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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정욱 차기 변협회장 "중립적 목소리낼 것…법률서비스 컨트롤타워 구축"

등록 2025.02.03 08:00:00수정 2025.02.03 08: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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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걸테크 컨트롤타워 구성에 노력하겠다"

"외부감사법 개정·디스커버리 제도 도입도"

"사회에 중립성·중립성 갖춘 목소리 낼 것"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제53대 대한변호사협회장 당선인 김정욱 변호사가 지난 31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0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제53대 대한변호사협회장 당선인 김정욱 변호사가 지난 31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당장 생각나는 하고자 하는 일이 한 40개는 됩니다. 급한 거라고 하면 역시 법률 AI와 법률 플랫폼 문제입니다."


제53대 대한변호사협회장에 당선된 김정욱(46·변호사시험 2회) 변호사는 분주했다. 협회 창립 73년 만에 처음으로 로스쿨 출신 협회장에 이름을 올리게 된 그는 '최초'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에, 당선의 기쁨을 느낄 시간도 부족한 듯 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회관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최초라는 단어가 갖는 무게감이 엄청났다"며 "당선되자 마자 할 일이 계속 생각이 났다. 그때그때 생각나는 걸 적어둔 다이어리가 엄청 지저분하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2015년 로스쿨 출신 법조인단체인 한국법조인협회장 초대 회장을 맡으며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대표해 사법시험 존치 논란에 대응하고, 로스쿨을 둘러싼 오해와 비관적인 사회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개원한 이래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방과 '시법시험 출신과 비교해 실력이 떨어진다'는 근거 없는 의심과 꼬리표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대 초반부터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 수를 넘어서면서 법조계 어엿한 중추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3만여 변호사들의 수장이 된 김 변호사의 1호 개혁과제는 '법률서비스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것이다. 법률AI와 법률플랫폼이 공공의 영역에서 다뤄질 수 있도록 법원과 법무부, 대한변협이 함께 논의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기준을 만들어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고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기술이 개발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리걸테크, 법률AI와 관련한 상설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며 "해외사례를 취합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협력할 수 있는 조직을 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직역확대를 위해서는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과 디스커버리 제도(증거개시) 도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제53대 대한변호사협회장 당선인 김정욱 변호사가 지난 31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0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제53대 대한변호사협회장 당선인 김정욱 변호사가 지난 31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2.01. [email protected]



계엄 사태와 같은 정치적으로 혼란한 시기 대한변협이 법률가로서의 의견을 개진해야 할 때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타협을 거친 뒤 중립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정치한 검토를 거쳐서 법률에 근거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이 대한변협밖에 없다"며 "정치세력을 배제하고 법률 전문가로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검증된 의견을 낼 것이고, 대한변협의 의견에는 어떠한 정치적 프레임을 씌우면 안 된다는 것이 제가 꼭 하고 싶은 말이다"고 강조했다.

그의 소신은 법조계 핵심 인사 추천 기준에서도 드러난다. 차기 변협회장은 3년의 임기 동안 대법원장과 대법관, 헌법재판관, 검찰총장과 공수처장 등 추천위원회에 참여하게 된다. 김 변호사는 "인품과 전문성은 기본이고 중립성도 같이 봐야 한다"며 "정치색이 있는 인사는 최대한 배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법조계에 나타난 가장 우려되는 현상으로는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를 꼽았다. 정치권에서 고소·고발을 남발하며 사법부에 공을 넘기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며 원색적인 비판을 일삼는 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정치권이나 여러 문제들이 결국은 법조계로 오는 이 현상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가적으로도 마찬가지"라며 "소수의 스피커들에 의해 여론이 호도되는 경향들도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이 문제와 관련해 가장 근본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은 법조다. 그렇다고 법원이나 법무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변협이 해야 하는 역할"이라며 "가장 중립적이고 법치주의에 근거해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변협회장의 임기는 오는 24일부터 3년간이다. 차기 변협회장은 임기 내 총 5번의 대법원장·대법관 후보 추천에 참여하게 된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리 기간(최장 180일) 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임기도 만료된다. 심우정 검찰총장과 오동운 공수처장의 후임자 추천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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