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캐머런 "아바타3는 AI를 단 1초도 안 썼어요"
'아바타' 3편 '아바타:불과 재' 간담회
제임스 캐머런 감독 "모든 장면 공들여"
"제작진 3천명 4년 헌신…전 장면 VFX"
제작비 5천억원 러닝타임 195분 장관
"시리즈 중 가장 감성적인 작품 될 것"
영화 상영 전 AI 안 썼다는 영상 나와
"AI는 배우 대체 못해…독창성 안 나와"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가장 공들인 장면이요? 모든 장면입니다."
제임스 캐머런(James Cameron·71) 감독은 '아바타' 시리즈 세 번째 영화 '아바타:불과 재'(12월17일 공개)에서 가장 신경써서 만든 장면이 어떤 것이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3000명이 넘는 사람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걸 4년 간 쏟아부었습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VFX쇼트만 3500개죠. 사실상 모든 장면에 VFX가 쓰인 겁니다." 캐머런 감독은 그러면서 "이런 노력을 통해 여러분을 꿈으로 초대할 거다. 물론 현실처럼 보일 게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다"고 했다.
'아바타'가 2022년 '아바타:물의 길' 이후 꼭 3년만에 다시 돌아왔다. 전작에서 부족을 지키기 위해 숲을 떠나 물 부족 사이로 숨어들었던 네이티리·설리 가족은 다시 한 번 펼쳐진 인간과 대결에서 장남 네이티얌을 잃고 만다. 이번 영화는 아들을 잃고 형제를 떠나보낸 이 가족이 다같이 힘을 모아 그 고통을 이겨내는 과정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재의 부족' 망콴족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캐머런 감독은 "첫 번째 편은 환상의 세계를 소개했고, 두 번째 편은 가족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세 번째 편은 이 이야기의 완결이 될 거다"고 했다. 그는 '아바타' 시리즈가 3편으로 일단락 되는 걸 목표로 하고 싶었다고 했다. "우리가 만든 이 캐릭터들이 도전과 아픔에 직면하고 그 마음을 모두 드러내고, 극복하면서 완결이 되는 영화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위해 충분한 감정의 깊이에 도달해야 했습니다." 캐머런 감독은 3편을 "아마도 가장 감성적인 작품이 될 거다"고 설명했다.

원래 '아바타' 2편과 3편은 한 편으로 기획됐던 영화. 실제로 한 꺼번에 촬영했다. 다만 캐머런 감독은 이 스토리를 2개 영화로 나누길 원했고, 제작사에 20억 달러를 두 차례 벌게 해주겠다고 설득한 끝에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아바타' 시리즈 매출액은 1편이 29억 달러(약 4조2700억원), 2편이 23억 달러(3조3800억원)였다. 다만 캐머런 감독은 2편과 3편이 혹시나 실패할 걸 대비해 이야기가 3편에서 완결이 되는 모양새를 갖출 수 있게 시나리오를 구상했다. 현재 '아바타' 시리즈는 6편까지 계획돼 있다.
3편의 특징은 두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앞선 두 작품이 네이티리·설리의 시점에서 주로 진행됐다면 이번 작품은 차남 로아크를 중심으로 키리·스파이더 등 그들의 자식 시각에서 흘러간다. 이 영화 내레이션 역시 로아크가 한다. 다른 하나는 새로운 부족의 등장이다. 숲의 부족 나비와 물의 부족 멧케이에 더해 이번엔 재의 부족 망콴이 이야기의 한 축을 맡는다. 약탈자 부족이기도 한 망콴은 족장 바랑을 중심으로 뭉쳐 인간의 편에 서고, 설리 가족과 혈투를 벌인다.
"전 대가족 일원으로 자랐고, 커서는 아이 5명을 키웠습니다. 반항심 가진 10대들의 이야기를 아버지 입장에서 바라보게 된 거죠. 그 시각을 판도라 행성으로 가져온 겁니다. 이런 주제엔 누구든 어디서 보든 공감할 거예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그러니까 3편은 관객을 아주 환상적인 세계로 초대하면서 동시에 매우 인간적인 마음에 관한 여정으로 끌어들입니다."

캐머런 감독은 2012년 내셔널지오그래픽 촬영을 위해 파푸아뉴기니에 갔다가 보게 된 한 부족을 모티브 삼아 망콴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화산 폭발로 자기 터전이 사라져버리고 그곳을 떠나야 했던 이들이 있었는데, 만약에 이들이 그들의 땅을 떠나지 않고 바로 그 잿더미가 된 곳에서 계속 살아간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하며 망콴을 만들었다는 얘기였다.
"그때 본 이미지가 잊히지 않았어요. 그걸 바탕으로 망콴을 만든 거죠. 불은 고통과 폭력과 아픔을 내재화한 상징입니다. 망콴은 힘을 숭배하는 부족이죠. 그들의 문화는 모두 두려움과 관련이 있어요. 그리고 그 두려움을 활용하려 하죠. 망콴 부족민은 바랑 앞에서 모두 허리를 숙입니다. 그들이 권력을 숭배한다는 걸 보여주는 겁니다."
제작비로 무려 4억 달러(약 5000억원)를 쏟아부은 '아바타:불과 재'에선 앞선 두 개 영화에서 맛본 환상적인 시각효과를 러닝타임 195분 내내 맛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영화에선 전작들에서 볼 수 없던 특별한 영상 하나를 만날 수 있다. 영화 상영 직전 캐머런 감독이 등장해 띄우는 일종의 공지사항이다. 캐머런 감독은 "이 작품엔 생성형 AI가 하나도 쓰이지 않았다"고 수 차례 강조하며 AI로 만들어낸 캐릭터는 없으며 모두 배우들이 직접 연기한 인물들만 있다고 말한다. 또 이례적으로 배우들이 연기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길게 보여주기도 한다.

이날 간담회에서 캐머런 감독은 이 영화에 "생성형 AI를 단 1초도 쓰지 않았다"고 또 한 번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AI와 영화계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AI가 VFX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하나의 도구가 될 순 있어도 작가나 배우 같은 영화의 핵심 요소를 대체하진 못한다는 얘기였다.
"뻔한 걸 보고 싶나요. 그런 건 AI로 만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린 독창적인 걸 원하죠. 하나의 캐릭터를 만든다고 생각해보십쇼. 그건 예술가들의 협업으로 이뤄져요. 캐릭터를 만든 사람이 있고, 그걸 읽고 이해하고 해석한 뒤에 자신이 평생 겪은 모든 경험을 쏟아부어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 영화는 꿈 같습니다. 꿈인데 실재하는 것 같죠. 살아있는 것 같고요. 그건 이 영화를 우리의 배우들이 완성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캐머런 감독은 VFX 부문에 한정해 AI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하기도 했다. VFX 비용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극장 수입은 30% 가량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얘기였다. AI를 통해 VFX 비용을 일부 절감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만약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저처럼 한 번도 보지 못한 것, 독창적 상상력에 기반한 이미지들로 가득한 영화를 만들고 싶은 사람 그리고 그런 영화는 멸종될 겁니다. 생성형 AI를 도구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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