간 내에 프랑스로 돌아가 한국의 금속작품을 더욱 연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청주시청 제공) <관련기사 있음>  dotor0110@newsis.com

【서울=뉴시스】백영미 기자 = 병인양요 때 프랑스에게 빼앗긴 외규장각 도서를 돌려받는 데 이바지한 박병선(88) 박사가 22일 밤 10시40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시내 15구 잔 가르니에 병원에서 별세했다.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은 박 박사의 빈소를 주불한국문화원에 마련했다. 조카 등 유족 등과 장례절차를 논의 중이다.

 고인은 1923년 서울에서 5남매 중 셋째딸로 태어났다. 서울대 사범대 사회생활학과(현 역사교육학과)에서 역사를 공부하고 스물일곱살이던 1955년 한국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프랑스로 유학했다.

 파리의 소르본 대학에서 석·박사를 마친 뒤 1972년 프랑스국립도서관(BNF) 사서로 일하면서 독일의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0년 앞선 금속활자인 '직지심체요절'을 발견했다. 그해 파리 '책의 역사 종합전람회'에 '직지'를 출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임을 국제사회에 알렸다.

 그 결과 '직지'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로 인류문화사에 끼친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고인은 1977년 파리국립도서관 베르사유 별관 창고에서 외규장각 도서를 찾아냈다. 하지만 "비밀을 누설했다"는 질책을 받자 사표를 던졌다. 190종 297권인 외규장각 도서는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이 2개월 간 강화도 강화읍성에 주둔하면서 약탈해간 문화재 중 일부다.

 이후 직지심체요절과 외규장각 도서를 발굴하고 외규장각 도서 반환운동을 촉발, 모두 돌려받는 계기를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했다. 같은해 여성의 사회적 역할 증진과 여성문화 창달에 기여한 공로로 제7회 비추미여성대상 특별상도 수상했다. 2009년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수여하는 제26회 가톨릭대상 특별상에 이어 지난달 외규장각 도서 반환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이 서훈됐다.

 고인은 작년 1월 경기 수원 성빈센트 병원에서 직장암 수술을 받고 요양한 뒤 다시 파리로 가 '병인년, 프랑스가 조선을 침노하다' 제2편을 집필해 왔다. 6월에는 외규장각 귀환 환영행사 참석차 서울로 와 한국독립운동사를 복원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8월 파리에서 수술을 받은 뒤 최근 병세가 악화됐고 끝내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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