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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폰 몰래 찍어 외도 정황 수집…대법 "민사소송서 증거 인정"

등록 2026.05.15 10: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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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수집 위해 사생활 침해 불가피…긴급성 有"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외도의 정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 동영상 등을 촬영한 사진을 민사소송 증거로 쓸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자유·평등·정의가 적혀 있다. 2026.05.15.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외도의 정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 동영상 등을 촬영한 사진을 민사소송 증거로 쓸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자유·평등·정의가 적혀 있다. 2026.05.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외도의 정황이 담긴 배우자의 휴대전화 속 문자 등을 촬영한 사진을 민사소송 증거로 쓸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근 A씨가 자신의 배우자와 부정한 관계를 맺은 B씨 등 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배우자와 이혼 소송 중이던 2021년 9~11월 사이 배우자의 차량에 녹음기를 설치해 배우자와 B씨 등의 대화를 녹음해 수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우자의 휴대전화에 보관된 문자메시지와 사진, 동영상 등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찍어 수집하기도 했다.

A씨는 이 같은 수집 행위로 인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A씨는 2022년 1월 B씨 등을 상대로 배우자와 부정행위를 한 데 따른 위자료 등을 청구하는 이번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에 수집했던 증거를 제출했다.

대법원은 A씨가 차에 설치된 녹음기로 얻은 녹음파일과 녹취록의 증거능력은 인정하지 않았다.

통신비밀보호법은 '누구든지 형사소송법 등의 규정에 의하지 않고는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할 수 없고, 이를 어긴 채 확보한 녹음파일과 녹취록은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고 규정한다.

다만 다른 법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배우자의 휴대전화 속 문자 등을 촬영한 사진'은 달리 판단했다.

위법수집증거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형사소송과 달리, 자유심증주의를 택하는 민사소송에서는 통신비밀보호법과 같이 별도 규정이 없는 한 위법한 증거의 능력을 일률적으로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증거능력 유무는 재판의 공정과 신의성실의 원칙을 기초로 상대방의 인격적 이익 등의 보호이익과 실체적 진실발견의 가치를 비교 형량해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 고려해야 할 것으로는 ▲사건의 내용과 성격 ▲문제된 위법행위의 주체와 경위 및 방법 ▲피침해이익의 성질과 피해의 내용 및 정도 ▲위법 행위에 관련된 이해당사자 사이의 관계 및 분쟁의 양상 ▲위법행위로 수집한 증거로 증명하고자 하는 대상의 특성 ▲증거확보의 필요성과 긴급성 등을 들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소송의 성격상 그 증거는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둘러싼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는 특징이 있다"며 "분쟁의 양상에 비춰 배우자와 B씨 등의 사생활과 인격적 이익이 중대하게 침해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증거는 부정행위 사실에 대한 증거로서 필요성이 크다고 볼 수 있고,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긴급성도 인정된다"고 했다.

'몰래 녹음'의 증거능력 여부는 앞서 웹툰 작가 주호민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특수교사 사건에서도 쟁점이 됐다.

특수교사는 1심에서 벌금형 선고유예를 받았지만, 2심에선 주씨 측이 아들의 옷에 녹음기를 넣어 확보한 대화 녹음파일은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대법원이 심리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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