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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세계적 테너 라몬 바르가스 "한국무대 위해 성악인생 최고의 음악 선곡"

등록 2015.09.02 10:48:46수정 2016.12.28 15: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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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몬 바르가스, 멕시코 출신 세계적인 테너(사진=미쎄랑)

라몬 바르가스, 멕시코 출신 세계적인 테너(사진=미쎄랑)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빅3 테너'(루치아노 파바로티·플라시도 도밍고·호세 카레라스)의 뒤를 잇는 '제4의 테너'로 통하는 멕시코 출신 테너 라몬 바르가스(55)가 첫 내한공연한다.

 10월 8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10월11일 오후 7시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세기의 만남 홍혜경 & 라몬 바르가스 듀오 콘서트'를 통해 한국 팬들에게 처음 인사한다.

 오랫동안 그를 보기를 희망했던 많은 한국의 성악팬들이 염원이 이뤄졌는데 게다가 한국이 낳은 세계 최정상의 프리마돈나인 홍혜경(56)과 함께 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의 영원한 디바로 통하는 홍혜경은 요나스 카우프만 첫 내한 무대에 이어 바르가스 첫 내한 무대에도 오르는 기록을 쓰게 됐다.

 바르가스는 1992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루치아'에서 돌연 건강에 문제가 생긴 '세기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대역으로 주인공 '에드가르도'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이 공연의 대단한 성공으로 1993년 세계 3대 오페라극장 중 하나인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에서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하는 '팔스타프'에 출연, 그 해 최고의 가수에게 주어지는 라우리-볼피 성악가 상을 받았다. 이후 세계 주요 극장에서 성공적인 오페라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오늘날 세계 성악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롤란도 비야손, 로베르토 알라냐, 요나스 카우프만, 마르첼로 알바레즈 등 최정상급 테너 성악가들 중 맏형 격이다.

 카루소, 질리, 스키파, 베르곤지, 크라우스, 파바로티 등으로 이어지는 이탈리아 정통의 벨칸토(Bel Canto) 발성법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거의 유일한 성악가이기도 하다.

 파바로티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미성과 쭉 뻗어 가는 고음, 세밀한 표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 6월 첫 내한공연에서 거칠지만 드라마틱한 표현과 지적인 절창으로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던 요나스 카우프만과 비교하면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바르가스는 미쎄랑을 통해 뉴시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매우 행복해요. 그러나 무척 책임이 느껴지기도 합니다"라고 밝혔다. "너무나도 많은 좋은 성악가들이 있는 나라에 가기 때문이죠. 이번에 한국을 이렇게 방문할 수 있게 돼 무척 기쁩니다."

라몬 바르가스, 멕시코 출신 세계적인 테너(사진=미쎄랑)

라몬 바르가스, 멕시코 출신 세계적인 테너(사진=미쎄랑)

 -한국에 대한 기존 이미지는 어땠나요?  

 "짧은 시간에 선진화를 이룬 국가이며, IT 기술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나라로 알고 있어요. 현재 비엔나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주 훌륭한 베이스 두 사람을 알고 있는데, 그들은 아주 훌륭하죠. 한국의 성악가들은 다른 아시아의 성악가들하고는 다르게 특별하게 감정이 풍부한 듯해요. 그들은 매우 개방적인 정신을 가진 좋은 성품의 친구들이죠. 이로 인해 따듯하고 훌륭한 성악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핫한 테너로 평가 받아요. 본인도 실감하나요?  

 "이 세상에는 많은 실력있는 젊은 성악가들이 늘 나오고 있어요. 저 같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성악가에게는 그런 신인들에 비해 더 많은 기대를 걸게 되죠. 저는 그 기대를 충족시켜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바로 다른 성악가를 선택할 것이니까요. 젊은 시절에는 젊고 스타이기 때문에 선택 받았지만, 시간이 지났음에도 사람들은 늘 무대 위에서 처음처럼 있기를 기대하죠. 그러니까 늘 최상이길 바라는 것이에요. 마치 파도 위에 올라 윈드서핑하는 사람처럼 그 파도 위를 늘 잘 탈 수 있어야 하죠. 바로 이런 것이 지금 제가 느끼고 있는 현실인 듯합니다."

