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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국가 폴란드, 동성커플 '법적 부부' 첫 인정

등록 2026.05.15 09: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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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AP/뉴시스] 지난 2018년 6월 9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행진하고 있다. 2026.05.15.

[바르샤바=AP/뉴시스] 지난 2018년 6월 9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행진하고 있다. 2026.05.15.


[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가톨릭 국가로 성소수자 문제에 보수적인 폴란드에서 해외에서 결혼한 동성 커플이 법적 부부로 처음 인정받았다. 폴란드법에는 아직 동성 결혼 관련 규정이 없지만, 다른 유럽연합(EU) 국가에서 맺은 결혼이라면 국가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법원 판결에 따른 것이다.

14일(현지시각) AP 통신 등에 따르면 라파우 트샤스코프스키 바르샤바 시장은 이날 오전 법원 판결에 따라 동성 커플의 혼인증명서 등본을 처음으로 발급했다. 이어 "앞으로는 별도의 법원 판결 없이도 시 차원에서 해외에서 등록된 동성 결혼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유럽연합 최고법원의 결정에 근거하고 있다. 앞서 유럽사법재판소는 지난해 11월, 폴란드법이 동성 결혼을 허용하지 않더라도 다른 EU 회원국에서 적법하게 성립된 결혼은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어 지난 3월 폴란드 최고행정법원 역시 독일에서 결혼한 두 명의 폴란드 남성에 대해 당국이 혼인 관계를 인정해 줘야 한다며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 역시 이번 변화에 힘을 실었다. 투스크 총리는 지난 12일 "우리 정부는 법원 판결을 가능한 한 빨리 이행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그동안 차별받아온 성소수자 커플들을 향해 "수년 동안 거부감을 느꼈던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공직자들에게도 "개인적인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 각 개인의 존엄성은 반드시 존중해야 한다"며 "그들도 우리 곁에 사는 이웃이며 다른 이들과 똑같이 존중받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이번 판결과 행정 조치가 폴란드 내 동성 결혼의 전면적인 합법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폴란드 헌법은 여전히 결혼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투스크 정부가 추진 중인 '동성 간 시민 결합(법적 보호 제도)' 역시 보수 진영과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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