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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사망 알고도 방치' 증평 모녀 여동생 처벌 가능할까

등록 2018.04.20 18: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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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계등록법상 '동거 친족'만 신고 의무

여동생 도의적 책임 있어도 법적 책임 면해

언니 차량 판매 등 사기·사문서위조로 구속

'언니 사망 알고도 방치' 증평 모녀 여동생 처벌 가능할까


【증평=뉴시스】임장규 기자 =충북 증평에서 숨진 채 발견된 모녀의 죽음을 알고서도 신고를 하지 않은 여동생 A(36)씨에 대한 법적 처벌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불가능하다. 언니와 따로 살던 A씨는 신고 의무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해 11월 말~12월 초 조카(3)와 언니 정모(41)씨의 사망 사실을 잇달아 인지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A씨는 경찰에서 "지난해 11월27~28일께 '딸에게 약을 먹였다'는 언니의 전화를 받고 (언니)집에 가보니 조카가 침대에 누운 채 숨져 있었다"며 "'잠깐 잠을 자고 자수하겠다'는 언니의 말을 듣고 집을 나왔다"고 진술했다.

 다음 달 5일 다시 언니 집을 찾은 A씨는 조카 옆에서 숨져 있는 언니를 발견했다. 일주일여 간격으로 조카와 언니가 숨진 사실을 안 것이다.

 그러나 A씨는 행정관청에 사망 신고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언니 가방을 들고 나와 올해 1월2일 언니 소유의 SUV를 1350만원에 팔아치웠다. 이튿날 인도네시아로 출국한 A씨는 이달 18일 경찰에 체포돼 사기,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구속됐다.

 20일 A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법원은 범죄 혐의의 경중보다는 도주 우려에 초점을 맞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언니와 조카의 사망 사실을 알고도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은 점에서는 법적 처벌을 면했다. 현행법상 동거하지 않는 친족은 사망 신고 의무가 없는 까닭이다.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망 신고 의무자는 '동거하는 친족'에 한한다. A씨처럼 동거하지 않는 친족이나 단순 동거자, 사망 장소를 관리하는 사람, 사망 장소의 동장 및 통·이장도 신고를 할 수 있으나 의무사항은 아니다.

 만약 신고 의무자가 사망 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신고하지 않을 때에는 5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행정기관의 최고(催告)를 받고도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최대 10만원이다.

 하지만 A씨처럼 신고 의무자가 아닐 때에는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도의적 책임은 있을지라도 법적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A씨는 경찰에서 "언니와 조카가 숨진 걸 알았지만 무서워서 신고를 하지 못했다. '나라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평군 관계자는 "A씨는 언니와 함께 살지 않아 사망 신고 의무가 없다"며 "행정관청이나 수사기관에서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은 물을 수 없다"고 말했다.

 A씨의 언니 정씨는 지난 6일 증평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세 살배기 딸과 숨진 채 발견됐다. 4개월째 관리비 체납을 이상하게 여긴 관리사무소 직원의 신고로 뒤늦게 사망 사실이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정씨의 목과 가슴, 배 부위 등 6곳에는 흉기로 자해를 시도한 '주저흔'이 발견됐다. 침대 위에는 흉기와 수면유도제 1통, 극약(쥐약) 15봉지(600g)가 있었다.

 경찰은 '약물중독'으로 사인을 추정한 국과수 부검 결과와 유서 필적감정 결과, 여동생 진술 등을 토대로 정씨가 딸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단순 변사사건으로 수사를 종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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