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삼성물산 합병 피해" 손배소 시작…위법성 공방
2024년 9월 소 제기 후 1년 6개월만 시작
공단 "합병 과정 위법…막대한 손해 발생"
이재용 측 "이미 배척된 주장…위법 없어"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피해를 봤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19일 시작됐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의 삼성 깃발. (사진=뉴시스DB) 2026.03.19. myj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1/08/NISI20260108_0021119977_web.jpg?rnd=20260108140557)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피해를 봤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19일 시작됐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의 삼성 깃발. (사진=뉴시스DB) 2026.03.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피해를 봤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시작됐다. 양측은 합병 과정에서 위법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정용신)는 19일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이 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5억1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2024년 9월 사건이 접수된 지 1년 6개월 만이다.
국민연금공단 측 대리인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위법행위로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에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다"며 "그룹 차원에서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조직적으로 합병이 이뤄졌다고 보고,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도 이러한 내용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관계자들이 제일모직 주식 합병 가액에 대한 비율을 의도적으로 낮게 산정해 총수 일가의 지분율을 높이려 여러 위법을 행했고, 정부 관계자들은 사실상 삼성그룹의 내부자 역할을 하며 이러한 행위를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들에 대해 "삼성물산 및 주주의 이익 보호를 위해 합병 타당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공정하게 결정해야 했다"며 "하지만 이 회장의 지배력 확대를 위한 작업인 것을 알면서도 가격 적정성 등을 검토하지 않고 주주들에게 불리한 비율을 적용하게 했고,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 등에 대해선 "국민연금 이사, 업무 집행자로서 선관주의의무와 충실 의무를 위반해 손해를 끼쳤기 때문에 부진정 연대 책임이 있어 공동으로 손해배상 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형사재판에서 이 회장 등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에 대해선 "형사 판결의 결과만 볼 수 없고, 각종 증거에 비춰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부당 합병임을)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주된 판결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손해액 산정을 위한 감정 관련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다면서, 이번 사건에선 민사소송법 201조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 유무를 먼저 따져보고 손해액 심리로 나아가자는 의견을 내놨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피해를 봤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19일 시작됐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브라질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는 이 회장. 2026.03.19.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2/23/NISI20260223_0021184915_web.jpg?rnd=20260223182622)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피해를 봤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19일 시작됐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브라질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는 이 회장. 2026.03.19. [email protected]
삼성 측은 합병 과정에서 위법 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없으며, 이로 인한 손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회장 측 대리인은 "관련 형사, 민사 사건에서 위법 행위가 없었다는 점과 합병으로 인해 삼성물산 주주들이 손해를 입지 않았다는 점이 이미 확인됐다"며 "직접 쟁점이 동일한 형사사건에서도 국민연금공단 측이 주장하는 내용이 모두 배척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수년간 수사 및 재판을 통해 충분히 심리된 사건"이라며 "국민연금 측 주장은 이미 수년에 걸쳐 판단이 이뤄진 사안을 11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처음부터 다투자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 측 대리인도 합병 과정에서 하자가 없었고, 판단과 책임하에 의결권을 행사한 것이므로 민사상 손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향후 변론기일에서 양측은 합병의 위법성, 정부 로비를 통한 삼성의 국민연금공단 합병 찬성 개입 여부 등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신속한 변론 진행을 위해 손해배상 책임 발생, 상당인과관계, 손해배상 책임 범위와 관련 민사·형사·행정·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등의 사실 관계를 정리해 제출해달라고 양측에 요구했다.
아울러 국민연금이 피해자인 동시에 의결권 행사 주체라는 점에서 가해자이므로 지위가 중첩된다며, 합병과 정부 개입 부분을 나눠서 주장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국민연금이 제출한 소장은 합병 관련 부분에 내용이 집중돼 있어 정부 개입 부분을 보완해달라고도 했다.
재판부는 오는 6월 4일 2차 변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1대 0.35 비율의 합병을 결의했고, 같은 해 7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가결됐다.
합병 당시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은 합병에 찬성했다. 이후 국민연금은 불리한 합병 비율로 보유 지분 가치가 훼손됐다며 2024년 9월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국민연금공단은 정권 외압으로 합병에 찬성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합병 찬성을 압박한 혐의를 받는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은 각각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이 회장도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 지배구조 개편 등을 도와달라며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다만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으로도 기소됐는데, 이에 대해선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전부 무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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