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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살 리니지·23살 메이플…아직 청춘인 '올드 IP' 1조 시대[K-게임, 세계로②]

등록 2026.05.16 08:00:00수정 2026.05.16 08: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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펍지·메이플·던파·리니지·아이온이 1분기 매출 받쳤다

라이브 운영이 만든 안정적 수익 구조…신작 개발 원동력으로

'아크 레이더스'·'붉은사막' 흥행도 레거시 IP 자산 위에서 나왔다

[서울=뉴시스] 엔씨소프트 '리니지 클래식'이 한국·대만에서 프리 오픈 서비스를 7일 시작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엔씨소프트 '리니지 클래식'이 한국·대만에서 프리 오픈 서비스를 7일 시작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10년 넘은 장수 게임들이 한국 게임(K-게임)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1998년 출시된 '리니지', 2003년 출시된 '메이플스토리', 2005년 출시된 '던전앤파이터', 2014년 출시된 '검은사막' 등 이름만 대면 아는 명작들이 올해 1분기 회사의 실적을 이끌었다. 이들은 단순히 돈만 버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고 해외로 뻗어 나가는 든든한 기초가 되고 있다.

형님들이 쓴 신기록…레거시 IP가 만든 1분기 실적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는 올해 1분기 관련 매출이 1조 원을 돌파했다. 한국 게임 하나가 한 분기에 1조원 넘게 벌어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시 8년이 지났지만 인기는 오히려 더 뜨거워지고 있다.

 
기자와 함께 방문한 메이플스토리 유저의 캐릭터가 ‘인터렉티브 체험존’에 송출되고 있다. (사진=이주창 인턴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기자와 함께 방문한 메이플스토리 유저의 캐릭터가 ‘인터렉티브 체험존’에 송출되고 있다. (사진=이주창 인턴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는 해외 매출이 작년보다 42%나 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23년 된 게임이 모바일과 PC·콘솔을 넘나들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 회사의 '던전앤파이터'도 춘절 업데이트 효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갔다.

엔씨는 '리니지 클래식'과 '아이온2'를 앞세워 PC 매출 역대 최대 성적표를 받았다. 각각 28년 전, 18년 전에 만들어진 IP가 2026년 PC 매출을 분기 사상 최대로 만든 셈이다. 두 게임의 흥행 덕에 엔씨의 1분기 매출은 5574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출시는 끝이 아닌 시작"…쉼 없는 관리가 비결

장수 게임이 오래가는 비결은 '라이브 운영'에 있다. 한 번 출시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즐길 거리를 추가한다.

[서울=뉴시스] 크래프톤은 '펍지(PUBG): 배틀그라운드'가 오는 24일 아케이드에 판타지 배틀로얄을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 (사진=크래프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크래프톤은 '펍지(PUBG): 배틀그라운드'가 오는 24일 아케이드에 판타지 배틀로얄을 선보인다고 23일 밝혔다. (사진=크래프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의 콘텐츠 다양화와 라이브 서비스 운영을 매출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4월 출시한 제노포인트 모드에 이어 5월에는 페이데이 IP 기반 모드 등 추가 모드와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8년차 IP를 끊임없이 새 콘텐츠로 갱신하는 라이브 운영 역량이 분기 매출 1조원의 비결이다.

넥슨은 1분기 'FC' 프랜차이즈가 신규 클래스 출시와 설 연휴 이벤트 효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중국 PC '던전앤파이터'도 춘절 업데이트 효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엔씨도 '리니지' IP를 모바일·PC로 동시 운영하는 라이브 노하우를 1분기 결과로 입증했다. 출시 5분기 만에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장수 IP가 번 돈으로 '대작 동생' 키운다

장수 게임들의 진짜 역할은 따로 있다. 바로 신작 개발을 위한 자금줄 역할이다. 최근 흥행한 신작들 모두 형님 게임들이 벌어온 돈으로 만들어졌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이미지(사진=펄어비스) *재판매 및 DB 금지

펄어비스 검은사막 이미지(사진=펄어비스) *재판매 및 DB 금지


넥슨의 신작 '아크 레이더스'는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1분기에만 460만장이 추가로 팔리며 누적 1600만장을 돌파했다. 영국 BAFTA 게임 어워드 멀티플레이어 부문 수상을 포함해 글로벌 시상식 5관왕을 차지했다. 메이플·던파 등 기존 IP의 안정적 수익이 만들어준 개발 여력 위에서 만들어진 신작이라는 점이 성공의 배경으로 꼽힌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은 신규 IP이지만 사실상 '검은사막'(2014년) 시대의 자산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7년의 개발 기간 동안 '검은사막' IP가 만들어준 수익이 개발 자금을 받쳐줬다. 자체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과 콘솔 개발 노하우도 검은사막을 운영하며 쌓인 자산이다.

조미영 펄어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블랙스페이스 엔진이 안정화 단계에 도달한 만큼, 도깨비부터는 게임 개발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진짜 경쟁력은 하나의 게임을 얼마나 깊고 오래 키우느냐에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잘 키운 게임 하나가 안정적인 수입을 만들고, 그 수입이 다시 신작 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한국 게임 산업의 진짜 자산이라는 뜻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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