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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세계 첫 조만장자 됐는데…美 노동자 임금·일자리·노후 '3중 불안'

등록 2026.06.14 08:00:00수정 2026.06.14 08: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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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급등에 노동자 실질임금 상승분 1년 반치 사라져

AI 성공하면 일자리, 거품 꺼지면 은퇴계좌 흔들릴 우려

[호손=AP/뉴시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상장 공모에 약 2500억 달러(약 345조 원)의 투자 수요가 몰렸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2014년 5월29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호손의 스페이스X 본사에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스페이스X의 드래곤 V2 우주선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2026.06.10.

[호손=AP/뉴시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상장 공모에 약 2500억 달러(약 345조 원)의 투자 수요가 몰렸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2014년 5월29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호손의 스페이스X 본사에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스페이스X의 드래곤 V2 우주선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2026.06.10.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기름값 급등으로 미국 노동자의 평균 실질임금 상승분 1년 반치가 사라진 같은 주, 스페이스X 상장은 일론 머스크를 세계 첫 1조달러 부자로 만들었다. AI 붐의 과실이 초부유층에 집중되는 사이, 노동자들은 일자리와 노후자산을 동시에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지난 한 주에 벌어진 두 사건이 미국 경제의 모순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미 노동통계국은 지난 10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미국 노동자의 평균 실질임금 상승분 1년 반치가 사라졌다고 발표했고, 이틀 뒤 스페이스X 상장으로 머스크는 세계 첫 1조달러 부자가 됐다.

NYT는 이 극단적인 대비가 미국인들이 여론조사 때마다 “미국 경제가 나를 위해 작동하지 않는다”고 답하는 이유를 설명한다고 짚었다. 소수는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큰 부를 쌓는 반면, 많은 가정은 내 집 마련과 자녀 양육, 노후 준비를 걱정한다는 것이다.

하버드대에 스테파니 스탠체바 교수는 주식시장 상승이 미국인의 경제 비관론을 직접 만든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많은 사람이 주가 상승을 보며 자신도 잘될 것이라고 느끼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나는 뒤처지고 있다”는 감정을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에서 불평등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다만 최상위층 자산이 불어난 규모는 미국 역사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NYT는 전했다.

프랑스 경제학자 가브리엘 주크먼과 에마뉘엘 사에즈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9세기 말 ‘도금시대’ 당시 미국 최상위 부자들의 순자산은 미국 연간 경제생산의 약 3%에 해당했다. 현재 최상위 0.00001%에 해당하는 약 20명의 자산은 연간 경제생산의 약 12%에 달한다.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이란 전쟁 여파로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1갤런(약 3.78ℓ) 당 4달러(6038원)를 넘어선 가운데 31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의 한 주유소 모습. 미국에서 평균 휘발유 가격이 4달러를 넘은 것은 202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sympathy@newsis.com. 2026.04.01.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이란 전쟁 여파로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1갤런(약 3.78ℓ) 당 4달러(6038원)를 넘어선 가운데 31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의 한 주유소 모습. 미국에서 평균 휘발유 가격이 4달러를 넘은 것은 202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email protected]. 2026.04.01.

나머지 99%의 상황이 단순히 나빠졌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미국 가구의 절반 이상은 주식을 직접 갖고 있거나 은퇴계좌를 통해 간접 투자하고 있어 주가 상승의 혜택을 일부 누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료에 따르면 중산층 가계의 부도 지난 10년 동안 늘었다.

하지만 다수 미국인에게 자산 증가는 당장 체감하기 어렵다. 집값이 올라도 살고 있는 집을 바로 현금화하기는 어렵고, 은퇴계좌도 쉽게 꺼내 쓰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더 크게 느끼는 것은 임금과 생활비 부담이다.

문제는 국민소득 중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수십 년 동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이 비율은 올해 1분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물가 상승이 다시 임금을 갉아먹고 있다.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뛰면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를 반영한 시간당 임금은 3개월 연속 감소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첫해에 누적된 임금 상승분을 모두 지웠다.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 심리지표도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최근 휴전 기대감에 다소 진정됐지만, 기름값이 조금 내려간다고 해서 미국인의 불안이 곧바로 사라지기는 어렵다고 NYT는 분석했다.

[뉴칼라일=AP/뉴시스] 글로벌 반도체 종목들이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2000년대 초 닷컴버블 이후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반도체 업종의 대표 지표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올해 들어 약 75%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2025년 10월2일(현지 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 한 기술자가 작업하고 있는 모습. 2026.05.28.

[뉴칼라일=AP/뉴시스] 글로벌 반도체 종목들이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2000년대 초 닷컴버블 이후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반도체 업종의 대표 지표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가 올해 들어 약 75%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2025년 10월2일(현지 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 한 기술자가 작업하고 있는 모습. 2026.05.28.

물가와 임금에 대한 불안은 인공지능(AI) 붐 속에서 일자리 걱정으로 번지고 있다. 빅테크 경영진과 AI 업계 인사들은 AI가 일부 사무직 직군 자체를 없앨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많은 경제학자는 이런 전망에 신중하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적지 않은 노동자들이 AI가 자신의 경력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불안은 일자리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 미국 곳곳에서는 AI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전기요금과 물 공급, 대기질에 미칠 영향을 이유로 데이터센터 유치에 반대하고 있다.

이런 우려 속에서 AI 붐이 만들어낸 부의 급증을 대중이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NYT는 짚었다. 최근 주식시장 상승은 AI 관련 기업들이 주도했다. 스페이스X 상장은 AI 붐 속 초대형 기업공개가 잇따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스페이스X는 로켓과 위성으로 알려져 있지만, AI 챗봇 그록을 만든 xAI를 품으면서 AI 인프라 투자 기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NYT는 노동자에게 AI는 진퇴양난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기술이 성공해 경제를 재편하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고, 기대에 못 미쳐 거품이 꺼지면 노후자산이 증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거품이 터질 경우 데이터센터 배선을 설치하는 전기공부터 부유한 투자자들이 찾는 고급 식당의 종업원까지 수많은 일자리가 위험해질 수 있고, 401(k) 은퇴계좌와 대학 학자금 저축계좌에 담긴 계좌상 자산 가치도 사라질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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