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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는 檢, 법왜곡죄·재판소원 도입…사법체계 대격변[윤석열 파면 1년]

등록 2026.04.04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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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 대통령 배출한 검찰, 폐지…10월 공소청 전환

檢, 체념한 분위기…대량 사직 속 형소법 개정 진행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가 쟁점…지선 이후 본격 논의

사법개혁 3법 통과…재판소원에 헌재 위상은 상승

대법원장, 법 왜곡죄 시행 첫 날 피고발…수사 진행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파면 대통령을 배출한 검찰은 오는 10월 2일 78년만에 간판을 내린다. 검사는 부패 범죄 등에 대한 직접 수사권도 잃게 됐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을 배촐하며 한때 권력 핵심에 섰다는 평가를 받던 과거와 비춰 대조되는 모습이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2026.04.04.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파면 대통령을 배출한 검찰은 오는 10월 2일 78년만에 간판을 내린다. 검사는 부패 범죄 등에 대한 직접 수사권도 잃게 됐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을 배촐하며 한때 권력 핵심에 섰다는 평가를 받던 과거와 비춰 대조되는 모습이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2026.04.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은 형사사법체계의 대격변으로 이어졌다. 파면 대통령을 배출한 검찰, 12·3 비상계엄에 대한 형사 재판을 진행하면서 각종 공세를 받은 법원은 집권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개혁'의 도마 위에 올랐다.

반면 헌법재판소는 법원의 확정 판결을 취소할 수 있는 재판소원 제도의 도입으로 위상이 상승하게 됐다.

윤 전 대통령 파면 1주년인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청은 오는 10월 2일 78년만에 간판을 내린다. 검사는 부패 범죄 등에 대한 직접 수사권도 잃게 됐다.

검찰이 사라진 자리는 기소 및 공소유지 전문 기관인 공소청이 들어선다. 검찰 권한 축소는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과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을 거치며 민주·진보 정권 집권 이래 오랜 흐름이었는데,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정권 교체가 속도를 붙였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을 배출하며 한때 권력 핵심에 섰다는 평가를 받던 과거와 비춰 대조되는 모습이다.

조직 내부에서도 체념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평검사 66명을 포함해 검사 175명이 퇴직해 역대 가장 많은 검사들이 옷을 벗었다. 여기에 공소 유지 중인 3대 특검과 상설특검, 수사를 진행 중인 2차 종합특검으로 파견된 검사들이 늘어나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파산지청'이라는 자조적인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오는 10월 공소청·중수청법 시행과 함께 검찰청은 1948년 출범 이후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26.04.0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오는 10월 공소청·중수청법 시행과 함께 검찰청은 1948년 출범 이후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사진은 왼쪽부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서울고등검찰청,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26.04.04. [email protected]

정부조직법 개정과 공소청법 제정 등 검찰개혁의 조직 관련 입법은 마무리됐으나, 본격적인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남아 있다. 특히 직접 보완수사권의 허용 여부를 놓고 진통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오는 6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보완수사권 존치 문제를 비롯한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보완수사권의 완전 폐지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맞는다는 입장이 여권에서 나온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사의 권한 범위가 축소되면서 1차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수사를 통제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 많다.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사건 처리가 적체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적법한 공소제기 및 유지를 위해서는 검사에게 최소한의 사실 확인을 할 권한을 남겨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공소시효 임박 ▲사이버범죄나 기술유출 사건에서 디지털 증거가 불가역적으로 휘발될 우려가 현저한 경우 ▲수사기관의 반복적 불이행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기술·경제 범죄 법리 재구성 ▲중대한 인권침해 및 위법수사 정황 포착 등 예외적인 '사법적 비상 상황'으로 범위를 제한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하고 있다. 2026.04.0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하고 있다.  2026.04.04. [email protected]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을 맡았던 법원도 1년 동안 적지 않은 변화를 겪은 모습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당시 부장판사 지귀연)가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결정하고, 탄핵 후 조기 대선을 앞두고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한 데 따라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회는 지난 2월 26~28일 ▲법 왜곡죄 신설 ▲재판소원 허용 ▲대법관 증원을 골자로 하는 '사법개혁 3법'을 의결했다. 지난달 12일 3개 법은 모두 공포됐다. 법을 왜곡해 적용했다는 명목으로 판·검사를 처벌할 근거가 효력을 갖게 됐고, 확정된 법원 판결이 기본권을 명백히 침해했다면 취소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의 '최고법원' 지위도 예전 같지 않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988년 출범 후 숙원이었던 재판소원을 시행하게 된 헌재도 시험대에 올랐다. 재판 지연과 법적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헌재는 사전심사를 통해 매일 평균 15건 정도 접수되는 사건들을 걸러내면서 기준을 잡아가고 있다.

시행 한 달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아직 본안 심리를 받는 '1호 심판회부' 재판소원 사건은 나오지 않았다. 과거 헌재가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취소했던 '한정위헌' 사례에 준하는 사건이 접수되기 전에는 심판회부 사건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3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26.04.04.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3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26.04.04. [email protected]

헌재는 1997년 12월과 2022년 6월 및 7월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취소했다. 법원이 법 조항을 해석·적용하는 방식에 대한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을 대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자 헌재가 재판을 취소한 것이다. 당시 대법원은 법률을 해석할 권한이 법원에 있다는 이유로 헌재 결정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법 왜곡죄의 경우 수사를 받게 될 것을 우려한 판·검사가 적극적인 법 적용을 꺼리게 되는 '보신주의'나 '눈치보기' 현상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판·검사에 대한 고발이 남발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법 왜곡죄가 시행된 첫날인 12일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에 조희대 대법원장을 상대로 법 왜곡죄를 적용해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이 접수됐다. 경찰의 사건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이, 공수처는 수사1부가 맡아서 살펴보고 있다.

조 대법원장이 지난해 5월 이 대통령 사건을 심리하며 7만여 쪽에 달하는 재판 기록을 충실히 검토하지 않는 등 형사소송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것이 고발인의 주장이다.

남은 사법 3법인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의 수를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2028년 3월 4명, 2029년 3월 4명, 2030년 3월 4명의 대법관이 늘어나게 된다.

찬성하는 쪽에선 대법관 증원에 반대하면서 업무 과중을 이유로 충실한 심리를 하지 못한다는 논리는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대법관이 늘어나고 여러 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판결을 내리다 보면, 판례 간 모순이나 저촉이 생겨 국민들의 사법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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