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서 유학파까지…대구 피아니스트 박재오의 도전
"피아니스트는 시간예술가"…후학 양성 박차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피아니스트 박재오. 2026.06.16. ki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12/NISI20260612_0002159854_web.jpg?rnd=20260612181930)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피아니스트 박재오. 2026.06.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피아니스트는 단순히 건반을 누르는 사람이 아니라 위대한 음악적 유산을 현재의 시간 속에서 다시 살아 숨 쉬게 하는 '시간 예술가'라고 생각합니다."
대구 지역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갈 청년 예술가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안정적인 활동 기반을 다지며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음악에 입문해 국내외 유수의 무대를 석권하고 대구에 정착한 피아니스트 박재오(30)의 행보가 대표적이다.
16일 지역 음악계 등에 따르면 피아니스트 박재오는 16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피아노 전공을 시작해 경북예술고등학교와 계명대학교 음악공연예술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독일로 건너가 쾰른 국립음악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그는 학창 시절 대구음악협회 콩쿠르 1위, TBC 콩쿠르 1위, 디오 영 아티스트 콩쿠르 전체 대상 등을 휩쓸며 일찍이 두각을 나타냈다.
대학 시절에는 세르게이 타라소프를 사사하며 대구시립교향악단 등과 협연했고, 독일 유학 중에는 이탈리아 'Amigdala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에서 2위를 수상하는 등 국제 무대에서도 그 역량을 인정받았다.
![[대구=뉴시스] 피아니스트 박재오. 2026.06.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12/NISI20260612_0002159863_web.jpg?rnd=20260612185215)
[대구=뉴시스] 피아니스트 박재오. 2026.06.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독일 유학 생활 역시 쉽지 않았다. 석사과정 동안 지도교수의 이직과 은퇴가 잇따르며 스승이 세 차례나 바뀌었고, 현지에서 사기 피해를 겪는 등 크고 작은 어려움도 이어졌다.
그는 "한 스승에게 오랜 시간 깊이 배워야 하는 음악 전공생에게는 치명적인 환경이었기에 사실상 독학하다시피 버텨냈다"며 "오히려 2년 안에 남들의 3~4년 치 지식과 경험을 모두 얻어가겠다는 일념으로 매일 한계를 시험하듯 매진했고, 그 고통스러웠던 경험이 지금의 음악적 자양분이 됐다"고 말했다.
귀국 후 그는 대구콘서트하우스와 달서아트센터 등 지역 주요 공연장에서 꾸준히 연주 활동을 이어가며 지역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 남구 대명동에 전문 연주자와 학생들을 위한 음악 연구 공간인 '쾰른 피아노스튜디오'를 개소했다. 독일 유학 시절의 치열했던 시간과 음악적 성장을 기억하기 위해 유학 도시의 이름을 그대로 공간명에 담았다.
박재오는 이 공간을 단순한 연습실 대여 목적이 아닌, '나만의 소리'를 찾는 음악적 거점으로 키워갈 계획이다.
![[대구=뉴시스] 피아니스트 박재오. 2026.06.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12/NISI20260612_0002159864_web.jpg?rnd=20260612185302)
[대구=뉴시스] 피아니스트 박재오. 2026.06.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박재오는 "음정이나 박자가 틀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악의 본질은 작곡가가 남긴 메시지를 자신만의 해석으로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이라며 "기술에만 집중하면 음악의 생명력과 호흡을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작곡가가 살았던 시대와 철학, 작품이 탄생한 배경을 연구하고 이를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하는 과정이 진정한 음악 교육"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철학은 그가 사사한 이용희, 세르게이 타라소프, 파비오 비디니 등 여러 스승의 가르침에서 비롯됐다.
현재 경북예술고등학교에 출강하고 있는 그는 KBS 클래식FM '뮤직 다이어리' 고정 출연자로도 활동하며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도 힘쓰고 있다.
박재오는 앞으로도 대구를 기반으로 연주와 교육 활동을 이어가며 지역 클래식 음악계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피아니스트는 무대 위에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보다 위대한 음악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사람"이라며 "앞으로도 대구 시민들에게 오래 기억될 감동을 전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나아가 "저를 거쳐 가는 학생들 역시 정답을 따라가는 연주자가 아니라 자신만의 목소리와 색깔을 가진 음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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