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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개혁'에 행안부 이관론 고개…전문가들 "신중해야"

등록 2026.06.16 06:13:00수정 2026.06.16 07: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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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투·개표 행안부 이관 검토…국힘은 산하로

전문가들 '신중'…"부정선거 의혹 속 논란 더 초래"

정치적 중립성 우려…선관위 독립기관 배경 주목

일본 등은 행정부가 선거관리…한국은 신뢰 낮아

의혹해소·국민신뢰 회복 우선…선관위 해체 경계

선거업무 선관위 맡되 개혁…공무원 교육·보상도

[과천=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 12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6.3지방선거 홍보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2026.06.12. kgb@newsis.com

[과천=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 12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6.3지방선거 홍보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2026.06.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지은 성소의 기자 =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개혁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서 선관위를 행정안전부 산하에 두거나 투·개표 업무를 행안부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중립성 논란 우려 등으로 이러한 주장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사태를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선거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는 현재 선관위 개혁안 중 하나로 투·개표 업무를 행안부나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상 선거 관리 업무는 선관위 소관이지만, 행안부가 선거 업무와 관련해 행정적 지원을 맡고 있고 지자체 공무원들도 투·개표 사무에 투입되고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선거관리위원회법은 선관위가 선거 사무 수행에 인력 등이 필요한 경우 정부나 지자체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선관위를 해체하거나 비상설화하는 방안과 함께 행안부 산하로 옮겨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투·개표 업무를 행안부로 이관하는 방안 등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자칫 더 큰 반발과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는 부실선거 논란뿐 아니라 부정선거 의혹까지 이어지면서 국민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행안부로 업무를 옮긴다고 하면 반발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지금도 곳곳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데, 행정부인 행안부가 직접 선거를 관리하게 되면 그런 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중립성이나 독립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행정부로 이관하게 되면 결국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선거를 관리하는 구조가 된다"며 "이렇게 되면 정치적 중립성이나 외압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선관위를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두게 된 역사적 배경을 살펴볼 필요도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 3·15 부정선거에 대한 반성으로 선관위는 1963년 내무부 소속에서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헌법기관으로 출범하게 됐다.

물론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행정부가 선거를 관리하는 나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은 한국의 행안부에 해당하는 총무성이, 독일은 행정부 소속인 통계청장이 사실상 선거를 관리한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이들 나라에 비해 제도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상당히 낮다는 점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맥락은 생각하지 않고, 현재 드러난 문제로 제도만 바꾸려 하는 접근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간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개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6.10.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간 지난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개표소 앞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6.10. [email protected]

이에 전문가들은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행안부 이관 여부가 아닌 그동안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을 해소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이현출 교수는 "지금처럼 의혹이 계속 제기되는 상황에서는 이를 불식시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며 "신뢰를 회복하려면 국민이 직접 감시하는 장치를 확대해야 한다. 그런 것이 선행된 뒤 이관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선관위 해체론'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재묵 교수는 "단순히 선관위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크다고 해서 업무를 행정부로 옮기거나 해체하는 식의 접근은 위험하다"며 "중요한 것은 구조적인 원인을 진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립성과 독립성이 요구되는 선거 관리 업무는 선관위가 계속 맡되, 인력난을 겪는 선관위 구조를 개혁해 나머지 선거 업무를 위임받는 투표사무 공무원들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번 지방선거 당시 전국 투표소는 1만4000곳이 넘었지만, 선관위 직원은 3000명에 불과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의 경우도 투표소는 140곳 가까이 됐지만, 선관위 직원은 10여명 수준에 그쳤다.

이재묵 교수는 "구조적으로 모든 현장을 선관위 직원이 직접 관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에 단순히 선거 때마다 임의로 동원되는 것이 아니라 선거 사무를 하는 공무원으로 임명하는 등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도 "선거 업무를 맡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최소 2주간의 집중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고, 수당 등 보상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결국 행안부 이관보다 이러한 보완 방안이 현실적인 개혁 방향이라고 본다"고 했다.

다만 지자체 공무원들은 반발하고 있어 사회적 합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은 "공무원들은 이미 각종 업무와 선거 지원까지 감당하며 한계 상황에 이르고 있다"며 "선관위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하지 않고 지방에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규탄했다.

한편 민주당 TF는 이날 2차 회의를 열어 개혁안 얼개를 논의하고, 이튿날인 17일에는 토론회를 진행해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당은 선관위 개혁과 관련해 선관위법 등 모든 법을 비롯해 개헌까지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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