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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대란 피했지만, 갈등 불씨 여전…"교섭체계 불안"

등록 2026.06.16 11:2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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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료 인상 합의 타결…수도권 건설현장 정상화 수순

단체교섭권 놓고 노사 시각차 확인…"갈등 구조 지속"

운송시장 진입 제한…수급조절제도 개편 요구 확산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 조합원들이 8일 서울 여의대로 인근에서 2026년 단체협상 촉구 및 임단협 쟁취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6.08.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 조합원들이 8일 서울 여의대로 인근에서 2026년 단체협상 촉구 및 임단협 쟁취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6.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레미콘 제조사와 수도권 레미콘 운송노조의 운송비 인상 협상이 최종 타결되면서 8일간 이어지던 파업이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한 수도권 주요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차질'이란 급한 불은 일단 껐다.

다만 최대 쟁점인 단체교섭권 인정 여부 등 불안정한 계약 구조와 미비한 교섭 체계가 여전한 만큼 더 큰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전례 없는 8개월짜리 합의라는 점에서 향후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운송비를 시장 지표와 연동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교섭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레미콘 제조사와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전운련)은 지난 15일 유류비를 제외한 운송 단가를 1회당 4200원(5.5%) 인상하고, 계약 기간을 8개월 단축하는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수도권 재적 조합원 7517명 가운데 7158명(투표율 95.2%)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4714명(65.9%), 반대 2316명(32.4%), 무효·기권 128명(1.8%)으로 2차 잠정합의안이 가결됐다. 전운련은 2차 잠정 합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이날부로 파업을 종료했다.

전운련은 지난 8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운송 단가 인상과 통일 교섭 방식 도입을 요구하며 전면 휴업에 들어갔다.

전운련은 이날 서울 여의도광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레미콘 제조사들을 상대로 ▲실질적인 운반비 개선을 위한 임단협 체결 ▲운송 노동자 고용 안정 보장 ▲불합리한 관행 개선을 위한 단체교섭 이행 등을 촉구한 바 있다.

수도권 레미콘 운송료 인상 2차 잠정합의안이 노조 투표에서 가결되면서 일주일 넘게 이어진 파업이 종료되면서 공정 차질을 빚었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형 반도체 건설 현장도 정상화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하면서 이번 파업은 종료됐지만, 앞으로도 넘어야 할 관문은 남아 있다. 단체교섭권 인정 여부를 둘러싼 노사의 시각차가 여전하다. 전운련은 법원 판단과 고용노동부의 설립필증 교부 등을 근거로 운송 기사들이 노조법상 교섭 주체로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레미콘 제조사 측은 운송 기사 상당수가 개인사업자 형태로 계약을 맺어온 점과 함께 관련 소송이 항소심에 계류 중이라는 점을 들어 맞서고 있다.

건설업계는 ‘협박성 파업’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며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형 공사 현장을 볼모로 매년 반복되는 파업에 공정 일정 조정하고, 공기 지연과 비용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며 "반도체 공장은 공기 지연에 따른 손실 규모가 막대한 만큼 사실상 협상 구조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고, 협박성 파업이 되풀이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반복되는 운송 차질이 현장 리스크로 굳어지면서 이제는 단기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공급망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유사한 갈등은 계속 재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레미콘 운송 갈등이 단순한 노사 현안을 넘어 제도와 시장 구조 전반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운송비를 시장 지표와 연동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공급 제한 제도와 계약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파업이 매년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운송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건설기계 수급조절제도 개편이 필요하다. 레미콘 믹서트럭은 장기간 증차가 묶이면서 공급이 제한돼 있고, 그 결과 기존 운송사업자들의 시장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게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이 제도는 공급 과잉과 과당 경쟁을 막고 영세 차주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해 2009년 도입됐지만, 이후 신규 등록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시장 유입 통로가 좁아졌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운송 시장은 특정 사업자 중심으로 굳어졌고, 운송비 인상 요구와 집단 운송 거부가 반복되면서 레미콘 수급 불안도 상시화되고 있다. 제도 도입 이후 18년간 믹서트럭만 증차가 제한된 점도 구조적 한계로 거론된다.

또 수급조절제도 개선과 함께 운송시장 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정비하고, 이해관계자 간 상시 협의체를 구축해 갈등을 사전에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표준 운임 체계 마련 등 제도적 보완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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