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LG이노텍 구미공장, "사람은 거들 뿐…로봇이 다 만든다"
자율주행 로봇으로 물류 자동화
AI, 30초 만에 불량 잡아…품질 확보
"드림팩토리 거점, 조단위 사업 육성"
![[구미=뉴시스]경북 구미 '드림 팩토리' 내 라인 모니터링 시스템(LMS)이 갖춰진 통합관제실. 이곳에서 FC-BGA 생산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사진=LG이노텍 제공) 2025.04.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18/NISI20250418_0001820911_web.jpg?rnd=20250418004303)
[구미=뉴시스]경북 구미 '드림 팩토리' 내 라인 모니터링 시스템(LMS)이 갖춰진 통합관제실. 이곳에서 FC-BGA 생산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사진=LG이노텍 제공) 2025.04.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구미=뉴시스]이지용 기자 = 바퀴 달린 사각형의 로봇 수십 대가 설비들 사이를 쉴 새 없이 움직인다. 공정에 필요한 원자재 기판을 운반해주는 것이다. 공정 설비가 이 기판에 새겨진 바코드를 읽는 순간 자동으로 요구 사양에 맞춰 완제품 반도체 기판을 만든다.
로봇들이 제조가 끝난 기판을 검사대로 옮기자 이번에는 인공지능(AI)이 가동된다. 이 AI는 머리카락이나 미세한 먼지가 들어간 불량 제품을 30초 만에 잡아낸다. 이 모든 과정에서 사람이 관여하는 것이라고는 로봇과 AI가 잘 작동하는 지 확인하는 정도다.
지난 17일 LG이노텍이 경북 구미 사업장 내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생산 허브 공장을 처음 언론에 공개했다. 이 공장은 '드림 팩토리'라는 별칭답게 사실상 모든 공정을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채 자동으로 운영했다.
드림 팩토리는 LG이노텍 구미 사업장 정문을 들어서자 양옆으로 길게 뻗어 있었다. 축구장 3개를 합친 것보다 더 큰 연면적만 23만㎡(7만평)에 달한다.
드림 팩토리를 중심으로 사무동 등 각종 부속 시설들도 빼곡히 들어서 이곳이 LG이노텍의 핵심 사업장임을 실감케 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 드림 팩토리에서는 PC용 FC-BGA를 본격 생산하고 있다.
FC-BGA는 PC의 반도체 칩을 메인 기판과 연결하는 반도체용 기판이다. 최근 글로벌 수요가 급증해 미래 먹거리로 각광 받고 있다. 이 FC-BGA 시장은 올해 11조원에서 2030년 20조원으로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이다.
![[구미=뉴시스]FC-BGA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나르는 AMR 자율주행 로봇. (사진=LG이노텍 제공) 2025.04.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18/NISI20250418_0001820912_web.jpg?rnd=20250418004409)
[구미=뉴시스]FC-BGA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나르는 AMR 자율주행 로봇. (사진=LG이노텍 제공) 2025.04.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로봇이 다한다…100% 물류 자동화
드림 팩토리 내부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공장 전체 현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라인 모니터링 시스템(LMS)'실이다. 이곳 대형 화면에는 현재 가동 중인 생산라인과 제품 이동, 재고, 설비 이상 유무, 생산 실적, 품질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데이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설비에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즉시 빨간 불이 켜져 엔지니어들이 조치할 수 있다.
LMS실을 나오자 0.9m 높이의 바퀴가 달린 자율주행 로봇(AMR) 수십 대가 상판에 FC-BGA 기판들을 싣고 설비 사이를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들 로봇은 고객 납기 기간에 따라 자동으로 내려진 생산 오더에 맞춰 기판들을 각각의 공정 설비로 운반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판에 찍힌 바코드를 공정 설비가 자동으로 읽으면, 레시피 관리 시스템(RMS)에 따라 제품 사양에 맞는 공정 방식이 자동으로 설비에 세팅된다. 이후 제품 가공이 본격 시작된다.
디스미어실에서는 네 개의 로봇 팔이 직사각형 FC-BGA 기판의 보호 필름을 일일이 벗겨낸다. 사람이 아닌 로봇이 하는 만큼 미세 스크래치나 분진 같은 이물로 인한 불량 요인은 아예 없다.
자율주행 로봇들은 회로 구성, 전기 도금, 약품 코팅 같은 공정을 마친 FC-BGA 기판들을 저장고에 차곡차곡 쌓는다.
이동 중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로봇이 공장 내 충전기로 이동해 자동으로 충전까지 한다.
![[구미=뉴시스]AI 비전 검사로 FC-BGA의 양품 여부를 결정짓는 자동광학검사(AOI) 과정에 투입된 로봇. (사진=LG이노텍 제공) 2025.04.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18/NISI20250418_0001820913_web.jpg?rnd=20250418004529)
[구미=뉴시스]AI 비전 검사로 FC-BGA의 양품 여부를 결정짓는 자동광학검사(AOI) 과정에 투입된 로봇. (사진=LG이노텍 제공) 2025.04.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먼지까지 잡아낸다…AI로 불량품 검사 무인화
로봇 팔이 제조가 끝난 FC-BGA 기판을 끊임 없이 카메라가 부착된 비전 검사대 안으로 옮긴다. 그러자 AI가 30초 만에 불량 제품들을 골라 낸다. AI가 기존에 검사한 수 백만 장의 기판 이미지를 모두 학습한 덕분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AI 비전 검사를 통해 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과 투입 인원을 각각 최대 90% 줄일 수 있다"며 "사람으로 인한 변수를 확실하게 제거해 품질을 극대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AOI 장비 옆 방에는 이보다 더 큰 규모의 로봇과 검사 장치가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는 고객이 요구한 사양(두께·크기 등)이 제대로 구현됐는지 자동으로 검사한다. 이 검사 데이터는 즉시 고객에게 전송된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이 첨단 검사 장치는 글로벌 고객사들도 보고 놀라워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LG이노텍은 내년까지 품질 이상을 실시간 감지·분석하고 자동으로 보정하는 '공정 지능화 시스템'을 추가로 도입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FC-BGA 생산 전 과정을 자동화한다.
LG이노텍은 이제 구미 드림 팩토리를 거점 삼아 PC용 FC-BGA 시장 진입에 본격 뛰어든다. 내년에는 고부가 시장인 서버용 FC-BGA까지 양산할 계획이다.
LG이노텍 강민석 부사장은 "최첨단 공장을 기반으로 FC-BGA 생산을 확대해 2030년까지 조 단위 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구미=뉴시스]고객이 요구한 스펙(두께, 크기 등)에 맞게 제품이 구현됐는지 검사하는 과정. (사진=LG이노텍 제공) 2025.04.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18/NISI20250418_0001820914_web.jpg?rnd=20250418004643)
[구미=뉴시스]고객이 요구한 스펙(두께, 크기 등)에 맞게 제품이 구현됐는지 검사하는 과정. (사진=LG이노텍 제공) 2025.04.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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