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재산가치 인정한 대법원…'선긋는' 정부 vs '기대하는' 시장
대법 "비트코인, 재산적 가치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 특정돼…191비트코인 몰수 판결"
정부 "범죄수익에 따른 몰수대상 여부 판단한 것뿐…가상통화 법적 성격 판단 아냐"
일각에선 "판례 근거로 과세 등 논의 탄력…'가상화폐=금융자산' 인식 확산 계기 기대"

【서울=뉴시스】위용성 기자 =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한 대법원의 첫 확정판결이 나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부가 가상화폐를 인정해 제도권으로 들여올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다만 금융당국에선 "정부 입장은 기존과 달라질 게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30일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안모(34)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와 함께 191비트코인 몰수와 6억9580만원의 추징 명령도 확정했다.
재판부는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는 무형재산도 몰수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 특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언급한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는 은닉재산을 현금, 예금, 주식, 그 밖에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재산으로 본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가상화폐의 법적 지위를 공식적으로 인정해준 게 아니냔 목소리다. 그러나 정작 정부는 확대해석 말라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가상통화가 범죄수익에 따른 몰수의 대상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대한 판단을 내린 것에 불과하다"며 "가상통화 자체의 일반적인 법적 성격을 판단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1심에선 검찰이 비트코인을 형법상 몰수 대상이 되는 '물건'으로 적용했지만 당시 재판부는 비트코인을 물건이 아니라고 봤다. 그 다음 2심에선 검찰이 형법이 아닌 '범죄수익은닉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들고 나왔다. 이 법에 따른 몰수 대상은 '범죄수익'과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이다. 2심 재판부는 비트코인을 범죄수익에서 유래한 재산으로는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대법원 역시 2심과 같이 판단했다.
다시 말해 이번 판례는 재판부가 개별 사건에 대한 처리여부를 결정했을 뿐이고 가상화폐에 대한 법적 성격과는 관계가 없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의 기존 입장도 전혀 흔들림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가상통화를 '거래상대방으로 하여금 교환의 매개 또는 가치의 저장 수단으로 인식되도록 하는 것으로서 전자적 방법으로 이전 가능한 증표 또는 그 증표에 관한 정보'로 정의한다. 재산으로 볼 것인가 여부에 대해선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단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선 일단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특히 국내에서 나온 첫 확정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견해다.
한 가상화폐 거래사이트 관계자는 "이미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거래하는 비트코인을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거래를 해왔던 것 아니냐"며 "이같은 판례가 많아져서 일반 통념상으로도 암호화폐를 금융자산이라고 보는 인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비트코인을 자산이 아닌 '단순한 가상징표'와 같은 식으로 낮춰부르는 시각들을 불식시키는 데에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대법원 판례를 활용해 향후 관련 입법이나 과세, 관련 규제 등을 도입하는 데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국블록체인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인호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비트코인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하는 첫 확정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그것을 근거로 과세를 한다거나 정부가 개입해야 할 여지가 생긴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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