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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노인과 혼인 50억 상속한 간병인…법원 "무효"

등록 2016.11.23 10:48:30수정 2016.12.28 17: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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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기태 기자 = 24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을 방문한 한빛맹학교 학생들이 법정을 관람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presskt@newsis.com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치매에 걸린 노인과 혼인신고를 한 뒤 유산을 처분한 간병인의 법률 행위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민사12부(부장판사 박미리)는 노인의 상속인 중 하나인 김모씨가 간병인 전모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전씨는 혼인의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혼인신고에 의한 참칭상속인(법률상의 재산상속권이 없음에도 사실상 재산상속인의 지위를 지닌 사람)"이라며 "참칭상속인에 의한 소유권 이전등기는 원인 무효의 등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동상속인 중 한 명이자 각 부동산의 27분의 2에 해당하는 지분 소유권이 있는 김씨는 피고들을 대상으로 말소등기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전씨는 2012년 10월 자신이 간병하던 고인과 혼인신고를 하고 그가 지난해 9월 사망하자 그의 부동산을 50억원에 매도해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마쳤다.

 고인은 2012년 3월부터 저혈당·당뇨·고혈압 등으로 입원과 통원 치료를 반복해야 했고 혼자 식사 또는 배변이 어려울 정도로 병세가 좋지 않았다.

 또 입원 당시부터 전씨에게 반복적으로 '엄마'라고 하거나 병원에서 초기 치매 상태로 인지 장애가 있다고 판단 받는 등 의사 표시 능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전씨가 고인의 부동산을 처분하자 김씨는 먼저 혼인신고서가 위조됐다며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고소했다.

 김씨는 고인의 조카로 일부 지분에 대한 공동상속인에 해당한다. 고인은 1996년부터 독신으로 살다가 사망한 사람으로 슬하에 자녀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해 서울가정법원에 전씨와 고인의 혼인무효 확인 소송도 제기했다.

 가정법원은 "당시 고인의 판단 능력이 미약해 혼인 합의를 할 의사 능력의 흠결이 있다"며 "이 혼인신고는 당사자 합의 없이 이뤄졌고 두 사람이 사실혼 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혼인 무효를 확인해줬다.

 재판부는 가정법원의 판단에 기초해 김씨의 주장을 인용했다. 김씨는 고인의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전씨가 부동산을 넘긴 행위 자체가 무효, 소유권을 이전 받은 회사가 제3자에게 해준 채권최고액 6억원의 근정당설정등기도 효력을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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