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본질은 평화, 文정부 적극 지지"…재향군인회의 변신
"우린 안보단체…보수·진보 논리 휘말리지 않을 것"
"비핵화 위한 회담, 당연히 대통령에 힘 실어줘야"
"내부 반대 없지 않았지만 공론화 통해 환송 결정"
"정부가 안보 논리 맞지 않는 정책 내세우면 비판"
"정책 정당하다면 적극 뒷받침하는 게 우리 역할"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성동 별관 앞에서 남북 정상 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재향군인회 회원 및 시민들과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하고 있다. 2018.04.27. [email protected]
황동규 재향군인회 대변인 겸 홍보실장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지난달 27일 오전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청와대를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출발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하차했다. 환송 인파가 줄을 잇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향한 곳은 재향군인회 회원들이 모인 곳이었다. 퇴역 군인이 주축이 된 재향군인회는 대표적인 보수 성향 단체다. 문 대통령과 재향군인회 부회장단은 손을 맞잡았다.
황 실장은 "안보단체로서 이 땅에 평화가 오고 한반도가 통일되기를 바라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평화의 키포인트가 비핵화이고, 그 목표를 위해 열린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기를 바란 것 뿐"이라고 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문 대통령을 환송한 재향군인회 회원은 약 6000명이었다.
우리나라 상당수 보수 단체는 국민 다수의 인식과 동떨어진 편향성으로 악명 높다. 이를 테면 어버이연합, 엄마부대, 태극기부대 류의 집회 참석자들은 '박근혜'와 '빨갱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이미지로 대변되며, '상식적인 보수의 부재'라는 말과 상통한다.
그렇다 보니 전직 군인들 모임인 재향군인회가 그들의 주적(主敵)으로 불리는 북한군 수장을 만나러 가는 대통령을 배웅하는 건 일반 국민이 알던 보수 단체의 행동과 연결지어 생각하기 힘든 일이었다. 조직의 규모나 역사성으로 볼 때 재향군인회는 자유총연맹과 함께 국내에서 강경 보수를 대표하는 전통적인 양대 단체로 꼽혀왔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성동 별관 앞에서 남북 정상 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재향군인회 회원 및 시민들과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하고 있다. 2018.04.27. [email protected]
황 실장은 재향군인회의 정체성을 보수 단체가 아닌 안보 단체로 규정했다. 회원 개개인에게 보수 성향이 없지 않지만, 안보라는 가치를 정치적 지향을 뛰어넘어 바라보고 싶다는 의미였다. "이제 보수·진보 논리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회담이 재향군인회의 성격을 재정의하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합창의장 출신인 김진호 예비역 대장이 2016년 1월 36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시작됐다. 황 실장은 "재향군인회가 정치 논리에 의해 흔들리던 때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회장님이 취임하면서 안보 단체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재향군인회는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황 실장은 "북한이 말을 바꿀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지만 이번 회담에서는 전에 보여준 적이 없던 진정성을 보여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 안을 대체적으로 수용한다면 그 결과는 우리에게도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2018 남북정상회담일인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재향군인회 회원들이 태극기를 들고 문재인 대통령 차량 행렬을 기다리고 있다. 2018.04.27. [email protected]
예비역 육군 대령인 황 실장은 육군3사관학교 5기 출신으로 고려대 정치외교학 학사, 동국대 행정학 석사 학위를 갖고 있으며 육군본부 보도과장, 합참 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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