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재판소원 벌써 100건…헌재, 사전심사로 걸러낸다
전날 접수 100건 돌파한 듯…年 1만여건 눈앞에
"힘 있는 사람, 범죄자의 민원 창구 전락" 주장도
"기본권 사각지대 구제 통로" 공익변호사들 기대
사전심사 정밀 설계 필요…헌재, 20일 내부 세미나
발제서 "美 대법 '쟁점사항' 제도 대안 삼을 만해"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재판소원 제도가 공포·시행된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기존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게 되는 재판소원은 확정판결이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 청구할 수 있다. 2026.03.18.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12/NISI20260312_0021205490_web.jpg?rnd=20260312103023)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재판소원 제도가 공포·시행된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기존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게 되는 재판소원은 확정판결이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 청구할 수 있다. 2026.03.18. [email protected]
기본권 구제 수단이라는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사건도 있지만 성범죄자나 협박범 등이 확정 판결의 불복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헌법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헌법재판소는 재판소원 사전심사 기준을 정립해 사건 적체와 청구 남발 우려를 차단하는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19일 헌재에 따르면 재판소원이 시행된 지난 12~17일 사이 공식 집계된 접수 사건은 누적 84건이다.
전자헌법재판센터 조회 결과, 전날인 18일 오후 7시까지 추가로 17건이 더 접수됐다. 취하 또는 오차 등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평일 하루 약 20건이 접수되던 추이를 고려하면 100건을 넘겼을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이런 추이가 계속되면 연간 접수 건수가 1만건에서 1만5000건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헌재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전체 헌법소원심판 사건은 3066건이었다. 연간 처리 사건의 4배에 달하는 사건을 더 처리해야 할 수도 있는 셈이다.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된 정치인이나 협박범과 같은 인물이 재판소원 제기를 시사하며 확정 판결의 불복을 위한 창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지난 12일 대법원에서 대출 사기 등 혐의로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된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판소원을 시사하는 글을 쓴 게 한 사례다. 다만 양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재판소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변호사 강제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헌법재판 특성상 대형 로펌이나 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퇴근하고 있다. 2026.03.18. bluesod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12/NISI20260312_0021206574_web.jpg?rnd=20260312182646)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퇴근하고 있다. 2026.03.18. [email protected]
시리아 국적의 '인도적 체류자(G-1-6)' 지위를 보유한 외국인 난민 A씨가 청구한 '1호 사건', 동해안 납북귀한어부 유족들이 법원의 형사보상 결정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한 법원 판결의 취소를 구한 '2호 사건'이 대표적 공익 소송 사건으로 꼽힌다.
다만 기대감을 나타내는 전문가들도 제도 취지를 살리려면 적어도 소송 남발에 따른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 양질의 사건을 걸러내 본안 심판에 회부하는 사전심사 제도를 잘 설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재판소원은 아무 판결이나 청구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헌재법에 따라 확정된 법원 판결이어야 하며, 확정된 지 30일이 지나기 전에 청구해야 한다.
그러면서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 취소를 구할 수 있다.
헌재는 사건이 접수되면 우선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에서 이런 법적 요건을 갖췄는지 판단하고, 청구 요건이 부적법하면 본안 심리 없이 각하하는 사전심사 제도를 갖추고 있다.
헌재 산하 연구 모임인 헌법실무연구회(회장 정정미 헌법재판관)는 오는 20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재판소원 적법요건 심사 방안'을 주제로 정기발표회를 갖고 사전심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2026.03.18.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12/NISI20260212_0021165100_web.jpg?rnd=20260212091659)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2026.03.18. [email protected]
논문은 미국 연방대법원의 사건선별 제도인 '쟁점사항' 장치에 주목한다. 상고 신청서에 1~2개 정도의 법적 쟁점을 중립적으로 짧게 적는 방식이다. 법원이 아닌 청구인이 쟁점을 스스로 확정하는 효과가 있다.
이를 재판소원에 적용하면 기본권 침해 문제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해 사건 선별 실무에 드는 헌법연구관들과 재판관들의 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통화에서 "당사자나 수임료를 많이 받은 대형 로펌에서는 망라하듯이 모든 문제를 다 제기할 것"이라며 "헌법에도 도움이 안 되고 처리 부담만 늘어나기 때문에 가장 핵심적인 기본권 침해 문제만 부각시켜서 심판 청구를 하도록 유도한다면 헌법 발전을 이루는 헌법재판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소원의 피청구인이 된 법원도 분주하다. 대법원은 재판소원 관련 후속 법령 개정이 미비해 ▲재판기록 송부 절차 ▲사법부의 의견 제출 방식 ▲재판 취소 시 후속 절차 ▲취소된 확정 재판을 전제로 이뤄졌던 집행의 효력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관련 쟁점을 논의할 '재판소원 후속조치 연구반'을 구성하기 위해 오는 27일까지 일선 법관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받는 중이다. 필요하다면 관계기관 간의 협의체도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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