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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새 28% 늘어난 건보지출…"과잉진료" vs "수요증가"

등록 2025.04.29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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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진료 진료단가 높여 진료비 지출 28% 증가"

"생활수준 향상·국민소득 향상·물가 상승 미반영"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보호자들이 진료비 수납을 기다리고 있다. 2024.05.08.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보호자들이 진료비 수납을 기다리고 있다. 2024.05.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최근 10년 새 1인당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이 30% 가까이 늘어났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오자 의료계에선 늘어난 의료 수요, 전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이자 등 모든 소득을 합친 '명목 국민소득'과 각 가정이 생활을 위해 구입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알아보기 위해 작성되는 '소비자 물가지수'(CPI) 등 다양한 요인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각을 세웠다.

29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건강보험 지출 증가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 등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인당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은 10년 전(2009년) 대비 28% 증가했다. 보고서에는 고비용 외래 진료가 늘고 고가 검사도 시행되면서 이용 건수 대비 의료비 지출 증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담겼다. 과잉 진료가 진료 단가를 높였다는 것이다.

권정현 KDI 연구위원은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 증가는 가격(진료 단가) 상승의 영향이 76.73%로 컸다"면서 "특히 동네 병원을 중심으로 의료서비스 이용 빈도(진료 횟수·14.64%)보다 가격 상승이 전체 의료비 지출 증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의료기관별로는 동네 병원의 건강보험 지출 증가 비중이 2019년 35.7%로 상급종합병원(17.0%), 종합병원급(14.6%)을 넘어섰다. 동네 병원의 건강보험 지출 증가 비중은 2010년(13.7%)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권 연구위원은 "건강보험 지출 증가를 억제하려면 현행 ‘행위별 수가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서 "질병 예방과 환자 관리에 포괄적 보상을 제공하는 성과 기반 보상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행위별 수가제는 진찰, 치료, 약 처방 등 모든 진료 행위 하나하나에 가격을 매겨 진료비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성과 기반 보상 제도는 치료 성과, 환자 만족도, 의료비 절감 등 특정 지표에 따라 추가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의료정책연구원은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이 증가한 요인으로 단순한 의료 서비스의 가격 상승이 아닌 더 많은 검사와 고급 치료 등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연구원은 "최신 의료 장비의 도입, 고품질 의약품 사용, 전문화된 의료 서비스 제공 등은 비용 증가를 유발하지만 의료의 질적 향상을 반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경제 성장으로 국민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인구 고령화와 질병의 패턴 변화 등으로 의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의료 기술도 발달해 의료비 지출 증가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의료정책연구원의 입장이다.

연구원은 "환자가 병원을 이용할 때 소요되는 의료 자원과 진료비는 과거에 비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의료비 지출 규모를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우리나라 전체 의료비(경상의료비)는 2009년 5.9%에서 2019년 8.1%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명목 국민소득의 증가와 소비자 물가지수 인상도 감안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지수는 18.5% 인상됐고, 1인당 명목 국민소득은 2542만 원에서 3974만 원으로 56.3% 증가했다. 연구원은 "명목 국민소득의 증가로 의료 수요는 늘어나게 돼 있고, 고급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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