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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강대규 감독 "담보', 새로운 가족 탄생 진정성 통할 것"

등록 2020.09.29 11:2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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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 이후 10년 만의 신작

"다시 데뷔하는 마음으로 담보 준비"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과 천륜 과정 담아

"추석연휴 가족 소중함 되새길수 있었으면"

[서울=뉴시스] 영화 '담보'를 연출한 강대규 감독.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뉴시스] 영화 '담보'를 연출한 강대규 감독.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29일 개봉한 영화 '담보'는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그린다.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그의 후배 종배(김희원)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박소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전형적인 가족영화지만 혈육으로 맺어진 관계는 아니다. 악연으로 만난 세 사람은 쌓여간 시간 속에서 진짜 가족이 된다.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강대규 감독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이 천륜이 돼 가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다뤘다"며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강 감독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서 생겨나는 변화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 기구한 사연을 가진 수감자들이 음악을 통해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려낸 영화 '하모니'가 장편 데뷔작이다. 

이번 작품은 강 감독의 첫 장편 '하모니'를 제작한 'JK필름' 윤제균 대표가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아이를 담보로 잡는다는 소재에 거부감도 있었지만 극에 꼭 필요한 설정이라고 판단했다.

"아이를 담보로 잡는다는 소재 자체가 참신하다고 해주시는데 설정만 보면 범죄물이 떠오르잖아요. 가족 이야기로 그리면 더 새로울 수 있다고 느꼈어요. 아이를 담보로 잡는 소재가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더 진정성 있게 담자고 다짐했어요. 이야기가 흘러가며 긍정적인 측면으로 바뀌는 과정이 아이러니 하지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모성애, 가족에 대한 결핍이 있어서인지 계속 가족 이야기를 다루게 되네요."
[서울=뉴시스] 영화 '담보'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뉴시스] 영화 '담보' 스틸.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는 어느 한 인물의 헌신보다는 '두석', '종배'와 '승이'가 시간이 쌓여 가족으로 거듭나는 과정에 집중한다. 강 감독은 "극단적인 상황에 놓여 있지만 절망하지 않고 그 상황을 헤쳐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에너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주인공들의 섬세한 감정변화가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두석과 종배는 아이가 곤경에 처한 것을 봤을 때 느끼는 순수한 안타까움과 작은 연민으로 승이를 돌보게 되죠. 그러다 유사가족 그리고 아버지와 딸로 진정한 가족이 돼요. 남이었던 이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맹목적인 사랑으로 가는 과정에서 감동이 있다고 생각해요. 인물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슬픔을 딛고 일어나려는 모습은 놓치지 않았어요."

전형적인 가족영화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탓인지 감정을 쥐어 짜내려는 작위적인 연출도 이따금 등장한다. 뻔한 신파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휴먼드라마는 보편적인 인류애에 대한 메시지가 녹아 있기 때문에 클리셰적인 부분은 뺄 수 없는 상황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이 드라마적으로는 편안하고 더 효과적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보편적인 감정을 다루는 이야기의 흐름에 클리셰가 도움이 되고, 연출에서 자기 확신이 있다면 클리셰를 쓰는 선택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대신 극 중 인물이 처한 상황에서 차별화를 두려고 했어요. 만족도는 반반인 것 같은데 관객들이 어떻게 판단하실지 궁금해요."
[서울=뉴시스] 영화 '담보'를 연출한 강대규 감독.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뉴시스] 영화 '담보'를 연출한 강대규 감독.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캐스팅 0순위는 단연 성동일이었다.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는 성동일은 '츤데레'(겉으로는 무심해보이지만 속정이 많은 사람) 캐릭터를 담백하게 소화하며 영화 몰입도를 높인다.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고 억누르면서도 서서히 가족이 되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장 감독은 두석 역으로는 오로지 성동일만 떠올렸다고 한다.

"캐스팅 작업은 이야기를 끌고 가는 두석 역부터 시작했어요. 내부에서 '두석' 역에 가장 적합한 배우가 누구일지 의견을 모았을 때 1순위로 꼽힌 배우가 바로 성동일 선배였어요. 후보조차 없었죠. 다양한 인간군상을 표현할 줄 알고 맡은 캐릭터에 따라 발성까지 다르게 할 수 있는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해요. 특히 무뚝뚝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데 탁월한 것 같아요. '두석'의 입체적인 면모를 빈틈없이 그려내 감탄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에요."
 
영화 전반의 감정을 끌고 가며 존재감을 빛낸 어린 승이 역을 맡은 아역 배우 박소이에 대해서는 "어느 아역 배우도 따라올 수 없는 섬세한 감정 표현과 몰입도가 훌륭했다"고 치켜세웠다.

영화 '담보'는 강 감독이 오랜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하모니' 이후 '히말라야'와 '공조' 등의 각색을 맡았지만 메가폰을 잡은 건 10년 만이다. 그는 "다시 데뷔하는 마음으로 '담보'를 준비했다"며 "담보는 내게 보물 같은 작품이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하모니' 이후 현장에 오기까지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릴 줄은 정말 몰랐죠. 시나리오 작업한 것도 있고, 기획했던 것도 있고, 제안 받은 작품도 있고 여러 작품을 시도했는데 중간에 무산되는 등 잘 안됐어요. 그만큼 절실하게 이번 작품을 만들었어요. 돌고 돌았지만 결과적으로 담보를 만난 게 큰 행운인 것 같아요. 추석 연휴 이 영화로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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