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무슬림 입맛 잡으려다 우리를 잡겠네"…떨고있는 사연

등록 2026.03.12 07:01: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할랄인증기관 민간 수행 관련 질의

식약처 산하 공공기관 '사우디 할랄인증기관' 지정에 속도

민간 "코로나도 버텨…기존 사업 고려없는 정부 개입 우려"

[서울=뉴시스] 11일 국내 할랄 인증 시장에서 활동해 온 민간 인증기관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해썹인증원)을 사우디아라비아 할랄 인증기관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는 것에 대해 기존 사업자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식약처 제공) 2026.03.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11일 국내 할랄 인증 시장에서 활동해 온 민간 인증기관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해썹인증원)을 사우디아라비아 할랄 인증기관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는 것에 대해 기존 사업자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식약처 제공) 2026.03.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10년 이상 할랄 인증 업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정부가 인증 체계에 참여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인증기관의 역할과 시장 구조에 대한 검토가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A 할랄인증기관 관계자)

12일 국내 할랄 인증 시장에서 활동해 온 민간 인증기관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해썹인증원)을 사우디아라비아 할랄 인증기관으로 인정받도록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기존 사업자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을 때도 할랄 인증으로 업무를 우리 기업의 수출을 돕는다는 생각에 버텼다"라며 "그런데 대통령 한마디에 식약처가 민간 기관에 대한 고려 없이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보고 6~7개 있는 민간기관은 대부분이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증기관 관계자도 "정부 기관이 직접 인증에 참여하면 식품업계에는 선택지가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기존 인증기관의 사업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할랄은 사전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라는 의미로 할랄 인증은 식품·화장품·의약품 등 제품이 이슬람 율법을 준수해 생산·가공되었음을 확인하는 종교적 인증으로 식약처는 정의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세종시에서 열린 식약처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이슬람권 수출과 관련해 "중동이나 이슬람권으로 수출하려면 신뢰 회복이 핵심인데, 정부가 아닌 민간이 인증을 전담하고 있다는 게 맞느냐"는 취지로 질의했다.

이에 대해 오유경 식약처장은 공적 식품안전 관리체계와 할랄 인증을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썹(HACCP) 기반 식품안전 관리 체계에 동물성 성분 관리 등을 결합해 인증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후 식약처는 지난달 11일 해썹인증원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식약청을 방문해 실무 협의를 진행하며 인증기관 인정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일부 업계에서는 공공기관의 할랄 인증 추진 과정에서 관련 전문성과 기존 시장 구조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인증기관 관계자는 "업무보고 이후 해썹인증원에서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민간기관들이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경험과 네트워크도 정책 설계 과정에서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 등 일부 국가는 인증 과정에서 무슬림 신자의 참여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제도 운영에 현실적인 제약이 존재한다"며 "제도 설계 단계에서부터 인증원의 관계자들이 문의와 함께 어려움을 토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식약처 정책 추진에 이러한 고려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썹인증원 출신 고위관계자는 "해썹인증원이 할랄인증기관으로 인정 받는데 어려움이 있다"라며 "사우디 등 일부 국가는 품목별로 무슬림 신자가 책임, 실무 등에서 인증해야 하는데, 이를 추진하려보니 채용에서 형평성, 인력풀의 부족 등 다양한 문제가 있다"라고 귀띔했다.

또 업계에서는 할랄 인증 관련 정책을 추진할 경우 관련 부처 간 정책 조정 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인증기관 관계자는 "그동안 할랄 인증 관련 업무는 주로 농림축산식품부와 소통하며 진행해 왔다"며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식약처 정책 추진에 전면적으로 나서는 모습이지만, 제도 운영과 시장 구조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전문성은 부족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모습에 최근 일부 해외 파트너들이 협력 과정에서 제도 변화에 대한 문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인증기관 관계자는 "최근 해외 파트너들 사이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과 인증 체계 변화에 대한 질문이 나오고 있다"며 "정부가 단순한 중개 역할을 하는 것인지, 할랄 인증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것인지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