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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임시완 "대사 토씨하나 안틀리는 손현주…숙제 내줘"

등록 2022.03.28 09:00:00수정 2022.03.28 0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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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

임시완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그룹 '제국의아이들' 출신 임시완(34)은 웨이브 드라마 '트레이서'에 시간과 정성을 쏟아부었다. 국세청을 소재로 한 만큼, 내용이 쉽지 않고 대사량도 많아 극본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스스로 "하얗게 붙태웠다"고 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임했다. 드라마 '미생'(2014)에서 인턴 '장그래'로 우리시대 청춘을 대변했는데, 8년 만에 국세청 팀장으로 직위가 올라 책임감이 커진 게 아닐까.

"직장생활을 다뤘지만 많은 차이가 있었다. 장그래는 상사 말을 듣는 입장이었다. '네 알겠습니다' 등 대답이 주를 이뤘다. 이번에는 팀장으로서 끌고 가야 했다. 브리핑도 하고 할 일이 많았다. 그때는 대답만 잘하면 됐는데, 이번엔 대사가 많아지고 분위기를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 힘들었다. 새삼 (미생에서 상사로 나온) 이성민 선배와 (김)대명 형이 생각났고 '대단하다'고 느꼈다."

트레이서는 누군가에겐 판검사보다 무서운 곳 국세청, 일명 '쓰레기 하치장'이라 불리는 조세 5국에 굴러온 '황동주'(임시완) 활약을 그렸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국체청 직원처럼 비슷하게 표현할까?' 고민했다. 전직 국세청 직원을 만난 뒤 생각의 틀이 바뀌었다. "국세청도 사람 사는 곳"이라며 "극본에서 느껴지는 캐릭터성을 비교적 자유롭게 표현했다"고 털어놨다.

동주는 말솜씨가 화려하고 실력도 좋았다. 인물이 훤칠하고 거대한 세력에 지지 않는 패기도 있다. 오히려 임시완은 동주가 너무 완벽해 "중간중간 허점이 많이 보였으면 했다"며 "유머러스한 부분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동주는 조직과 상사 눈치를 보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다해 대리만족하는 이들이 많았다. "(실제 사회생활에서) 눈치를 안 보기 쉽지 않다"며 "난 동주처럼 극단적으로 '누가 뭐라고 하든 할 말을 하고 살겠다'는 성격은 아니다. 많은 분들도 실제 그런 삶을 살기에 반대되는 지점에서 동주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 같다"고 짚었다.
[인터뷰]임시완 "대사 토씨하나 안틀리는 손현주…숙제 내줘"


무엇보다 동주가 미워 보이지 않게끔 노력했다. 마냥 깐족거리기만 하면 매력이 없기에 "명분을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국세청의 거대한 인물과 싸우는데 "1차원적으로 더 힘을 줘서 논리적으로 대응하면 그 싸움판에 끼어드는 것밖에 안 된다. 어린 아이처럼 징징거리면서 다가가면 나의 싸움으로 끌고 올 수 있을 것 같았다"고 귀띔했다. "사실 동주를 표현하는 게 모험이었다"며 "장난스럽게 비춰질 수 있었는데, 주위에서 '재미있다'고 하더라.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회에서 동주는 지방으로 발령 났지만 "기질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동주는 어떤 일을 해결할 때 당장 망치부터 가져와서 내리 꽂는 스타일이다. 쿠키영상에서 동주가 지방에서도 누가 말도 안되는 식으로 우기니 방에서 해머를 들고 나오지 않느냐. 동주 성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강조했다.

손현주(57)를 비롯해 고아성(30), 박용우(51) 등 선후배들과 연기하며 배운 점도 많다. 특히 손현주는 "연기 내공이 어마무시하다"며 "대사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완전히 본인의 걸로 소화하는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난 이승영 PD님께 동주 캐릭터의 어려운 부분과 방향성 등에 관해 얘기를 많이 했다. 반면 손현주 선배는 현장에서 대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작품성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정성과 노력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면에서 손현주 선배 아우라가 느껴져서 '어떻게 그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다. 앞으로 나에게 숙제를 주는 것 같았다. 마냥 '상황을 바꿔서 체화하는 게 답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 있는 재료를 가지고 '나만의 맛을 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고 제시해준 것 같다."
[인터뷰]임시완 "대사 토씨하나 안틀리는 손현주…숙제 내줘"


애초 트레이서는 웨이브에서만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MBC TV 금토극으로도 방송했다. 시즌1은 시청률도 7~8%대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토론 등으로 자주 결방해 흐름이 끊겼다. 더욱이 시즌2는 웨이브에서 전 회차를 한 날에 공개하고 MBC에서 뒤늦게 방송했다. 물론 "이어서 방송했으면 몰입도가 높았을 것"이라며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라고 생각해 MBC에서도 방송하면 플러스라고 여겼다. 시청률, 반응 등으로 잘 된 여부를 따지는 건 편협한 생각 같다. 크게 아쉬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임시완은 2010년 제국의아이들로 데뷔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2012)을 시작으로 '왕은 사랑한다'(2017) '타인은 지옥이다'(2019) '런온'(2020~2021), 영화 '변호인'(감독 양우석·2013)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2017) 등에서 다양한 장르를 소화했다. 영화 '보스턴 1947'(감독 강재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감독 김태준)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개봉도 앞두고 있다.

임시완은 "아직까지 대중들이 모르는 모습이 많다"며 "(오피스물을 많이 했지만) 권위에 목 말라 있지는 않다. 인턴보다 더 말단으로 가도 거리낌이 없다. 사장·회장직은 연륜, 경력이 더 쌓여야겠지만, 제안해도 거부감이 없다. 위아래 다 열려있다"고 털어놨다. 최우식·김다미 주연 드라마 '그해 우리는'(2021~2022)을 재미있게 봤다며 "로맨스 작품도 미덕이 있다. 그해 우리는처럼 따뜻한 작품을 끊임없이 갈구하고 있다. 복서 등 격투기선수 역도 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임시완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지 않았다. 데뷔 초부터 항상 바르고 열심히하는 모습을 보여줘 '모범생' 이미지가 각인된 덕분이다. 기부도 꾸준히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는 독특한 방식으로 기부했다.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4인용 숙소를 한 달간 예약했다. 임시완은 숙소 주인에게 "방금 한달간 방을 예약했는데 당연히 가지 않을 예정"이라며 "당신과 키이우 사람들이 안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직업을 통해 생기는 소득 자체는 나만의 것이 아니다.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 그 일환으로 기부하고, 사회에 건강한 환원을 하고 싶은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 기부가 필요할 때 '주저하지 말고 꼭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해서 아침마다 뉴스를 찾아보는데 에어비앤비를 통해 '노쇼'(예약했지만 취소 연락없이 나타나지 않는 손님)로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더라. 최대한 많은 분들이 동참해 환원이 이뤄지길 바라서 기꺼이 했다. 앞으로도 기부금을 전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양적, 힘적으로 할 수 있는 걸 언제든지 하려고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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