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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제보방 관리자 '탈퇴'…직원연대 내분 조짐

등록 2018.06.08 14: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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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노조에 사과·연대 제안한데 반발해 '관리자' 채팅방 탈퇴

"외부세력 개입·분열 일어나는 거 아니냐"…직원들 우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조양호 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STOP 4차 촛불집회'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이 갑질 규탄 퇴진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05.25.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조양호 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STOP 4차 촛불집회'에서 대한항공 직원들이 갑질 규탄 퇴진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주홍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퇴진을 외치면서 '대한항공 직원연대'를 이끌었던 이른바 '관리자'가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을 나가는 등 내분이 일어났다.

8일 대한항공 직원연대에 따르면 카카오톡에 갑질·불법비리 제보방과 촛불집회방을 운영해온 관리자가 8일 자정을 기점으로 단체채팅방을 모두 탈퇴했다. 관리자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 사태 이후 카카오톡에 '대한항공 갑질 부법 비리 제보방'이라는 이름의 채팅방을 개설해 직원들의 연대를 주도해온 인물이다.

직원들의 순수성을 강조하며 자발적으로 집회를 개최하고 사측에 저항의 목소리를 냈던 관리자는 지난달 25일 조직적인 행동을 위해 '대한항공 직원연대'도 만들었다.

직원연대 공동대표를 맡은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직원연대 내에서 같이 활동하던 관리자님이 활동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며 "직원연대 구성원들이 간곡히 만류했으나 관리자님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관리자가 활동을 중단한 건 직원연대 내부의 이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7일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에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한 뒤 연대를 제안한 것에 대해 관리자는 반대 입장을 밝혀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7일 박 전 사무장은 직원연대 공동대표의 이름으로 "직원연대 출범 초창기에 조종사노조를 폄훼했던 사실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한다"며 조종사노조에 사과한 뒤 연대를 제안했다.

관리자는 단체채팅방을 개설한 이후 채팅방 내에 정치성이 드러나거나 노조 관련 의견은 일절 올라오지 못하도록 해왔다. 지난달 4일 처음으로 개최된 촛불집회도 외부 세력의 개입이나 정치색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해왔다.

관리자와 함께 직원연대를 이끌어온 한 직원은 채팅방에 글을 올려 "온건과 급진의 의견 충돌 정도가 있었다고 이해해달라"며 "관리자는 온건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원연대가 외부세력과 동참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박 전 사무장이 조종사노조에 공식 연대를 제안하면서 당초 직원들의 힘으로 운영됐던 직원연대의 순수성이 훼손됐다고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사무장은 성명을 통해 "사과 섬영을 내는 건 회의를 통해 같이 결정한 사항이지만 그 내용을 정할 때 관리자님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고 사전에 관리자님과 공유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동대표의 이름으로 공개가 됐다"고 설명했다.

단체 채팅방의 직원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며 관리자가 돌아오길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있다. 내부 분열만은 막아야 한다며 조금 더 힘을 합치자는 의견도 올라오고 있다.

한 직원은 "관리자님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본인 시간 쪼개 여기까지 끌어왔는데 마음고생이 오죽했을까"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직원은 "흩어지면 절대 안 된다"며 "서로 비난하고 분열하면 앞서서 나가는 사람들이 힘을 받지 못한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직원들의 자발성을 동력으로 집회를 개최하며 총수 회장 일가를 향해 반기를 들었던 직원연대가 내분으로 힘을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직원연대의 순수성이 무너졌다며 더 이상 동참하지 않겠다는 이들도 다수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나 외부세력의 개입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한 직원은 채팅방에 "결국 내부 분열로 무너지나"라며 "99% 이상 관리자님 개인기로 여기까지 버텼다. 외부 단체 개입은 피할 수 없는 수순 같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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