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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약서 논란된 '트리클로산'…수술용 실에 들어갔다

등록 2026.05.20 07:01:00수정 2026.05.20 07: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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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앤존슨 메드테크, 향균봉합사에 트리클로산 함유

회사 측 "품목 허가 받은 제품으로 안전성·유효성 입증"

환자 "생활용품에도 금지된 성분 내 몸서 녹는 줄 몰라"

[서울=뉴시스] 최근 특정 치약에서 사용이 금지된 '트리클로산' 성분이 검출돼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해당 성분이 인체 내부에 삽입되는 수술용 항균 봉합사에도 코팅 물질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존슨앤존슨 메드테크가 국내에 유통 중인 일부 수술용 향균 봉합사에 트리클로산 성분이 함유됐다. (사진=존슨앤존슨 홈페이지) 2026.05.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근 특정 치약에서 사용이 금지된 '트리클로산' 성분이 검출돼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해당 성분이 인체 내부에 삽입되는 수술용 항균 봉합사에도 코팅 물질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존슨앤존슨 메드테크가 국내에 유통 중인 일부 수술용 향균 봉합사에 트리클로산 성분이 함유됐다. (사진=존슨앤존슨 홈페이지) 2026.05.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최근 특정 치약에서 사용이 금지된 '트리클로산' 성분이 검출돼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해당 성분이 인체 내부에 삽입되는 수술용 항균 봉합사에도 코팅 물질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존슨앤존슨 메드테크가 국내에 유통 중인 일부 수술용 향균 봉합사에 트리클로산 성분이 함유됐다.

해당 제품은 수술 후 체내 수분과 반응해 자연적으로 녹아 흡수되는 존슨앤존슨의 '가수분해 항균 봉합사' 3종이다. 실제 해당 제품의 포장재에는 항균 처리를 위해 '이르가케어 MP(Irgacare MP)' 성분이 포함됐다고 기재돼 있는데, 이는 트리클로산의 원료 상표명이다.

트리클로산은 향균제로 1970년대부터 의료기관에서 소독제로 널리 사용됐다. 하지만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UC 샌디에이고) 연구팀이 실험용 생쥐를 6개월 간 트리클로산에 노출시킨 결과 종양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졌다고 밝히면서 안전성 논란이 일었다.

국내에서도 트리클로산의 유해성에 대한 경고가 나왔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치약제 중 향균성분 및 보존제 조사 연구' 논문에서 "호르몬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체내에서 호르몬과 관련된 신호전달을 비정상적으로 교란시키고, 호르몬 수용체에 결합해 여러 종류의 암 증식과정을 촉진시킨다고 알려져 있다"라고 밝혔다.

이런 유해 논란이 나오면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해평가 결과를 토대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을 거쳐 트리클로산을 치약 등 구강 제품에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화장품에서는사용 후 씻어내는 품목인 클렌징폼, 바디워시 등에서 0.3% 이하로만 사용하게 하고 있다. 남아서 피부에 흡수되는 품목에는 사용할 수 없다.

국내 ‘의약외품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에 따르면 트리클로산은 치약에 사용할 수 없는 성분으로 명시돼 있다. 반복적·장기간 노출될 수 있는 생활용품 특성을 고려해, 성분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관리해 왔다.

반면 의료기기 허가 체계에서는 성분 자체를 일괄 금지하기보다 제품 단위로 생물학적 안전성 평가 등을 통해 '완제품 기준'으로 허가·관리되는 구조다.

특히 흡수성 봉합사는 체내에 남아 일정 기간 분해되는 제품이다. 그 과정에서 코팅 성분(트리클로산)이 체내에 존재할 수 있음에도, 의료기기는 의료진의 임상적 판단과 의료기관의 결정으로 선택되기 때문에 환자·보호자가 '성분'과 '대체 가능성'을 알고 선택하기 어려운 구조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트리클로산처럼 치약, 화장품 등에서 제한 이력이 있는 성분이 체내에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위험과 편익 근거와 정보 공개 수준(환자 설명·동의)을 어떻게 담보할지에 대한 가이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 사이 트리클로산이 함유된 향균 봉합사는 감염 예방 효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일부는 일반 봉합사 대비 보험 상한가가 1.2~1.5배 높게 책정돼 있다"라고 했다. 일반 봉합사보다 높은 가격(보험 상한가)과 함께 프리미엄 전략으로 판매되는 현실은 환자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최근 병원에서 만난 한 환자는 "일부 항균 봉합사에 트리클로산이 쓰인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생활용품인 치약에서도 사용이 제한된 성분이 몸속에 흡수되는 수술용 실에 포함되어 있다면 이를 선택할 환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트리클로산의 임상적 유의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7개 국가, 55개 의료기관, 58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FALCON 임상에 따르면 트리클로산 물질의 임상적 유의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FALCON 임상은 수술 후 발생하는 '수술 부위 감염(SSI)'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예방 조치들의 실제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진행된 대규모 국제 외과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을 말한다.

이에 대해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 관계자는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 항균 봉합사는 국내 식약처의 품목 허가를 받은 제품"이라며 "또한, 미국FDA, 유럽CE를 포함한 국내외 주요 규제기관으로부터 엄격한 평가를 거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전문 의료기기"라고 말했다.

또 "항균 봉합사는 이러한 수술부위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됐다"라며 "수많은 임상 연구와 메타분석을 통해 일반 봉합사 대비 수술부위 감염 발생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학적 유효성을 바탕으로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대한수술감염학회(KSIS) 등 국내외 주요 보건기구 및 학회에서는 수술부위 감염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항균 봉합사 사용을 공식 권고하고 있다"라고 했다.

회사 측은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사 제품은 의료기기법에 따라 사용 목적과 환자 적용 환경을 고려해 생체적합성, 안전성 및 성능 평가를 포함한 규제기관의 기준에 따라 허가 및 관리되고 있다"라며 "시판 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당사는 환자 안전과 법규 준수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으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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