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자본시장 혁신방안…자금 공급기능 강화할 것"
전문가 "체질개선 위한 장기 정책 방향 긍정적"
"IPO가 활성화돼야 중소기업 자금도 활성화돼"
개인 투자 요건 완화 "시장 지향 정책 방향성"
"요건 규제 필요성 있어" 우려 시선도 존재해

【서울=뉴시스】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 브리핑실에서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2018.11.01.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email protected]
발표된 혁신과제는 기업 자금조달 체계를 전면 개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위는 이날 ▲혁신기업 자금조달체계 전면 개선 ▲전문투자자 육성 및 역할 강화 ▲기업공개(IPO) 제도 개편 및 코넥스 역할 재정립 ▲증권회사 자금중개 기능 강화 등 4대 추진전략과 하위 12개 추진과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번 자본시장 혁신과제가 자본시장의 새로운 도약과 혁신기업의 성장은 물론 투자의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문가들도 자본시장 진입 문턱을 낮춘다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이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적인 자본시장 발전 방향으로서 의미가 있다"며 "부실화할 우려가 없지는 않지만 네거티브 규제 등으로 사후적 관리 방식을 택해 바람직한 편"이라고 전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 (단기)임팩트를 주는 정책보단 체질개선을 위한 장기 정책 방향을 밝힌 것"이라며 "사모 발행 범위 확대 등 시장에서 요구해온 부분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시장 통한 중소기업 자금 조달 강화 방안 마련해"
금융위는 중소기업금융 전문 증권사의 출현을 유도하기 위해 업계 문턱을 낮췄다. 자본금 요건을 5억원 수준으로 완화하고 당국 인가 없이 등록만으로도 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비상장기업이 주식시장에서 처음으로 투자자를 공개모집하는 IPO 시 가격산정이나 신주 배정 등에서 주관사의 자율성을 확대한다.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의 이전 상장도 보다 용이하게 바꾼다.

【서울=뉴시스】주관사 자율성·책임성 강화를 통한 IPO 제도 개편.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그는 "이번 제도의 핵심은 금융시장이 위험부담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여전히 1금융권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꺼리기 때문에 보다 민간 시장을 확대해 기업 자금지원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일반투자자들도 비상장기업에 보다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 제도도 도입키로 했다. BDC는 투자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모 또는 상장한 후 비상장기업과 코넥스기업에 투자하는 투자목적회사다.
황 연구원은 "상장사는 유상증자나 채권 발행 등으로 자금 조달 기회가 넓지만 비상장사는 증자·발행 규모가 작고 상장까지 비교적 오랜 시일이 걸린다"며 "BDC는 상장 이전 단계인 비상장 기업에 대해 자금 공급 기능을 확대한다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 요건 완화 "시장 지향 정책 방향"…우려 시선도
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일반공모, 소액공모, 크라우드펀딩, 사모 등 크게 네 가지다.
금융위는 소액공모 조달금액을 늘리고 단계적인 투자자보호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는 자금조달 금액이 10억원을 밑돌면 증권신고서를 면제하는 등 간소한 절차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연간 자금조달 한도도 늘어난다. 기존 7억원에서 15억원으로 확대되고, 창업기업 뿐만 아니라 모든 중소기업으로 대상 범위를 늘린다.
사모의 경우 현재 일반투자자 50인 이상에게 청약권유를 하면 사모펀드가 아닌 공모로 분류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하는 의무가 부과된다.
금융위는 이 같은 규제가 자금조달의 불확실성을 키운다고 보고 실제 청약한 일반투자자가 50인 미만이면 사모로 인정해 증권신고서 제출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실제 투자자가 모두 전문투자자인 경우에는 사모발행이라 하더라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을 통한 자금모집도 허용하기로 했다.
이창민 교수는 "현재 민간 시장에서 위험을 감수해 자금을 투자하는 경우는 적고 대부분 정책 금융뿐"이라며 "사모펀드는 그 자체로 위험한 편이지만, 국가가 조달하다보면 '좀비 기업'이 양산될 수 있어 사모 요건을 완화해 시장에 맡길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도 "시장에서는 그간 사모 기준을 청약 권유 50인으로 제한한 것에 대해 과도한 규제라고 문제제기해왔다"며 "사모 발행 범위를 넓히는 건 좋은 취지"라고 전했다.
금융위는 아울러 전문투자자 육성을 위해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 요건을 '충분한 투자경험'과 '일정한 손실감내 능력'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그간 개인투자자가 개인 전문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투자상품 잔고가 5억원 이상인 상황에서 연소득이 1억원 이상이거나 총 자산 규모가 10억원 이상이어야 했다.

【서울=뉴시스】개인 전문투자자 진입 요건 완화 방안.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황 연구원은 "이는 연기금과 개인투자자의 중간 성격인 투자자를 전문투자자로 끌어들여 큰 역할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라며 "자산규모와 전문성이 상당 수준인 개인투자자가 늘어난 만큼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사모펀드 발행 기준 완화와 관련해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사모펀드는 기본적으로 '선수'끼리 하기 때문에 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규제를 완화시킬 수 있는 핵심 논거가 된다"며 "개인투자자가 투자 경험이 있더라도 때로는 이성적 판단이 어려울 수 있어 규제가 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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