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소방관 갑질 사망에 광주소방본부장은 면담 '노쇼' 논란
'생 마감' 소방관 유족 측 "술자리 강요·감찰 지연"
면담 거듭 회피하다 약속 당일 5분 전 외출 '무산'
"퇴직 앞둔 고영국 본부장, 책임 회피 급급" 비판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숨진 광주 여성 소방공무원 A씨가 약혼자 B씨와 나눈 대화. 2026.06.11. lhh@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12/NISI20260612_0002159796_web.jpg?rnd=20260612171705)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숨진 광주 여성 소방공무원 A씨가 약혼자 B씨와 나눈 대화. 2026.06.11. [email protected]
조직 내부에서는 퇴임을 앞둔 광주소방본부장이 책임을 피하려 했고, 결국 감찰 지연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광주소방본부 소속 여성 소방공무원 A씨는 지난해 10월 전남 모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 결과 스스로 생을 마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이후 광주소방본부는 사망 면직서에 사유를 '남자 친구와 불화'로만 기재했다. 같은 해 12월 말 뒤늦게 이 사실을 안 A씨의 남자친구와 유족들은 "A씨가 생전 잦은 술자리 참석 강요 등 상급자의 각종 부조리에 고통받았다"고 이의를 제기하며 내부 감찰을 요구했다.
그러나 소방본부는 2차례에 걸쳐 '입증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만 회신하며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소방노조도 직장 내 갑질과 감찰 지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올해 1월 말부터 고 본부장과의 면담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거듭 무산됐다.
올 4월28일 오후에야 공식 면담 일정이 잡혔지만 참석 예정이던 고영국 광주소방본부장은 면담 예정 시각 5분 전인 오후 2시55분에야 정책조정관을 통해 불참 사실을 통보했다. 정책조정관은 "자리에 계시지 않는다"고만 했다.
소방본부는 대신 실무책임자 면담을 재차 제안했지만, 노조는 "핵심 결정권자가 배제된 대화"라며 거부해 무산됐다.
노조 측은 고 본부장이 면담을 회피하며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소방본부장의 퇴직 전 공로연수가 7월1일로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었던 만큼, 면피하고자 시간 끌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화중 소방노조 광주위원장은 "수 개월 만에 어렵게 마련한 공식 면담을 5분 전에 일방적으로 깨뜨린 것은 노조와 조합원들을 무시한 처사다. 조직 내 갑질 의혹이라는 엄중한 사안을 대화로 해결하려는 의지조차 없는 지휘부 불통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사건이 최근 공론화되면서 본부장의 공로연수가 반려된 것으로 알고 있다. 본부장은 '면담 노쇼'가 발생한 자세한 경위를 해명하고, 상처 받은 유족과 노조에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광주소방본부 부조리 조직문화 타파와 고(故)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6.06.11. lhh@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11/NISI20260611_0021316724_web.jpg?rnd=20260611153433)
[광주=뉴시스] 이현행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이 광주소방본부 부조리 조직문화 타파와 고(故) 여성 소방공무원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6.06.11. [email protected]
이에 대해 광주소방본부 관계자는 "당시 본부장이 개인 사유로 갑작스럽게 외출을 신청했다"며 "현재 국무조정실 감찰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본부장을 비롯한 지휘부가 공식 입장을 표명하기는 어려운 사정"이라고 말했다.
고 본부장의 공로연수 신청 반려 여부에 대해선 "임기는 당초 올해까지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뉴시스는 고 본부장의 입장을 직접 듣고자 여러 차례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A씨의 남자친구와 유족으로부터 민원을 접수한 소방청이 지난달 29일 감찰에 착수했다. 이후 최근 A씨의 갑질 피해 사실이 공론화되자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무조정실이 직접 고강도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12일부터 갑질 의혹 당사자가 근무 중인 광주 광산소방서에 현장 감찰반을 보내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본격 감찰에 나섰다. 감찰 대상은 음주 강요와 직장 내 괴롭힘 의혹, 유족 측의 감찰 요청 묵살 의혹 등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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