 -'빅3 테너'를 잇는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제 생각엔 세대가 바뀔 때마다 그 시대가 선사할 수 있는 문화라는 것이 각기 다른 형태로 존재해요. 카루소가 축음기의 등장으로 인해 대단한 행운과 함께 그 시대에 적합한 테너였던 것처럼, 3 테너는 그들이 활발하게 활동했던 시기와 디지털 CD 세대가 맞물려 커다란 성공과 함께 거장으로 성악계에 남게 됐죠. 이제는 이미지가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되는 시대에 접어들었고, 지금 우리시대가 원하는 문화의 형태에 맞는 성악가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가장 큰 전환점은 무엇인가요?

 "1988년 스위스 루체른 극장의 오디션 때였어요. 이유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 제 직업이 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죠. 그 극장의 예술감독이었던 마르첼로 비오티가 저를 선택했고, 그 순간 저는 학생신분에서 성악가로 변신하게 됐죠. 제가 노래를 통해 먹고 살 수 있게 됐고 아파트 렌트비를 지불할 수 있게 된 거죠. 성악가로서의 활동을 통해 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그 순간이 제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어요. 그리고 1992~1993 년 시즌 비엔나에서 한 동료 성악가가 '파바로티가 뉴욕 메트로폴리탄의 '루치아 디 람메르무어'의 연출이 너무 현대적이라 출연을 거절했다고 하는데 혹시 공연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기에 젊은 혈기와 순수함으로 받아들였고, 그의 추천으로 단 한번도 미국 무대에 공연한 적이 없었던 신인 성악가가 곧바로 메트로폴리탄에서 당당히 큰 성공을 이뤄냈죠."  

 -요즘 주목 받는 테너들이 많아요. 스스로 생각할 때 그들과 당신의 가장 큰 차이점은요?  

라몬 바르가스, 멕시코 출신 세계적인 테너(사진=미쎄랑)

라몬 바르가스, 멕시코 출신 세계적인 테너(사진=미쎄랑)

 "주목 받고 있는 여러 성악가들은 결국 같은 배를 타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린 이 직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제 동료가 성공적인 공연을 하고, 경력을 쌓아가고 있을 때 행복하죠. 그리고 그들은 분명 그 성공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이 직업에서는 그 어떤 작은 것이라도 거저 얻지 못해요. 좋은 신인들이 많이 나오는 것 역시 매우 기분 좋은 일이죠. 매일매일 이 세상에는 많은 공연들이 올라가고 있고, 실력 있는 자들의 자리는 어딘가에 분명히 있어요. 저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환경을 만들고 사랑 받는 성악가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당신의 목소리는 아름다워요. 소리를 낼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 있나요?

 "저희는 마치 운동선수들과 같은 사람들이에요. 성악가들은 운동 선수들처럼 신체적인 관리를 꼭 해야 함에도 게으르고 나태하죠. 그 누구도 우리에겐 그런 교육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러므로 음악학교들은 성악가를 양성할 때 이제는 훈련 과정을 중요시해야 합니다. 저는 멕시코에 한 학교를 만들어 지도하고 있어요. 멕시코시티 국립극장에 둔 '스투디오 델 오페라 벨레 아르테'죠. 이 학교 안에는 학생들의 신체 조절 교수가 따로 있어요. 또 소리를 만들기 위한 테크닉적인 측면에서의 지도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죠. 성악가는 그들의 소리를 들어주고 컨트롤 해주는 사람이 늘 필요한데,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가 생각나요. 그는 늘 그의 선생에게 돌아가 지도와 점검을 받곤 했죠. 이렇듯 우리 성악가들도 지속적으로 소리와 신체훈련을 해야 합니다. 성악가마다 자기만의 테크닉이 있지만, 나는 입을 다물고 입안을 부드럽고 높이 해 편안한 소리를 만드는 연습을 좋아해요. 그리고 세상의 음악적인 요구와 변화, 흐름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게으르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목소리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시 하는 부분은요?  

