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잡혀 온 줄 알았는데…해왕성 위성 네레이드, ‘토박이 달' 가능성
제임스웹 관측서 카이퍼대 천체와 다른 성분 확인
트리톤 포획 뒤 궤도 뒤틀린 ‘해왕성 원래 위성’ 가능성

【 AP/뉴시스】미국의 천문학자들이 지구로부터 약 8000광년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외계위성(exomoon)의 존재를 나타내는 강력한 증거를 포착했다고 3일(현지시간) CNN,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태양계의 해왕성 만한 크기인 이 외계 위성은 거대한 가스로 이뤄진 케플러(Kepler)-1625b 행성 주변을 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케플러-1625b(뒤)와 그 주변을 돌고 있는 위성의 가상도. 2018.10.04
매슈 벨랴코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연구팀은 21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제임스웹우주망원경 관측 자료와 궤도 시뮬레이션을 분석한 결과, 네레이드가 해왕성의 초기 위성계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온전한 위성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네레이드는 1949년 네덜란드계 미국 천문학자 제라드 카이퍼가 발견한 위성이다. 지름은 약 350㎞로, 해왕성 위성 가운데 트리톤과 프로테우스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그동안 네레이드는 해왕성 바깥에서 떠돌다 중력에 붙잡힌 ‘포획 위성’으로 여겨져 왔다. 해왕성을 거의 원형으로 도는 일반적인 위성과 달리, 크게 찌그러진 타원 궤도를 돌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레이드는 불규칙 위성으로 보기에도 독특했다. 궤도는 매우 찌그러져 있지만 다른 불규칙 위성들보다 해왕성에 비교적 가깝고, 크기도 컸다. 해왕성 최대 위성 트리톤처럼 역행 궤도를 도는 것도 아니었다.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분광 관측으로 네레이드 표면 성분을 분석했다. 분광 관측은 천체에서 오는 빛을 파장별로 나눠 표면에 어떤 물질이 있는지 추정하는 방법이다.
분석 결과 네레이드의 스펙트럼은 카이퍼대 천체들과 잘 맞지 않았다. 카이퍼대는 해왕성 바깥쪽에 있는 얼음 천체들의 영역으로, 명왕성도 이 지역에 속한다. 이는 네레이드가 카이퍼대에서 왔다는 기존 설명과 어긋나는 결과다.
연구팀은 네레이드의 현재 궤도도 다른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봤다. 핵심은 해왕성 최대 위성 트리톤이다. 트리톤은 해왕성의 자전 방향과 반대로 도는 큰 위성으로, 과거 카이퍼대에서 포획된 천체로 여겨진다.
시뮬레이션 결과 트리톤이 해왕성에 붙잡히는 과정에서 기존 위성계가 크게 흔들렸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원래 있던 위성들이 충돌하거나 튕겨 나갔고, 일부는 궤도가 크게 뒤틀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네레이드는 이 대격변 속에서 파괴되지 않고 살아남았지만, 현재처럼 크게 찌그러진 궤도로 밀려났을 가능성이 있다. 네레이드의 이상한 궤도가 “밖에서 잡혀 왔다”는 증거가 아니라, 트리톤 포획 당시의 충격을 견뎌낸 흔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는 관측과 시뮬레이션에 근거해 새로운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추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트리톤이 언제 포획됐는지, 당시 해왕성 주변 위성계가 어떤 구조였는지 더 좁혀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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