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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사리는 경찰]③소송 부담은 각자가…학습효과에 냉소주의

등록 2022.07.11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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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상황도 매뉴얼 안따르면 소송 책임

조직 보호 못받으니 소극적 대응 학습

지난 2월 면책 조항 신설…사례는 아직

대응능력 강화하는 훈련도 병행돼야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서울경찰청이 신임 경찰 현장 대응력 강화 특별 교육을 실시한 지난해 12월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상무관에서 신임 경찰관들이 물리력 대응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2021.12.01.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서울경찰청이 신임 경찰 현장 대응력 강화 특별 교육을 실시한 지난해 12월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상무관에서 신임 경찰관들이 물리력 대응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2021.12.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하은 기자 = 여수 화살총 피습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현장 대응이 재차 도마에 오른 가운데 경찰이 물리력 행사를 기피하게 되는 원인은 개인의 소극성만이 아닌 조직과 제도에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개인보다는 구조적 문제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11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현장 경찰이 물리력 사용을 기피하게 되는 주요 원인으로 사후 민·형사상 책임, 공권력 남용 인식, 조직 내 냉소주의 등을 꼽고 있다.

지난 3월 발표된 논문 '경찰의 물리력 수단 사용 기피원인에 관한 분석 - 심리적 위축과 조직문화를 중심으로'에서 황정용 동서대 경찰행정학과 조교수는 무기 사용 기피를 경찰관 개인의 소극성에 한정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논문에는 수십명의 현장 경찰관들의 심층면접 내용도 포함됐는데 조사에 참여한 지역경찰관들은 주취자나 정신이상자 등이 흉기를 마구 휘두르는 등 긴박한 상황을 마주하면 물리력 사용 매뉴얼을 그대로 지키는 것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과잉 진압 문제 등이 불거져 법정에 서게될 경우에는 매뉴얼의 준수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에 물리력 행사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실제 물리력 사용 후 손해배상 소송으로 수년간 고통에 시달렸다는 경찰관들의 증언이 적지 않다.

물리력 사용 후 '조직 내 보호가 미비하다'는 냉소주의도 팽배하다고 한다.

총기를 사용하면 징계를 받거나 손해배상소송에 시달리게 되는 동료 경찰관들의 모습을 목격하면서 조직 내 학습효과가 나타난다고 논문은 전했다. 민원이 제기되고 언론 보도 등이 있으면 징계를 전제한 감찰조사가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근무한 지 2년11개월 된 한 경장(30)은 "경찰의 본분인 국민의 생명보호를 위해 고려해야 할 제약요소는 많은데 총이나 테이저건을 쏴서 잘 해결되면 당연히 할 일을 한 것에 불과한 반면, 작은 흠결이라도 문제되면 개인이 감당해야 할 중압감과 책임이 커 (물리력 사용의) 동기유발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 안팎에서는 경찰관의 물리력 행사와 관련해 민·형사 책임 부담 등을 덜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직무수행과 관련해 소송을 당한 경찰관에게는 소송대리인과 법률보험금을 확대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 등이다.

[서울=뉴시스] 경찰 물리력 행사의 기준과 방법에 관한 규칙(경찰청 예규 550호) (사진 = '비례의 원칙에 따른 경찰 물리력 행사에 관한 기준' 경찰청 자료의 일부)

[서울=뉴시스] 경찰 물리력 행사의 기준과 방법에 관한 규칙(경찰청 예규 550호) (사진 = '비례의 원칙에 따른 경찰 물리력 행사에 관한 기준' 경찰청 자료의 일부)

지난 2월 개정 경찰관 직무집행법이 시행되면서 경찰관 직무수행에 대한 형사책임 면책 근거는 마련됐다. 긴급한 상황에서 경찰관의 직무수행이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졌으며 고의·중과실이 없는 때에는 정상을 참작해 형 감면 혹은 면제를 할 수 있다.

다만 법률은 '살인과 폭행, 강간 등 강력범죄나 가정폭력, 아동학대가 행해지려고 하거나 행해지고 있어 타인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해 발생의 우려가 명백하고 긴급한 상황'으로 면책 상황을 좁게 해석하고 있다. 현장 경찰관들의 부담을 덜어주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에 따르면 제도가 시행된 후 실제 재판에서 면책이나 감면이 이뤄진 사례는 아직 없다. 제도가 막 시행된 만큼 실제 판례로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치안 일선에서 활동하는 경찰관들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내실있는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적법하고 의법한 공권력의 행사는 면책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처벌대상이 된다"며 "사안별로 다르기 때문에 무엇보다 현장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보충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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