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戰 현장리포트④]삼성·SK도 뛰어든 스타트업 도시 텔아비브

이스라엘 혁신 허브 '스타트업네이션센트럴'

7000여개 스타트업…전쟁 속 2억 달러 지원

한국 기업, R&D 전초기지로 현지와 협력 중

[이스라엘 텔아비브=뉴시스] 최명수 기자= 지난 1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중심가에 있는 스타트업네이션센트럴 5층 회의실에서 알론 투르카스파 글로벌파트너십 담당 이사가 이스라엘의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11.13. [email protected]

[이스라엘 텔아비브=뉴시스] 최명수 기자 = 이스라엘 텔아비브 도심에 자리 잡은 스타트업 네이션 센트럴(SNC) 5층 회의실. 벽면을 가득 채운 보드에는 양자컴퓨팅, 푸드테크, 헬스테크 같은 전략 기술 분야가 빼곡히 적혀 있다. 이스라엘 하이테크의 현재와 미래를 한 눈에 보여주는 공간이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창업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 비정부 비영리기관인 SNC는 글로벌 자본과 이스라엘의 혁신을 연결하는 ‘허브이자 관문’ 역할을 한다.

SNC의 알론 투르카스파 글로벌파트너십 이사는 “삼성·현대·LG·SK 등 한국 대기업이 이곳에서 다양한 연구개발로 협력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과 일하면 초기 실험 단계에서는 이스라엘이, 대량생산과 글로벌 공급망에서는 한국이 각각 강점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 출장 경험도 여러 차례 있으며, 현재 농업 센서를 넘어 도시·기후·에너지까지 아우르는 기술 전략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5km 반경에 2000여 개 스타트업…“전쟁 중에도 일부에 2억 달러 지원”

이스라엘 혁신 생태계의 규모는 압도적이다. 이스라엘 전체적으로는 스타트업 숫자가 7200개가 넘는다. 텔아비브만 따지면 인근 반경 5km 안에만 2000여 개 스타트업이 모여 있다. 글로벌 기업 R&D 센터는 이스라엘 전체에 435~450곳에 이른다.  23개의 인큐베이터, 25개의 엑셀러레이터가 운영 중이며, 양자 컴퓨터 관련 스타트업만 약 10개가 활동한다. 푸드테크 분야의 ‘대체육(고기 없는 고기)’ 투자 규모는 10억 달러(2022~2023)를 넘는다.

전쟁과 안보 위기 상황에서도 생태계는 멈추지 않는다. “전쟁 중에도 창업자는 계속 문제를 해결한다”는 말이 자연스러운 도시다. 실제로 하마스와의 가자지구 전쟁중에도 이스라엘 정부는 2억 달러 이상을 스타트업에 보조금으로 지급했다고 한다.

삼성·현대·LG·SK…‘R&D 전초기지’로 활용하는 이스라엘

한국 기업과 연계된 협력 사례도 있다.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스타트업 카르돔(Kardome)은 3차원 청취 기반 인터페이스 기술로 현대자동차·SK·LG 등 투자자이자 고객을 확보했다.  다니 체르카스키 최고경영자(CEO)도 역시 “아이디어 발굴과 기술 실험은 이스라엘이, 품질 관리와 글로벌 생산은 한국이 강하다. 두 생태계가 만나면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밝혔다.

한국 대기업들은 단순 투자에 머물지 않는다. 텔아비브–헤르즐리야 일대를 ‘R&D 전초기지’로 삼아 미래 기술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헤르즐리야에 이스라엘삼성R&D연구소(SRIL)를 두고 센서·AI·양자컴퓨팅 등을 연구한다. 내부 연구뿐 아니라 현지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술을 삼성 제품에 통합하는 역할도 맡는다.

현대자동차는 2018년 텔아비브에 크레이들텔아비브(CRADLE Tel Aviv)를 설립했다. 자율주행·AI·수소·로보틱스 스타트업과 협력하며, 테크니온 공대와의 컨소시엄을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연구를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차량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사이벨룸(Cybellum)을 인수해 전장 기술 통합 역량을 높였다.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중심으로 글로벌 연구망을 구축하고 ‘CSMS Cockpit’ 등 보안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SK그룹은 나노X이미징(Nano-X Imaging Ltd.) 등 의료 딥테크 기업에 투자하며 기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뉴시스] 최명수 기자 = 이스라엘의 보안업체 체크포인트의 커뮤니케이션팀장인 야린 케렌은 "싱가포르에 지사가 있다"며 “한국 기업과 협력해 방어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싶다”고 밝혔다.  2025.11.13. [email protected]

체크포인트 “한국, 주당 평균 1049건 공격…협력 강화 원한다”

글로벌 사이버보안 기업 체크포인트(Checkpoint)도 한국과의 협력 의지가 강하다. 위협정보분석 담담 연구원인 아미타이는 “한국 기관 한 곳당 주당 평균 1049건의 사이버 공격이 관측된다”며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킴수키의 활동을 대표적 위협으로 지목했다. 커뮤니케이션팀장인 야린 케렌은 "싱가포르에 지사가 있다"며 “한국 기업과 협력해 방어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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