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크름 병합 인정' 압박 본격화…런던회담 논의 주목(종합)
美당국자 "회담 속도에 대한 행정부 공개 불만 커져"
루비오 美국무 런던회담 불참…"잠재적 불만 신호"
"위트코프, 이번 주 후반 러시아 방문 예상" NYT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5.04.23.](https://img1.newsis.com/2025/04/18/NISI20250418_0000265720_web.jpg?rnd=20250418085520)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5.04.23.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 시간)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미국 측이 런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및 유럽 대표단에 러시아의 크름반도 병합 인정 및 현재 전선 동결을 제시하리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지난 17일 파리 고위급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이런 제안을 한 차례 전달했다. 제안에는 크름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것 외에 향후 협정을 통한 대러시아 제재 해제 등이 포함됐다.
제안은 러시아가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에서 적대 행위를 종식하도록 한다. 현재 러시아가 전력과 무기 측면에서 전장에서 상당한 우위를 보유했다는 판단하에 이런 조건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상당히 달갑지 않은 제안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크름반도 러시아 병합 인정이 자국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한 서방 관계자는 해당 제안 및 우크라이나에 요구되는 양보의 내용이 "경악스럽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은 해당 제안을 밀어붙일 태세다. WP는 한 국무부 당국자를 인용, "회담의 속도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공개적인 불만이 커지고 있다"라며 우크라이나 측에서도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나아가 "(우크라이나에) 허용되는 유일한 일은 군대를 유지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크름 병합 인정을 우크라이나 측에 기정사실(fait accompli)로 제시하고 있다는 분석에는 거리를 뒀다고 한다.
WP는 이와 함께 "유럽 국가, 심지어 우크라이나 측 당국자들도 비공개적으로는 러시아가 장악하는 영토를 빠른 시간 안에 되찾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인정한다"라고 전했다.
기껏해야 일방적으로 러시아에 유리한 합의를 늦추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 있는 바우만 모스크바 국립공대에서 열린 우주 비행 전략 개발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04.23.](https://img1.newsis.com/2025/04/17/NISI20250417_0000263587_web.jpg?rnd=20250417090707)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 있는 바우만 모스크바 국립공대에서 열린 우주 비행 전략 개발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04.23.
루비오 장관은 앞서 지난주 파리 회담 말미에는 "몇 주, 몇 달 동안 이런 노력을 계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었다. 다만 국무부는 루비오 장관의 런던 회담 불참이 "회담에 대한 입장 표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루비오 장관의 런던 회담 불참을 두고 "평화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는 유럽 측의 노력에 중대한 차질이 생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회담에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WP에 따르면 크름반도 병합 인정안은 위트코프 특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면담을 포함한 방러 일정을 마친 뒤 나왔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 최고위 참석자는 키스 켈로그 대통령 특사가 될 전망이다. WP는 우크라이나의 경우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과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실장 등 훨씬 고위급 인사를 파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최근 자국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모든 평화 이니셔티브에 대해 긍정적 태도"라며 우크라이나와의 직접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러시아는 그간 현재 젤렌스키 정권은 협상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난 2월 "평화를 가져올 유일한 방법이라면" 푸틴 대통령과의 직접 회담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1일에는 민간 시설 공습과 관련해 모든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었다.
다만 양국 간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이견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미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크름 병합 인정 외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배제 등 구상에 대한 우크라이나 측 의견을 들을 전망이다.
아울러 위트코프 특사는 이번 주 후반 러시아를 재차 방문한다고 NYT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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