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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열렸다…주총장까지 번진 노사 갈등 [주총 권력재편①]

등록 2026.03.23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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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장으로 번진 노사 갈등

원청까지 사용자 범위 확대

노동 이슈, 투자 판단 변수로

손배 제한에 재무 불확실성

근로자이사제 도입 논란 확산

[거제=뉴시스] 신정철 기자=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는 오는 3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단체교섭과 모든 노동자 동일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지난 25일 오후 5시부터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선각삼거리 인근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했다.(사진=독자제공).2026.02.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거제=뉴시스] 신정철 기자=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는 오는 3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단체교섭과 모든 노동자 동일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지난 25일 오후 5시부터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선각삼거리 인근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돌입했다.(사진=독자제공).2026.02.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박정영 기자 = "예전에도 하청 노동자들이 소액주주 자격으로 주총장에 와서 시위를 하거나, 자신들 요구를 내세우는 일이 왕왕 있었는데 앞으로 더 늘어날까 걱정됩니다."

최근 정기 주주총회를 끝낸 한 기업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주총 풍경도 크게 달라질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23일 경영계에 따르면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 시행이 본격화하면서 기존 노사 협상 테이블에 머물던 갈등이 주주들의 의사결정 공간인 주총장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기존 교섭 테이블에 머물던 분쟁이 주총장으로 이동하면서 주주 의사결정 과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올해 주총 시즌에는 하청업체 노조가 원청 주총장 앞에서 시위를 하거나, 일부 노조원들이 소액주주 자격으로 주총장에 입장해 경영진에게 직접 교섭을 요구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노조는 "원청이 실질적 결정권을 쥐고 있다"고 주장하고 경영진은 "법적 권한 밖의 사안"이라고 맞서며 주총장 안팎에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모호한 노란봉투법 규정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구조에서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해 교섭 대상을 확대하고 경영상 결정도 노동쟁의 범위에 포함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실질적·구체적 지배' 기준이 모호해 분쟁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복잡한 교섭 구조는 기업의 업무 부담을 키우고 법적 불확실성을 확대한다.

기업들은 주총에서 재무제표뿐 아니라 노동 관련 사법 리스크와 공급망 관리 책임까지 주주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하청 문제는 단순한 노사 이슈를 넘어 공급망 관리 책임과 기업 평판에 직결되는 리스크로 부상했다.

특히 손해배상 청구 제한으로 파업 장기화 시 기업 손실을 회수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은 재무적 리스크로 지목된다.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시행 첫날 전국금속노동조합과 포스코 하청 노조들은 포스코에게 교섭을 요구했다.(사진=금속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시행 첫날 전국금속노동조합과 포스코 하청 노조들은 포스코에게 교섭을 요구했다.(사진=금속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업들 지배구조 개편 등 대응

기업들은 노란봉투법 대응을 위해 정관 개정과 지배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화·인공지능(AI) 도입과 핵심 기능 내재화를 사업 목적에 명시해 노무 리스크를 줄이고 경영 판단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이사회 내 노사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리스크 관리 위원회를 신설하고 노무·법률 전문가 사외이사 선임 근거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이사 책임 한도 설정과 임원 배상 책임 보험 근거를 마련해 경영진 보호 장치를 구축하는 한편 전자투표와 ESG 공시를 확대해 주주 소통과 투명성도 높이는 추세다.

또한 노동계가 근로자이사제(노동이사제) 도입 등 경영 참여 확대를 위한 주주 제안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예상되는 부작용이 커 실제 적용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란봉투법으로 이미 경영 관련 사안까지 교섭 대상이 확대된 상황에서 노동이사가 이사회에 참여하면 경영권과 주주 책임 간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는 주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리인데 근로자 이해와 상충될 경우 의사결정 기준이 모호해진다"며 "노사 협의회 등 현장 기반 참여부터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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