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연상호·정주리…한국영화 칸에서 다시 약동한다
79회 칸영화제 12~23일 프랑스 칸서 열려
나홍진 '호프' 경쟁부문에…한국영화 유일
나홍진 장편 4편 모두 칸서 상영 진기록도
연상호 '군체', 정주리 '도라' 칸에서 상영
박찬욱 감독 심사위원장 한국영화인 최초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세계 최고 영화 축제가 12일부터 다시 한 번 칸에서 열린다. 2022년 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간 경쟁부문에 진출하지 못한 한국영화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로 다시 한 번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박찬욱 감독이다. 이와 함께 올해 칸엔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잇스크리닝에 초청된 연상호 감독의 '군체', 감독주간에 가게 된 정주리 감독의 '도라'도 있어 한국영화 3편을 볼 수 있다. 지난해 한국영화는 칸 공식 초청작 명단에 단 1편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었다.
◇나홍진 '호프' 경쟁부문에…황금종려상 도전
79회 칸영화제는 12~23일 12일 간 열린다. 경쟁부문 진출작 21편 중 한국영화는 '호프' 1편이다. 한국영화는 '헤어질 결심'이 75회 행사에서 감독상을 받은 이후 경쟁부문에 단 1편도 초청 받지 못하며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 지난해엔 경쟁과 비경쟁 어느 곳에도 한국영화가 없었다.
나 감독은 2008년 데뷔작 '추격자'를 시작으로 '호프'까지 연출작 4편이 모두 칸에서 상영되는 진기록을 쓰게 됐다. '추격자'는 미드나잇스크리닝에, 2010년 '황해'는 주목할 만한 시선에, '곡성'은 비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감독이 만든 한국영화가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린 건 2000년 임권택 감독 '춘향뎐'을 시작으로 20번째다.
만약 '호프'가 수상하게 되면 한국 영화·영화인이 칸에서 받는 9번째 상이 된다. 2002년 임권택 감독 '취화선'이 감독상, 2004년 박찬욱 감독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 2007년 이창동 감독 '밀양'의 배우 전도연이 여우주연상, 2009년 박 감독의 '박쥐'가 심사위원상, 2010년 이 감독 '시'가 각본상,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 2022년 박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각본상, 같은 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브로커'의 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받았었다.

◇러닝타임 160분 '호프'는 어떤 이야기…?
한국영화 역대 최대 규모 제작비인 약 800억원이 투입된 거로 알려진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있는 호포항의 출장소장이 동년 청년들에게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상태에서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맞닥뜨리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SF물이다. 배우 황정민·조인성·정호연 등이 주연을 맡았고, 이와 함께 마이클 패스벤더, 일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캐머런 브리튼 등 외국배우도 출연했다.
배우 황정민이 주연한 영화가 칸 경쟁부문에 간 건 이번에 처음이다. '달콤한 인생' '곡성' '공작' '베테랑2' 등 황정민 출연작 4편이 칸에 진출한 적이 있는데, 모두 미드나잇스크리닝이었다. 조인성과 정호연은 모두 칸에 처음 가게 됐다.
칸이 '호프'에 관해 공개한 정보를 보면 러닝타임은 160분으로 나 감독 영화 중 가장 길다. 칸은 이 작품을 "무지가 재앙의 씨앗이 되고, 인간 사이 갈등을 거쳐 우주적 규모의 비극으로 치닫는다"고 설명했고, 티에리 프레모 집행위원장은 "장르가 끊임없이 변화하며, 지금까지 한 번도 다뤄진 적 없는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낸다"고 말했다.
'호프'는 오는 17일 오후 9시30분 뤼미에르대극장에서 최초 공개된다. 나 감독과 주연배우인 황정민·조인성·정호연 그리고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은 공식 상영 전 뤼미에르대극장 앞에서 진행되는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다. 이들은 다음 날엔 공식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 자리에도 나 감독과 출연 배우가 함께한다. 국내 개봉일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으며 올해 여름으로 일정이 잡혀 있다.

