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쪼물딱대면 스트레스 풀려요"…2030 '말랑이 성지'된 이곳[출동!인턴]

등록 2026.04.19 06:01:00수정 2026.04.19 06:07:27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김세은 인턴기자= 16일 오후 동대문 완구 매장의 야외 매대가 말랑이로 가득 차있다. 2026.04.16.

[서울=뉴시스] 김세은 인턴기자= 16일 오후 동대문 완구 매장의 야외 매대가 말랑이로 가득 차있다. 2026.04.16.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김세은 인턴기자, 백유정 인턴기자 = 지난 16일 낮 서울 종로구 창신동 동대문 완구 거리. 한산할 법한 시간대임에도 골목은 예상 밖의 활기로 가득했다. 동대문 완구 거리 일대에서는 어린이 고객보다 20·30세대 방문객이 더 눈에 띄었다. 특히 젊은 방문객들의 발길이 집중된 곳은 알록달록한 촉감형 장난감, 이른바 '말랑이' 매대 앞이었다. 손으로 눌렀다 놓으면 천천히 복원되는 제품부터, 끈적한 촉감이 특징인 제품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말랑이가 '스트레스 해소템'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동대문 완구 거리가 말랑이 소비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짧은 시간 안에 감각적인 만족을 주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아이템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현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단순히 구매를 넘어 체험에 가까운 소비를 하고 있었다. 매대 앞에 선 이들은 제품을 직접 만져보며 "이건 더 쫀득하다", "이건 복원력이 좋다"며 촉감을 비교했다. 온라인 구매로는 느낄 수 없는 감각적 요소가 오프라인 방문을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보인다.

대학생 강주아(20)씨는 여러 개의 말랑이를 한꺼번에 구매하며 "손으로 만지작거리다 보면 긴장이 풀리고 기분이 안정된다"며 "친구들도 하나씩은 꼭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방에 달거나 책상 위에 두고 사용하는 등 '일상 속 소형 힐링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뉴시스] 김세은 인턴기자=2030 소비자들이 16일 동대문 완구거리에서 말랑이를 고르고 있다. 2026.04.16.

[서울=뉴시스] 김세은 인턴기자=2030 소비자들이 16일 동대문 완구거리에서 말랑이를 고르고 있다. 2026.04.16.


이 같은 유행은 개인 소비를 넘어 소규모 창업과 공방 수요로도 이어지고 있다. 완구 관련 공방을 운영하는 한 30대 여성은 "판매용으로 대량 구매를 위해 방문했는데, 현장에서 느껴지는 인기가 예상보다 훨씬 뜨겁다"고 전했다.

상인들도 변화된 소비 흐름을 체감하고 있다. 완구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최근 한 달 반 사이 20·30대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방문객 열에 아홉은 말랑이를 찾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역시 "한동안 줄어들던 손님이 다시 늘고 매출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소비 구조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저출생 영향으로 유·아동 중심의 전통 완구 시장은 정체된 반면, 취향 소비를 중시하는 성인층이 새로운 핵심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백유정 인터니자=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말랑이 관련 게시물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캡처)2026.04.16.

[서울=뉴시스] 백유정 인터니자=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말랑이 관련 게시물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캡처)2026.04.16.


실제로 관련 데이터에서도 20·30세대의 완구 지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NH농협은행이 NH농협은행·NH농협카드 고객의 상반기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20·30 세대의 완구 관련 지출은 2024년 대비 224% 증가했다. 

이를 두고 '키덜트(어린이 같은 취향을 즐기며 완구·피규어 등을 소비하는 성인층)'와 '큐트노믹스(귀여움을 기반으로 소비가 이루어지는 경제 트렌드)' 흐름의 연장선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동대문 완구거리를 방문한 직장인 장서연(30대)씨는 "말랑이뿐 아니라 캐릭터 상품도 자주 구매한다"며 "큰 소비가 아니어도 기분 전환이 돼서 좋다"고 말했다.

말랑이는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빠르게 지친 일상 속에서 가볍게 쥐고 풀 수 있는 '감정 완충 장치'로 기능하고 있다. 손쉽게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 일상적인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완구업계의 주요 타깃 층이 성인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