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정욱 변협회장 "사법부 능동적 변화해야…위자료 현실화 시급"
"위자료 산정 보수적…국민 법 감정 부합 못해"
"정보 비대칭 심각"…디스커버리 연착륙 추진
ACP 법안 통과 환영…"법조계, 여야 모두 동의"
![[서울=뉴시스] 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03.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03/NISI20260303_0002074804_web.jpg?rnd=20260303211757)
[서울=뉴시스] 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03.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사법부의 능동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현 상황을 사법부가 스스로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부 힘에 의한 변화 이전에 사법부 내부의 자발적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뷰는 국회 본회의에서 사법개혁 3법이 연이어 처리되던 지난달 27일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법원의 보수적인 배상액 산정 방식에 쓴소리 냈다. 김 협회장은 물가는 오르고 국민의 인권 의식은 높아졌는데, 법원만 20년 전의 위자료 기준과 양형 기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스스로 기준을 현실화하지 않으니 국민들이 판결에 분노하고, 결과적으로 사법부 전체의 신뢰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 협회장은 최근 미국 테슬라 자율주행 사고 배상액(약 3400억원)과 국내 BMW 급발진 사고 배상액(각 4000만원)을 비교하며 "인간의 존엄 가치를 무시하는 후진국형 행태"라고 비판했다. 김 협회장은 변협 내 TF를 구성하는 등 위자료 현실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양형도 대폭 조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협회장은 "너무 기계적이고 온건주의적인 판결을 한다. 100% 확실하고 비난 가능성이 높은 사건에도 기존 사건과 똑같은 공식을 적용한다"며 "보수적 판결로 과거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면서 국민 법 감정에 부합하는 판결을 못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업이 증거 숨기는데 입증은 피해자가?…"디스커버리 도입 절실"
김 협회장은 "한국은 불리한 증거를 숨기면 이기는 구조지만, 미국은 증거를 은닉하면 바로 패소로 간주할 만큼 엄격하다. LG와 SK가 수천억원을 써가며 미국까지 가서 소송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라며 "우리도 변호사에게 실질적인 사전 조사권을 부여하는 '디스커버리 제도'를 도입해 무기 대등의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디스커버리'(Discovery)는 재판 전 필요한 모든 증거를 공유해 상대방의 패를 전부 확인하는 절차다. 이를 토대로 재판을 진행할지 결정한다. 미국에선 기업이 적극적인 증거 개시를 하지 않으면 재판부가 법원에 대한 무시로 판단한다.
김 협회장은 제도 도입 연착륙을 위해 '사전 증언 녹화'부터 시작하는 단계적 도입안을 국회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재판 지연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협회장은 "모두가 윈윈(win-win)이다"라며 "디스커버리 제도를 정착시키면서 저변을 차츰 넓혀가는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CP 통과 '최고의 성과'…"남은 임기 2년간 과제들 해결"
김 협회장은 "법안 하나 개정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면서 "정부, 법원, 검찰, 여야가 모두 동의하는 만장일치를 이끌어낸 건 이 제도가 국제적 기준이자 당연한 권리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03.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03/NISI20260303_0002074805_web.jpg?rnd=20260303212011)
[서울=뉴시스] 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협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03.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ACP 도입은 직역 수호를 넘어 국가 경쟁력 강화와도 맞닿아 있다. 그동안 국내 로펌들은 ACP 부재로 인해 다국적 기업의 법률 자문이나 국제 분쟁에서 상당한 약점을 안고 있었다.
김 협회장은 "이제 공식적으로 ACP가 확립됨으로써 해외 기업과의 협업이나 다국적 법률 자문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해외 로펌 선임으로 인한 국부 유출을 방지하고 우리 로펌들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협회장이 강조해 온 '사법 혁신'의 상징적 모델이기도 하다. 그간 바꾸지 못한 낡은 관행을 변협이 주도해 입법적으로 해결해 냈다는 것이다.
김 협회장은 "ACP 법안 통과는 사법부와 검찰이 가진 막강한 권력보다 국민의 기본권과 조력권이 우선돼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점"이라며 "이러한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남은 2년간 디스커버리와 위자료 현실화 등 남은 과제들도 하나씩 풀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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