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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형사 재판 넘겨져도…기소 경찰 4분의 1 사실상 '무징계'

등록 2026.05.19 06:00:00수정 2026.05.19 06: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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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 경찰 28.4% 불문·경고 처분

경찰 "무죄·과실 사건 포함" 해명

소청심사 35.7% 감경 또는 취소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최근 강남경찰서에서 수사 무마 청탁 의혹으로 인적 쇄신이 단행되는 등 경찰 기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형사 기소된 경찰관 4명 중 1명 이상이 내부 징계에서 사실상 면죄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경찰청 청사 전경. 2025.09.19. nowone@newsis.com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최근 강남경찰서에서 수사 무마 청탁 의혹으로 인적 쇄신이 단행되는 등 경찰 기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형사 기소된 경찰관 4명 중 1명 이상이 내부 징계에서 사실상 면죄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경찰청 청사 전경. 2025.09.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최근 강남경찰서에서 수사 무마 청탁 의혹으로 경찰 기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형사 기소된 경찰관 4명 중 1명 이상이 내부 징계에서 불문·경고 등 법률상 징계에 해당하지 않는 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수뇌부가 연일 고강도 감찰과 내부 쇄신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내부 징계 수위는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3월까지 비위로 기소된 경찰관은 총 1489명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 280명 ▲2022년 284명 ▲2023년 291명 ▲2024년 317명 ▲2025년 265명이었으며, 올해도 3월까지 52명이 기소됐다.

비위 유형별로는 음주운전·음주측정거부 등 음주 관련 비위가 315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통사고처리법·도로교통법 위반 188건, 공무상비밀누설·허위공문서작성·증거인멸 105건, 뇌물수수·알선수재 등 금품 비위도 80여 건에 달했다. 이밖에도 강간·강제추행·스토킹 등 성비위 관련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도 상당수 포함됐다.

시도청별로는 서울청이 288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남부청 198건, 부산청 121건, 전남청 95건 순이었다.

이 중 의결보류를 제외한 1445명 가운데 불문경고·불문·직권경고·경고·주의 등 법률상 징계에 해당하지 않는 처분을 받은 사례는 410건으로 28.4%에 달했다.

불문경고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으나 정상을 참작해 징계하지 않는 행정처분으로, 법률상 징계는 아니지만 일부 인사상 불이익이 따른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기소 후 불문·경고 처분을 받은 사례 중에는 교통사고 등 과실 범위 사건이 다수이며, 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돼 징계로 이어지지 않은 경우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검사가 징역형 이상의 중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피의자를 법정에 직접 세우는 '구공판' 기소 비율이 2021년 31.8%에서 2025년 40.4%로 높아졌다. 그러나 내부 징계 수위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구공판 기소 584건 중 법률상 징계에 해당하지 않는 처분(불문경고·불문·직권경고·경고)이 68건이었고, 견책까지 합산하면 99건이었다.

경찰청이 박정현 의원실에 제출한 전체 징계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파면·해임 등 중징계는 46건에서 80건으로 70%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징계 사유별로는 음주운전이 356건으로 가장 많았고, 직무태만 266건, 성폭력처벌법 위반 159건, 금품·향응 수수 104건 순이었다.

계급별로는 경위가 920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감 665건, 경정 161건 순이었다.

그러나 징계에 불복한 소청심사에서 결과가 확정된 1016건 중 35.7%인 363건이 감경 또는 취소됐다. 징계 처분 이후에도 상당수가 소청심사를 통해 감경·취소된 셈이다.

경찰청은 잇따른 내부 비위에 지난달 전 관서에 비위 경보를 발령하고 강남경찰서 수사·형사 라인 전원을 교체하는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이달부터는 합동감사단 22명을 투입해 전국 수사부서를 대상으로 실지감사에도 착수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경찰 비위 징계를 전적으로 내부 감찰에만 의존하다 보니 비리 정도에 비해 징계 수위가 낮다는 문제가 생긴다"며 "민간인 소청심사위원회나 경찰 옴부즈만 같은 외부 통제 장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현 의원은 "경찰청은 비위와 기강 해이 문제로 매년 지적받고 있지만, 솜방망이 처벌만 남발해 오히려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며 "경찰 수뇌부가 제 식구 감싸기에만 열중하면, 경찰 조직의 사기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은 명약관화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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