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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후손들, 극우 역사왜곡에 "뿌리 부정…분노 치밀어"

등록 2026.03.01 06:00:00수정 2026.03.01 06: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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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김동삼·오운흥·김상옥 후손 인터뷰

"뿌리를 부정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답답"

"역사 왜곡에 먼저 나서야 된다는 의무감'

"선조들의 삶 헛되지 않도록 잘 지켜야죠"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독립운동가 김동삼 후손 김원일(왼쪽부터)씨, 독립운동가 오운흥 후손 오주현씨, 독립운동가 김상옥 후손 김지원씨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3.0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독립운동가 김동삼 후손 김원일(왼쪽부터)씨, 독립운동가 오운흥 후손 오주현씨, 독립운동가 김상옥 후손 김지원씨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3.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부정하는 역사 왜곡 사태를 바라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독립운동했던 선조들의 삶이 헛되지 않도록 잘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 더 크죠."

올해로 삼일절이 제107주년을 맞은 가운데 뉴시스가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에서 독립운동가 김동삼 선생의 후손인 김원일(52)씨와 오운흥 지사의 후손 오주현(37)씨, 김상옥 의사의 증손녀 김지원(36)씨를 만나 후손으로서 살아가는 애환을 들었다.

김동삼(1878~1937) 선생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협동중학교를 설립해 민족교육에 앞장섰고 일제강점기 당시 만주로 이동해 항일 운동을 펼쳤다. 황해도 황주가 고향인 오운흥(1898~1966) 지사는 강점기에 광복군사령부 소속으로 군자금모금과 일제기관 파괴 활동을 벌였다. '종로경찰서 폭탄 투척'으로 알려진 김상옥(1889~1923) 의사는 서울 출생으로 대한광복회 및 3.1운동 참여, 비밀결사 조직인 혁신단, 의열단 등에서 활동했다.

김원일씨는 최근에서야 자신이 독립운동가의 피를 이어받은 것을 알게됐다고 멋쩍게 말했다.

그는 "창피하게도 비상계엄으로 알게 됐다. 집안 어르신들은 독립운동가 집안이라고 하면 핍박과 감시를 받았기 때문에 이야기를 안 하셨다"며 "최근에 알게됐을 때도 '독립운동은 당연한데 뭐가 자랑거리이고 대단한 것이냐'며 알려주지 않았다"고 집안 분위기를 전했다.

오주현씨는 "어릴 적 집안 어른들을 통해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면서도 "삶의 방향과 연결된 정체성이라고 자각한 건 훨씬 이후의 일이고 역사 왜곡 논란과 사회적 갈등을 지켜보며 깨달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독립운동가 김상옥 후손 김지원씨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3.0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독립운동가 김상옥 후손 김지원씨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3.01. [email protected]

두 사람과 달리 김지원씨는 "어릴 적부터 할아버지 댁에 가면 늘 증조할아버지 사진, 초상화, 훈장과 표창 그리고 뜻 모를 한자들이 한쪽 벽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며 "초등학교 교과서에 증조할아버지 성함이 나오면서 우리 집이 특별하다고 깨달았고 할아버지 댁에 있는 한자들은 김구, 이시영, 조소앙 선생님들의 휘호였다"고 자랑스레 소개했다.

이들은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자부심을 느끼지만 그보다 큰 책임감과 의무감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이 때문에 최근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부정하는 역사 왜곡 사태를 바라보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면서도 사실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올바른 대응을 위해서 역사 공부에도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주현씨는 "선조의 삶은 제가 이룬 성취가 아니라 자부심이라는 표현은 늘 조심스럽다"며 "선조의 이름이 기억되는 자리에 설 때면 숙연해지고 '후손'이라는 말이 기대와 선입견으로 작용할 때 부담을 느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김원일씨도 "역사를 왜곡하는 상황이 있을 때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먼저 나서야 된다'라는 의무감이 크다"고 했다.

김지원씨는 "목숨 걸고 지켜낸 나라에서 혜택을 누리며 그 뿌리를 부정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답답하다"며 "하지만 팩트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비상식적인 이야기들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더 정확히 알고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며 "후손들이 좀 더 공부하고 노력해서 정확하게 그들 앞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독립운동가 오운흥 후손 오주현씨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3.0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독립운동가 오운흥 후손 오주현씨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3.01. [email protected]

후손들은 독립운동이 삼일절과 광복절 등 기념일에 일회성으로 소비되지 않기를 바랐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는 멈춰 있는 과거가 아닌 현재까지 이어진 이야기로 봐주길 당부했다.

김지원씨는 "젊은 세대가 독립운동을 기념일에만 잠깐 떠올리는 '박제된 과거'로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독립운동은 불가능해 보이던 시대에 기어이 책임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또 "나라를 잃은 막막함 속에서도 포기 대신 행동을 택했던 선택들이 모여 지금 이 일상을 만들었다"며 "현재 진행형의 이야기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의미를 더했다.

오주현씨도 "독립운동을 의무적으로 기억해야 할 과거로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며 "더 나은 사회를 설계할 수 있는 윤리적 자산으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들은 앞으로 독립운동가의 뜻을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한 '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오주현씨는 "독립운동이 단지 역사 교과서 속 이야기 아니라 시민의 일상 속 가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다리가 되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김원일씨도 "독립운동가 한분 한분들의 삶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긍정적 에너지를 전달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후손들은 선조가 전해준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겼다.

"독립운동가의 손자·손녀 세대가 점점 고령화되면서 그 뜻을 이어갈 책임이 다음 세대로 넘어가고 있다고 느껴요. 어르신 세대가 전해주신 증언과 삶의 무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유산입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독립운동가 김동삼 후손 김원일씨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3.0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독립운동가 김동삼 후손 김원일씨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3.01.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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