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중-러 정상 합의 ‘두만강 3국 협의’, 북-중 정상은 왜 침묵했나?

등록 2026.06.13 16:24:5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2차 아편전쟁 후 연해주 러 할양 후 中, 동해 진출 막혀

두만강, 中 개방되면 경제 군사적 영향력 증대 북·러 모두 경계

[평양=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북한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의 환송을 받으며 평양 순안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26.06.13.

[평양=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북한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의 환송을 받으며 평양 순안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26.06.13.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두만강 해상 접근권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서의 전혀 언급되지 않아 배경이 주목된다.

동해출해, 2차 아편전쟁 후 출구 막힌 뒤 100년의 숙원

시 주석은 지난달 20일 푸틴 대통령과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양측은 1991년 5월 16일자 ‘중소국경 동부 구간에 관한 중화인민공화국과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합 간 협정’ 제9조에 따라 두만강 해상 접근권 문제에 대해 북한과 3자 협의를 계속할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에도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에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을 만나면 중-러 공동선언에서 나온 두만강 해상 접근권이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른바 중국의 동해출해(東海出海)는 청나라가 2차 아편전쟁에서 패한 뒤 1860년 베이징 조약에 따라 연해주를 러시아에 넘겨주면서 동해 바다로 나가는 길이 막혀 동북 지방이 맹지(盲地)가 된 뒤부터 백년의 숙원이었다.

중국은 러시아 연해주의 자루비노항, 북한 나진항 등을 이용한 이른바 차항출해(借港出海)를 해왔다.

하지만 두만강을 이용해 지린성 훈춘 등에서 선박이 바다로 곧바로 바다로 진출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북-중 회담에서 전혀 언급 없어

시 주석의 김 위원장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과 합의한 ‘두만강 통한 동해 접근권’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1박 2일간의 시 주석 북한 방문을 계기로 나온 양측의 발언이나 신문 기고 등 어디에도 두만강 언급은 없었다.

두만강에서 동해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약 15km 가량은 북한과 러시아가 국경으로 삼고 있어 중국이 공해로 나가는 길을 막고 있다.

중국은 오랫동안 이 수로를 중국 선박 통행에 개방하도록 설득해 왔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언급되지 않은 것은 북한과 러시아가 두만강을 통해 중국이 동해로 접근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두만강, 中 개방되면 경제 군사적 영향력 증대 경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이 수로가 중국에 개방될 경우 중국의 경제 및 군사 통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러시아 태평양 함대가 주둔하고 블라디보스토크 해역에서 영향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동해출해는 2024년 6월 푸틴 대통령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두만강을 가로지르는 자동차용 교량을 건설하기로 합의하면서 복잡해졌다.

이 다리는 기존의 철도 전용의 두만강 철교 ‘우정의 다리’와 함께 중국 선박의 두만강 통행을 가로막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정의 다리’의 상판의 높이는 수면에서 약 7m 높이로 알려져 있다. 표준 컨테이너(20피트) 의 높이는 약 2.59m로 3단 이상으로 적재한 컨테이너선은 다리를 통과할 수 없게 된다.

분석가들은 중국이 공해상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상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고 말했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 사이에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북중러가 동상이몽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중국이 동해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 상선 뿐만 아니라 군함도 다니게 되는데 이것은 러시아에게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석좌연구위원은 북한과 중국이 군사적 협력 관계를 맺고 있지만 합동 군사훈련 같은 긴밀한 군사 교류는 미미했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동해에서의 북중간 군사 협력은 중국에 과도하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북한에게도 부담을 준다고 분석했다.

中 군사력 동해 진출, 러에도 우려

조 교수는 “특히 중국이 동해로 세력을 확장할 경우 한국, 미국, 일본뿐 아니라 러시아에서도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이러한 협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중국이 동해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는 것은 국가적 열망이지만, 중국이 동해를 장악하게 되면 북한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 또한 극동 지역이 중국에 의해 포위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포탄과 병력 등을 보내고 러시아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아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빠르게 개발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려하는 것을 북한이 나서서 두만강을 중국에 열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공동 성명에도 적시된 ‘두만강 동해 접근’이 북중 회담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것을 두고 시 주석의 협상력이 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푸틴은 4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져 북·러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현안을 중국에 양보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