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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비축유 방출 반대'서 2시간 만에 급반전…IEA 4억 배럴 푼다

등록 2026.03.12 10:51:36수정 2026.03.12 11: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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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엔 "시기상조", 오후엔 "강력 추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시장 개입 전격 지시

미국 1억 배럴 이상 담당… 전략비축유 2008년 이후 최저 수준 전망

[워싱턴=AP/뉴시스] 1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주요 7개국(G7) 장관들에게 "석유 시장 개입은 시기상조"라는 백악관의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3.12.

[워싱턴=AP/뉴시스] 1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주요 7개국(G7) 장관들에게 "석유 시장 개입은 시기상조"라는 백악관의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3.12.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유 시장 개입에 부정적이었던 기존 입장을 불과 몇 시간 만에 뒤집고 동맹국들을 설득해 역대 최대 규모의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끌어냈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커지자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주요 7개국(G7) 장관들에게 "석유 시장 개입은 시기상조"라는 백악관의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이번 주 초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던 유가가 90달러 아래로 급락하며 안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과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미국의 입장은 180도 바뀌었다. 미 당국자들이 동맹국에 대규모 비축유 방출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같은 급반전은 보좌진의 설득을 받아들인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판단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요구에 국제에너지기구(IEA) 32개 회원국은 기관 역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비상 비축유 방출에 합의했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방출량(1억8200만 배럴)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이번 방출에서 가장 큰 비중은 미국이 담당할 전망이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체 4억 배럴 중 1억72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했다. 이 물량이 모두 방출되면 미국 비축유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 수 있으며, 이는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는 취임 당시 비축유를 "가득 채우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과도 배치되는 조치다.

그러나 4억 배럴 방출이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안정시키기에 충분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4억 배럴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물량 약 20일치에 해당한다. 방출 계획의 세부 내용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실제 가격 영향은 방출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는 IEA 발표 직후 소폭 하락했다가 곧바로 다시 상승했다. 이날 오후 9시 5분(한국 시간 12일 오전 10시 5분)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98.64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93.01달러로, 각각 전일 대비 5.8%, 6.6% 상승 거래 중이다.

런던의 캐피털 이코노믹스 경제학자 하마드 후세인은 "IEA 회원국들이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비상 물량 속도로는 중동에서 발생하는 공급 감소를 동시에 메우기 어렵다"며 "교전이 끝난다고 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이란 전쟁 수행 과정에서 나타난 트럼프 행정부의 '의사결정 변동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워싱턴 연구기관 엠플로이 아메리카의 정책 책임자 아르나브 다타는 "가장 놀라운 점은 에너지 시장 파장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라며 "준비된 것은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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