 "저는 지금 쉰 다섯살이에요. 제 목소리가 만족스럽죠. 세월이 지날 때마다 늘 그 세월에 맞는 뭔가를 해야만 했어요. 신체적으로도… 제 생각에는 성악가로서 노래를 잘 알지 못했던 사람은 마흔 다설 살 이후에도 노래를 잘 못할 것이고 노래를 잘 아는 사람은 마흔다섯살 이후에도 노래를 잘하리라 믿어요. 누구나 몸은 늙어가고 신체적인 에너지가 서서히 빠져가죠. 그러므로 몸과 힘으로 노래하는 성악가들은 계속 노래를 하기 위해 결국 올바르게 노래하는 걸 배워야 해요. 노래를 올바르게 할 줄 아는 성악가들은 그들의 능력과 지혜로 오래오래 노래를 할 수 있죠. 물론 타고나기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태어난 사람들은 그 덕도 볼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성악가는 건강한 체질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세상의 모든 소리 중 본인의 목소리와 가장 닮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혹시 있나요?

 "소리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맑고 푸른 하늘 같은 이미지를 닮았으면 해요(웃음)."  

 -이번 내한 무대에서 홍혜경과 함께 해요. 대단한 소프라노인데 그녀와 인연이 있나요? 그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가요?  

 "메트로폴리탄에서 홍혜경씨의 노래를 많이 들었어요. 그녀는 아주 훌륭한 가수입니다. 전문가이고 항상 준비가 돼 있는 성악가죠. 그녀의 노래나 연기는 늘 고귀하고 그녀는 끊임없이 음악적인 관리를 잘하는 성악가에요.  가벼운 사람이 아니죠, 그녀와 일을 할 때 매우 좋은 느낌입니다. 아마도 저와 흡사한 면들이 있는 듯해요."  

라몬 바르가스, 멕시코 출신 세계적인 테너(사진=미쎄랑)

라몬 바르가스, 멕시코 출신 세계적인 테너(사진=미쎄랑)

 -이번 무대는 어떻게 꾸미나요? 가장 포인트를 맞추는 부분이 있나요? 관객들이 무엇을 얻어갔으면 하시나요?  

 "성악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의 음악을 선사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곡들을 선별한 것이기도 하죠. 가장 고귀한 성악가 중의 한 분인 홍혜경 씨의 음악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중창곡들도 관객들을 행복하게 해주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언제까지 노래하고 싶은지요?  

 "저는 평생 노래를 하고 싶으나, 공식적인 석상에서 제 소리가 제가 원하는 바를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해야죠. 노래하는 것을 그만 둬야 한다는 순간을 받아들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 순간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어요. 성악가는 평생을 노래의 노예가 돼 살기가 쉬워요. 마치 인생의 모든 의미가 노래하는 것만인 양… 이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인 듯합니다. 소리란 영원한 것이 아니에요. 한 사람의 모습 속엔 많은 역할들이 있고 많은 면들이 함께 살아 움직이고 있죠. 한 면에만 집착해 살면 아마 한 상자에 너무 많은 양을 넣은 것처럼 터져 버리는 일이 생길 겁니다. 인생은 제게 많은 것을 줬고 또 뭔가를 빼앗아 가기도 했어요. 그러나 결국 그것은 균등한 것이었다고 믿어요."

 바르가스는 지난달 26일부터 2일까지 이탈리아 라스칼라 극장에서 구스타보 두다멜 지휘, 프랑코 제피렐리 연출로 무대에 오르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에서 주인공 '로돌포'를 연기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전 라스칼라 극장의 리허설 룸에서 바르가스를 만난 장길황 미쎄랑 대표와 박평준 예술감독은 50대 중반 관록의 나이로 완벽한 벨칸토 창법을 구사해 노래한 그는 명불허전이었다며 "인터뷰에서 따뜻한 아버지처럼, 형처럼, 친구처럼 답해줬고 매우 겸손하고 깊은 마음을 지닌 예술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알렸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하이라이트와 홍혜경과 바르가스의 장기인 오페라 아리아와 중창들로 꾸민다. 지휘 카를로 팔레스키, 반주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6만6000~19만8000원. 미쎄랑. 02-6925-051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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