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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소리, 마지막일 수 있다"…이란, 정치범 32명 새벽 교수형

등록 2026.05.18 10:31:39수정 2026.05.18 11: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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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미·이스라엘 공격 이후 정치범 최소 32명 처형 확인”

고문 자백·비공개 처형 의혹…“사형으로 반대 목소리 침묵”

[테헤란=AP/뉴시스] AP통신이 입수한 사진에 지난 9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주민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6.01.14.

[테헤란=AP/뉴시스] AP통신이 입수한 사진에 지난 9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주민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6.01.14.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이란에서 반정부 활동이나 간첩 혐의 등을 이유로 한 사형이 급증하고 있다는 유엔과 인권단체의 경고가 나왔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확인된 정치범 처형만 최소 32명으로, 새벽 교수형과 강제 자백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BBC는 17일(현지시간) 이란 당국이 전쟁과 내부 시위 이후 정치범과 안보 사건 피고인에 대한 처형을 늘리고 있다며, 유엔과 국제앰네스티 등 인권단체의 분석을 전했다.

BBC가 쿠르디스탄인권네트워크를 통해 확보한 음성 메시지에는 이란 서부 오루미예 중앙교도소 사형수였던 메흐라브 압돌라자데의 목소리가 담겼다. 그는 “당신들이 듣는 내 목소리는 마지막일 수 있다”며 “체포 첫날부터 고문과 협박으로 거짓 자백을 강요받았다. 내게 제기된 혐의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압돌라자데는 2022년 마흐사 아미니 사망 이후 확산한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체포됐다. 아미니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됐다가 숨졌고, 이 사건은 이란 전역의 시위로 번졌다. 압돌라자데는 이란 바시즈 민병대원 살해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고, 42개월 동안 수감된 끝에 이달 초 처형됐다.

유엔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28일 이란을 공격한 이후 최소 32명의 정치범 처형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반정부 활동이나 간첩 혐의 등 정치·안보 사건으로 처형된 사례는 45건이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이란에서 사형제가 정치적 반대 목소리를 침묵시키는 수단으로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처형된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이스라엘이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위한 간첩 활동 혐의를 받았고, 일부는 해외 반체제 단체와 연계됐다는 혐의를 받았다.

국제앰네스티의 나심 파파이안니는 “이란 당국은 교수형을 집행하며, 보통 새벽에 처형한다”며 “이란 사람들은 거의 매일 사형 집행 발표를 들으며 깨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당국이 사형제를 정치적 억압의 도구로 사용해 대중에게 공포를 주고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해 이란에서 모두 2159건의 사형이 집행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1989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상당수는 마약 범죄나 살인 혐의와 관련됐지만, 유엔은 올해 전체 사형 집행 규모가 지난해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쿠르디스탄인권네트워크의 카베흐 케르만샤히는 이란 정권이 1월 봉기와 전쟁 이후 손상된 권위를 회복하기 위해 처형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권이 억압과 처형 확대를 통해 “나는 아직 여기 있고, 여전히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에는 이란 국영TV가 21세 가라테 선수 사산 아자드바르의 처형 소식을 전했다. 그는 1월 시위 당시 경찰차 유리창을 깨고 불을 지르려 했다는 혐의 등으로 ‘신에 대한 전쟁’과 ‘적과의 실질적 협력’ 유죄 판결을 받았다. BBC는 그가 사형 적용의 국제법상 기준으로 여겨지는 치명적 범죄 혐의를 받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들은 사형이 이란 내 소수민족에게 불균형적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29세 항공우주공학 석사과정 학생 에르판 샤쿠르자데는 지난 11일 교수형에 처해졌다. 인권단체 헹가우는 그가 처형 전 남긴 글에서 “조작된 간첩 혐의로 체포됐고, 고문과 독방 수감 끝에 거짓 자백을 강요받았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쿠르디스탄인권네트워크에 따르면 압돌라자데도 가족과 변호인에게 사전 통보 없이 처형됐고, 시신도 가족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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