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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기피·응급실 뺑뺑이' 어떻게 막나…기관장들이 내놓은 해법은(종합)

등록 2026.01.12 18:35:59수정 2026.01.12 19: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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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11개 산하기관 업무보고회

"의료인 형사절차 면제해 리스크 줄여야"

"의료 정보 실시간 제공으로 뺑뺑이 방지"

담배소송 전망은…"일부라도 승소해야"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복지부 산하기관에게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2026.01.12.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복지부 산하기관에게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2026.01.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영주 정유선 기자 = 우리나라의 고질적 의료 문제를 두고 보건의료 기관장들이 모여 저마다의 해법을 제시했다.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막기 위해선 의료인들의 형사 책임을 면제해주고, '응급실 뺑뺑이(미수용)' 완화를 위해선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지위를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보건복지부는 12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11개 산하기관 업무보고회를 열고 올해 기관별 핵심 사업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토의를 진행했다.

이날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의료사고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응급의료나 분만, 소아 분야와 같은 필수의료 인력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박은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원장은 "환자 쪽에서 대개 배상을 받기 위해 형사 고소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손해배상이 확실히 담보된다면 과감하게 의료인에게 형사절차를 면제해주는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세계적 추세를 보면 의료과실사고에 대해 형사로 다스리는 나라가 별로 없다. 우리나라도 연 800건 가까이 형사절차가 개시되지만 실제 마지막 법원에서 유죄로 선고되는 것은 20건 내지 30건 내지에 불과하다"며 "의료인들이 형사 리스크때문에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과감한 정책 개선이 있길 바란다"고 했다.

환자단체와 시민단체에서 반대 여론이 있다는 정 장관의 지적엔 "의료사고가 나면 해당 병원에서 대응팀을 만들어서 의료사고가 왜 생겼는지, 그리고 향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상세히 설명해주는 의무를 부여하는 입법례가 있다"며 대만을 참고 사례로 언급했다.

정 장관은 응급실 미수용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기관장들의 의견을 구했다.

서길준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은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점을 전제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 중증 환자를 먼저 응급실에서 받고 일단 안정화된 상태에서 만약 배후진료과가 없으면 그 다음에 전원을 고려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접목한 의료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주는 방법"을 언급하며 "현재는 15분 간격으로 의료 정보가 가고 있어서 현장에서 정보를 받고 구급대원이 병원에 가면 정보가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을 거의 1분 단위로 실시간으로 정보가 전송될 수 있다고 하면 훨씬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서 원장은 소방청과 중앙의료센터 사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점도 문제라며, 중앙의료센터의 지위를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 원장은 "소방청과 중앙센터에서 처음 공동대응을 햇을 때 300건 가까이 공동대응했는데 현재는 20건도 채 안된다"며 "제가 보기엔 소방청의 입장에선 국립중앙의료원 산하에 있는 중앙의료센터를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응급의료체계의 컨트롤타워라고 할 수 있는 중앙의료센터를 복지부 산하기관으로 독립화시켜서 지위를 올려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복지부 산하기관에게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2026.01.12.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복지부 산하기관에게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2026.01.12. [email protected]


정 장관은 대한적십자사엔 최근 헌혈이 줄어든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며 혈액 수급 방안에 대해서 물었다.

박종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헌혈 감소 이유로 저출생 문제, 군부대 헌혈 감소, 영화 상품권 기념품 이슈 등을 꼽으며 "영화 관람권은 예산 편성 범위를 벗어난 물리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른 대안을 찾고 있다. 10대 20대가 선호하는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이벤트를 지금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헌혈 연령대 비율이 과거에는 10대와 20대가 70%였는데 지난해 통계를 보더라도 50%로 줄고 30대와 40대 이후 중장년층이 50%를 점유하고 있다"며 "중장년층 헌혈 참여에 대해 지속적인 요청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업무보고회에선 오는 15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담배소송도 화두에 올랐다.

정기석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판결 전망을 묻는 정 장관의 말에 "일부 승소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상고는 무조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상고 이유서까지 지금 준비 중"이라며 "12년 전 논리이기 때문에 제가 다시 보면서 다음 상고 때는 작전을 바꿔서 한번 국민이 폐암이 담배 때문에 생긴다는 걸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업무 추진 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필요한 상황은 적극 지원하겠다"며 "오늘 회의로 보건복지부와 관계 기관이 '원팀'으로 협력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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