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부, 한반도 화해 분위기 속 미동도 않는 이유는
전문가들 "김정은, 당+군부 완전 장악…독자 행동 불가능" 판단

【서울=뉴시스】 건군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모습 (출처=노동신문)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최근 북한 군부가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북한 당국의 비핵화 천명에 따라 한반도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군은 지금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간 김일성 김정일 정권 때에도 화해 무드가 조성될 때면 늘상 강경한 목소리를 쏟아내며 북한 내 매파 역할을 담당했던 곳이 군부다. 그러나 요즘은 오히려 이전 정권 때 보다도 대화 분위기가 더욱 급격히 조성되고 있는데도 정작 북한 군은 철저한 침묵을 유지하고 있어 그 배경이 궁금하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먼저 북한 군이 이미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의해 완전히 장악됐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김 위원장이 아버지나 할아버지 시절을 뛰어넘을 정도로 군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군이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란 것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군부 길들이기에 가장 공을 들였다. 집권 초기부터 고모부인 장성택 등을 앞세워 군부의 힘을 빼기 위한 대대적인 숙청과 물갈이에 집중했다. 이는 장성택 처형 이후에서 최근까지도 계속됐다.
또 당에서 고위직을 맡던 군 인사들도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 군 고위급을 물갈이하면서 당 내부에 짙게 드리워져 있던 군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웠으며, 역으로 북한군 서열 1위 총정치국장에 김수길 전 평양시 당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군 수뇌부에 오히려 당의 인물을 심었다. 북한 지도부를 당 중심으로 구축하면서 철저히 군 고위층을 뒤흔든것이다.

【서울=뉴시스】 북한 인민군 창건일 85주년을 맞아 열린 군종합동 타격시위를 참관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출처=노동신문)
따라서 비핵화 의지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미국과 대화를 시도하는 등 군부에게는 다소 치욕스러울 수 있는 김 위원장의 행보에도 작금의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김 위원장이 군부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할 수 있다"며 "북한 군부가 혹시 모를 돌발 행동을 위해서는 무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지금의 군부는 정치위원의 허락 없이는 훈련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개인적인 불만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군부 역시 당과 운명공동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당이 최우선인 1당 독재국가에서 아무리 군부가 세력이 커졌다고 해도 당에 귀속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장성급은 이중, 삼중의 감시 하에 있기 때문에 돌발 행동 등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군 내부가 이전과 같이 물적 인적자원이 풍부하게 지원되고 있지 못한 현실도 한몫을 하고 있다. 철저한 배급체제로 운영되는 군의 경우 북한 당국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도다.
실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경제상황이 가장 어려워진 곳이 군부라는 관측도 있다. 한 탈북자의 전언에 따르면 적어도 아무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북한 군에 식량 공급이 원할하게 이뤄지지 않은 적은 없었는데 최근에는 전방에 식량배급이 제대로 안될 정도라고 한다.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정확한 가늠하긴 어렵더라도 북한 군에 대한 당국의 경제적 지원이 이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란 점은 쉽게 짐작할 수는 있다. 따라서 군 내부가 평양과 맞서거나 다른 목소리를 낼 여력조차 남아있지 않을 것이란 게 북한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평양을 비우고 적대국인 남한이나 미국과 접촉을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행보"라며 "현재의 북한 권력 구조로 봤을 때 군부의 이상 반응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