◇한국영화 장르물도 있고 작가주의도 있다
배우 전지현이 주연한고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좀비영화 '군체'는 미드나잇스크리닝에 진출했다. 연 감독 영화가 칸에서 상영되는 건 2012년과 2016년, 2020년에 이어 4번째다. 2012년 애니메이션 영화 '돼지의 왕'이 감독주간에, 2016년 '부산행'이 미드나잇스크리닝에 진출했고, 2020년 '반도'는 공식 상영작에 선정됐다.
'군체'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감염 사태로 건물 안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좀비물이다. 전지현은 2015년 '암살' 이후 11년만에 영화로 돌아온다. 이와 함께 구교환·지창욱·신현빈·김신록·고수 등이 출연했다. 칸에서 오는 15일 상영할 예정이며, 국내엔 오는 21일 개봉한다.

정주리 감독의 '도라'는 감독주간으로 간다. 정 감독 영화가 칸에 초청된 건 2014년과 2022년에 이어 3번째다. 2014년 '도희야'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2022년 '다음 소희'가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됐었다.
'도라'는 바닷마을을 배경으로 아픔을 가진 소녀와 여성이 만나 서로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일본 여성 배우 중 가장 빼어난 연기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안도 사쿠라가 이 작품을 통해 처음 한국영화에 출연했고,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배우 김도연이 함꼐했다. 칸에선 오는 17일 공개된다.
◇심사위원장 박찬욱, 한국영화인 최초
올해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박찬욱 감독이다. 한국영화인이 칸영화제 심사위원을 한 적은 있었지만 심사위원장을 맡은 건 최초다.
앞서 1994년 신상옥 감독, 2009년 이창동 감독, 2014년 배우 전도연, 2017년 박찬욱 감독, 2021년 배우 송강호, 2025년 홍상수 감독이 심사위원을 한 적이 있다.
박 감독은 미국 배우 데미 무어와 이삭 드 방콜레, 스웨덴 배우 스텔런 스카스가드, 아일랜드 배우 루스 네가, 중국 감독 클로이 자오, 벨기에 감독 라우라 완델, 칠레 감독 디에고 세스페데스, 스코틀랜드 각본가 폴 래버티 등과 함께 경쟁부문 진출작을 심사하게 된다.

◇거장, 거장 또 거장…영화계 별 총집결
꼭 한국영화가 아니더라도 올해 칸은 시네필을 설레게 할 영화·영화인으로 가득하다. 황금종려상 수상자만 2명에, 칸 수상 경력이 있는 감독만 10명이 넘는다. 베를린과 베네치아에서 최고상을 받은 연출가는 3명,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수상자만 5명이다. 1949년생 노장 감독이 있고, 손자뻘인 1991년생 신성도 있다.
2018년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상자 속의 양'을, 2007년 '4개월, 3주…그리고 2일'로 황금종려상을 차지한 루마니아 크리스티안 문쥬 감독은 '피오르드'를 가지고 칸을 찾는다.
오스카 외국어영화상만 2차례에 베를린 황금곰상을 받은 이란 거장 아시가르 파르하디는 '페러렐 테일'을, 오스카 외국어영화상과 베네치아 황금사자상을 받은 적 있는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Amarga Navidad(쓰디쓴 크리스마스)'를 가지고 왔다. 알모도바르 감독은 1949년생으로 올해 칸 경쟁부문 진출 감독 중 최고령이다. 역시 오스카 수상 경력이 있는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다'를, 또 한 명의 오스카 수상자인 파베우 파블리코프스키 감독은 '파더랜드'를 선보인다. 라슬로 네메스 감독은 '물랑'을 내놓는다. 네메스 감독 역시 오스카 수상자다.
1991년생으로 2022년에 이미 칸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신성 뤼카 돈트 감독은 '카워드'를 선보인다. 앞서 칸 경쟁부문에 6차례 진출한 제임스 그레이 감독은 '페이퍼 타이거'로 7번째 도전에 나선다. 하마구치 류스케, 미야케 쇼 등과 함께 일본영화 뉴제너레이션으로 불리는 후카다 코지 감독의 '나기 노트', 2023년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 시나리오를 쓴 아르튀르 아라리 감독의 '언노운'도 기대작이다.
개막작은 피에르 살바도리 감독의 'The Electric Kiss'다. 공로상 격인 명예황금종려상 수상자는 피터 잭슨 감독과 가수 겸 배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다. 잭슨 감독은 개막식에서, 스트라이샌드는 폐막식에서 상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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