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베네수엘라군 표적 식별 완료, 공격 임박 가능성

베네수엘라 군 통제 항구·공항·해군 시설·비행장 등

마두로 정권과 마약 조직 겹치는 표적 공격 준비

트럼프 아직 공격 명령 여부 최종 결정 안 한 상태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2일(현지시각) 카리브해에서 미군이 공습한 마약 보트라며 소개한 동영상의 한 장면. 미국이 베네수엘라 본토의 공격 표적 식별을 마친 상태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출처 트럼프 트루스 소셜 동영상에서 캡처) 2025.10.31.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이 마약 밀매에 이용되는 베네수엘라 군사 시설을 표적으로 식별했으며 이를 공격할 경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게 퇴임을 압박하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지상 공격 명령을 내릴 지를 아직 최종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당국자들은 공격이 있을 경우 마약 조직과 마두로 정권이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한 표적들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힌다.

한 당국자는 미국이 검토중인 공격 대상에는 베네수엘라 군이 통제하지만 마약 밀매에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진 항구와 공항, 해군 시설 및 비행장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내 표적을 공격하면 마약 운반 혐의를 받는 선박들에 대한 공습에 국한돼온 작전을 대폭 확대하는 셈이다.

트럼프 정부는 지상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마두로를 마약으로 미국을 ‘범람시키려는’ 마약 밀매 조직의 수장으로 묘사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주 기자들에게 “베네수엘라에는 카르텔이 운영하는 마약 국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 작전 확대와 관련 “마약 테러리스트들, 서반구의 알카에다를 상대로 한 작전이다… 그리고 그들은 반드시 처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지지자들이 마두로가 베네수엘라를 떠냐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은 CBS TV와 인터뷰에서 “내가 마두로라면 지금 당장 러시아나 중국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1기 정부 때부터 미 당국자들은 베네수엘라 군의 반란이나 봉기를 유도하기 위해 압박을 가해 왔으나, 베네수엘라 군은 마두로를 지지해왔다.

그러나 이번의 미국 무력 과시는 과거와 다르다.
 
제프 램지 대서양위원회 연구원은 “이번은 미국이 ‘마두로가 약하고 군은 조금만 밀어도 돌아설 것’이라는 주장을 실제로 시험하게 될 것”이라며 “아직 대규모 탈영 조짐이 없으나 미국이 군을 공격하면 상황이 변할 수도 있다. 반대로 결집 효과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습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으며, 국방부는 미국의 최신형 항공모함 전단을 카리브해로 파견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이 지역에 절반 이상인 6척 이상의 군함과 수천 명의 특수부대, 그리고 첨단 항공기를 배치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주 동안 베네수엘라 해안 근처에서 여러 차례 폭격기 임무를 수행했으며, B-52와 B-1 폭격기를 보내 이 나라의 방공망을 시험하고 무력 과시 행동에 대한 반응을 관찰했다.

지난 27일에도 B-1 폭격기 2대가 약 30분 동안 베네수엘라 본토와 해안의 섬들 사이를 비행했다.

트럼프는 또 이례적으로 중앙정보국(CIA)이 베네수엘라 내에서 비밀 작전을 수행하도록 승인했다고 공개 확인했다.

트럼프는 CIA가 마두로를 제거할 권한을 부여받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답변을 거부했지만 베네수엘라가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군은 러시아제 S-300 방공 미사일 시스템 4~6기와 휴대용 방공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으며 미군은 최근 이 나라의 방공망을 식별하기 위한 비행을 늘려왔다.

또 마두로가 지난주 베네수엘라가 러시아제 Igla-S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약 5000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미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 항공기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도착했으며 이는 미국의 공격이 있을 경우 러시아가 베네수엘라 군 지원을 늘릴 가능성을 높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