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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양승태 대법원장, 박근혜 대통령과 단독 오찬

등록 2015.08.12 15:52:58수정 2016.12.28 15:2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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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후반기 국정운영 구상을 밝히는 대국민담화를 하루 앞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건물에서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2015.08.05.  taehoonlim@newsis.com

양 대법원장, 박 대통령과 단독 오찬은 처음   상고법원 설치안 등 사법부 현안 논의 가능성도

【서울=뉴시스】이현미 기자 =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난주 대법관 후보자 임명 제청을 위해 청와대를 방문했을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양 대법원장이 박 대통령과 단독으로 오찬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현재 대법원이 상고법원 설치안을 적극 추진중인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1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양 대법원장은 지난 6일 오전 11시 30분 청와대에 들어가 박 대통령에게 오는 9월 퇴임하는 민일영 대법관 후임으로 이기택 서울서부지법원장을 임명 제청했다. 이후 1시간 넘게 박 대통령과의 오찬이 이어졌고, 이 자리에는 다른 배석자들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오찬 회동은 청와대 측에서 먼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양 대법원장은 오찬 후 오후 2시께 대법원으로 복귀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양 대법원장이 다른 대법원 관계자들과 함께 VIP(박 대통령)와 식사하는 경우는 몇 번 있었지만 독대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며 "오찬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 임명 제청을 위해 청와대를 방문할 경우 대통령과 함께 오찬 회동을 갖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때부터 이 같은 관례가 사실상 사라져 당시 이용훈 전 대법원장은 2008년부터 2011년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별도로 식사하는 자리를 갖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한 게 싫었는지 이 전 대통령은 이 전 대법원장을 잘 만나주지 않았고 심지어 이상훈 대법관 임명 제청시에는 제청하러 청와대에 들어가는 날짜를 잡아주지 않아 애를 먹었었다"며 "그때 '서면으로 제청하라'고 청와대가 요구했던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에선 그동안 양 대법원장과 박 대통령의 일정이 서로 맞지 않아 권순일·조희대·박상옥 대법관 임명 제청시 식사자리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양 대법원장 입장에선 올해 안에 어떻게든 상고법원을 도입하려고 하는 만큼 그 같은 상황을 박 대통령에게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양 대법원장은 현재 상고법원을 설치하는 것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상고법원이야말로 대법원이 최고법원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양 대법원장은 전관예우 방지를 위해 도입한 평생법관제와 법조일원화가 오히려 법원의 인사적체 문제를 심화시키면서 상고법원 도입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양 대법원장의 임기가 오는 2017년에 끝나는 것을 감안하면 그만의 브랜드가 필요한데 평생법관제나 법조일원화만으로는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양 대법원장이 법원 내에서 상고법원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것도 그 같은 이유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병우 민정수석을 비롯해 청와대 내부에선 아직까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현재 상고법원 설치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 계류중인 만큼 여야가 이 사안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청와대는 관망하는 정도로 봐야 한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양 대법원장이 지난 오찬에서 박 대통령에게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면 앞으로 기류 변화가 조금씩 감지 될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법원 일각에서는 양 대법원장이 오찬에서 상고법원 설치안을 의제로 꺼내기 쉬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법원 관계자는 "의제 설정이야 청와대 측에서 하는 건데 민감한 사안인 상고법원 설치안을 양 대법원장이 선뜻 꺼내들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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