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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 있는 사무실에 동시대 미술 잠시 입주"…공실 프로젝트

등록 2026.05.19 08: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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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삼동 공실 건물이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역삼동 공실 건물이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비어 있는 사무실 건물에 다시 ‘감각’이 입주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6층 공실 건물이 영상과 설치, 사진과 사운드 작업으로 채워진 임시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공실 프로젝트는 오는 6월 14일까지 기획전 ‘find and found’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권영환, 배윤재, 손배영, 이연진, 전형배·금지수, 홍다린 등 국내 신진 작가 6팀이 참여한다. 이전 세입자와 다음 세입자 사이 잠시 비어 있는 공간을 임시 점유해 전시장으로 전환하는 ‘공실 프로젝트’의 세 번째 시리즈다.

전시가 열리는 장소는 최근까지 사무실로 사용되던 역삼동 건물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각 층은 과거 탕비실·휴게실·회의실 등의 흔적을 간직한 채 새로운 감각의 장소로 재구성됐다.
역삼동 공실 건물서 전시 *재판매 및 DB 금지

역삼동 공실 건물서 전시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 제목 ‘find and found’는 ‘찾기(find)’와 ‘발견(found)’ 사이의 차이에 주목한다. 작가들은 의도적으로 탐색한 대상과 우연히 발견한 잔해·감정·사물 사이를 오가며 익숙한 도시 구조를 낯설게 전환한다.

건물 외벽에는 이연진의 장소특정적 작업 ‘더 몽키 라인-원숭이줄’이 설치됐다. 건물 상단에서 아래로 늘어진 거즈 구조물은 주변 구조물에 기대어 매달린 채 불안정한 점유 상태를 드러낸다.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 속 ‘원숭이 밧줄’을 연상시키는 작업이다.

손배영은 비닐봉지를 마주한 순간 떠올랐던 감정과 생각을 모래 위 짧은 문장으로 남긴 ‘기록하지 못한 만남들의 기억’을 선보인다. 관람객은 공간 곳곳에 흩어진 텍스트를 따라가며 이미 지나가버린 순간들과 뒤늦게 조우하게 된다.

2층에는 홍다린의 설치 작업 ‘불안줄’이 자리한다. 폐전선과 호스, 밧줄 등을 엮어 만든 거대한 구조물은 설명하기 어려운 불안의 감각을 시각화한다. 작가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그것과 자신을 연결하는 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4층에서는 배윤재가 레이저 수평기, 거울, 형광물질, UV램프 등을 활용한 설치 작업으로 도시 공간의 감각 구조를 탐색한다. 서로 무관해 보이는 사물들이 연결되며 일종의 실험실 같은 환경을 만든다.
역삼동 공실 건물서 전시 *재판매 및 DB 금지

역삼동 공실 건물서 전시 *재판매 및 DB 금지



같은 층에서 권영환은 공실 내부를 24시간 기록한 영상 설치 ‘동기화된 유령’을 상영한다. 과거의 빈 공간과 현재의 전시장 풍경이 겹쳐지며 서로 다른 시간층이 병치된다.

지하 1층에서는 전형배와 금지수가 사운드 설치 ‘둥지’를 선보인다. 불 꺼진 회의실 공간에서 관람객은 도시의 잔해물이 만들어내는 진동과 소리를 온몸으로 경험하게 된다.

공실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승민은 “이번 전시는 공실 프로젝트의 특성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장소특정적 설치 중심 전시”라며 “역삼동 일대에서 관람객들이 일상 속 예기치 못한 순간 현대미술과 만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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