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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인플레 경고했던 노벨경제학상 펠프스 교수 별세

등록 2026.05.20 16:48:57수정 2026.05.20 18: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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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실업률 통념 흔든 200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인플레 기대가 실제 물가를 키운다"…중앙은행 정책에 큰 영향

【서울=뉴시스】2016년 보아오 포럼 연차총회 참석차 중국 하이난을 방문중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BFA ICC에서 에드먼드 펠프스 컬럼비아대 교수와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6.03.25.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2016년 보아오 포럼 연차총회 참석차 중국 하이난을 방문중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BFA ICC에서 에드먼드 펠프스 컬럼비아대 교수와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6.03.25.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현대 중앙은행들이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도록 경제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에드먼드 펠프스 콜롬비아대 명예교수가 별세했다. 향년 92세.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펠프스 교수는 지난 16일 맨해튼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으며, 부인 비비안 펠프스는 사인이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밝혔다.

펠프스 교수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사이의 관계에 대한 전통적 통념을 깨뜨린 공로로 2006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20세기 중반까지 경제학계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약간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감수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견해를 유지했다. 그러나 펠프스 교수는 1968년 발표한 기념비적 논문 '화폐임금 동학 및 노동시장 균형'을 통해 이러한 주류 이론의 모순을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경제를 부양해 실업률을 낮출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낮은 실업률을 유지하려면 부양책의 규모를 끊임없이 키워야 하며 결국 물가만 영구적으로 폭등하게 된다고 논증했다. 특히 건강한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실업률이 필연적이라는 '균형 실업률' 개념을 도입하며, 무리한 인위적 고용 부양이 임금과 물가의 동반 상승을 촉발한다고 경고했다.

이 지적의 핵심에는 기업과 소비자가 갖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있었다. 펠프스 교수는 2023년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고물가 여부는 시장 참여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작동하느냐에 달렸다"며 "모두가 다른 곳에서 물가가 오를 것이라 예상하면 자신들의 가격도 함께 올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석은 또 다른 노벨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의 결론과 궤를 같이하며 현대 통화정책의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프리드먼과 펠프스의 논증 덕분에 현대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을 이용해 실업률을 지속 불가능한 수준까지 낮추려는 시도를 멈췄고, 대신 물가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게 유지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게 됐다"고 평가했다.

학계는 펠프스 교수가 프리드먼과 달리 특정 정파나 이념에 치우치지 않은 정통 경제학자였기에 그의 이론이 더 널리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프리드먼은 이념적 논쟁을 벌이는 투사처럼 보였던 반면, 펠프스는 오직 세계를 설명하고 이해하려는 과학자에 가까웠다"고 전했다. 펠프스 교수 본인 역시 생전에 "특정 주장이 옳고 이론적 근거가 확실하다면 그것이 좌파든 우파든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며 학문적 독립성을 고수했다.

그는 말년까지도 경제적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25 권이 넘는 저서를 남기며 왕성하게 활동했던 펠프스 교수는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기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노벨상 수상자 16명의 공동 성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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