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통역사' 리 랑그바드 "소설 속 공백은 입양인의 상실"
몬타나상, 프리즈마 문학상 수상작
"입양인의 원가족 재회 후 이야기"
"입양인이 잃은 연결에 대한 기록"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16일 서울 종로구 한 대여 공간에서 열린 '나의 통역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가 리 랑그바드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26.06.16. nowon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16/NISI20260616_0002162056_web.jpg?rnd=20260616130543)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16일 서울 종로구 한 대여 공간에서 열린 '나의 통역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가 리 랑그바드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26.06.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이재 조기용 기자 = "텔레비전으로 보면 원가족을 찾고 재회하는 순간까지만 보여주니까 그 이후의 일은 잘 모르잖아요. 사실상 원가족을 만나게 되면 그때야말로 새로운 관계가 시작돼요. 그래서 재회한 이후에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싶었죠."
16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대여 공간에서 열린 '나의 통역사'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가 마야 리 랑그바드가 이렇게 말했다.
1980년 생후 2개월 때 서울에서 덴마크로 입양된 작가이자 번역가 랑그바드가 2022년 시집 '그 여자는 화가 난다'를 펴낸 후 4년 만에 다시 입양을 소재로 한 창작물을 한국에 소개하는 자리였다.
"전작이 입양에 대한 분노를 담은 책이라면, '나의 통역사'는 입양인이 자신을 덴마크 맥락뿐만 아니라 한국의 맥락에서 바라보는 관점을 같이 담게 됐어요."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16일 서울 종로구 한 대여 공간에서 열린 '나의 통역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가 리 랑그바드가 질문을 듣고 있다. 2026.06.16. nowon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16/NISI20260616_0002162058_web.jpg?rnd=20260616130604)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16일 서울 종로구 한 대여 공간에서 열린 '나의 통역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가 리 랑그바드가 질문을 듣고 있다. 2026.06.16. [email protected]
입양, 디아스포라, 퀴어, 언어에 관해 주로 탐구해온 랑그바드는 신작 '나의 통역사'(푸른숲)에서 이 모든 요소를 아우를 수 있는 관계에 대해 집중했다.
해외로 입양된 이가 혈연을 만나는 순간에 재회가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순간부터 관계를 유지하고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녹아 들었다.
그래서 소설에는 원가족과 12년 동안 알고 지낸 주인공이 그들을 만난 이후 6년 동안 한국을 방문하는 과정이 담겼다.
여기서 주인공의 연인이자 통역사의 존재가 소설에 여러 서사를 부여한다.
연인을 생각해 때로는 통역을 달리하거나 거부하는 통역사와, 레즈비언임을 가족에게 고백하면 관계가 멀어질지 고민하는 주인공의 내면이 그중 하나다.
결국 이 언어장벽은 주인공에게 소통의 단절이자, 상실감을 의미한다.
"입양인은 한국어란 언어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까지 모두 상실한 거예요. 또 자신에 관한 문서나 이런 것도 부족한 상황이니까요. 공백은 입양인이 다가갈 수 없는 틈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16일 서울 종로구 한 대여 공간에서 열린 '나의 통역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가 리 랑그바드가 낭독하고 있다. 2026.06.16. nowon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16/NISI20260616_0002162059_web.jpg?rnd=20260616130631)
[서울=뉴시스] 한이재 기자 = 16일 서울 종로구 한 대여 공간에서 열린 '나의 통역사'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가 리 랑그바드가 낭독하고 있다. 2026.06.16. [email protected]
하지만 랑그바드는 입양인의 관계 회복을 다루며 상실과 슬픔에 그치지 않는다. 주인공이 알아듣지 못한 한국어의 자리이자 공백을 무언가 나누게 되는 '침묵의 언어'로 거뜬히 승화시키며 관계 전복을 시도한다.
"저는 공백으로 언어의 상실을 나타내며 '침묵의 언어'라는 새로운 언어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침묵이지만 아예 없는 게 아니라 침묵이 있기에 저희가 들을 수 있고 느낄 수 있죠."
언어로 발화되지 않아도 미묘하게 전달되는 감정과 맥락 속에서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과정인 셈이다. 언어의 무지에서 온 위계질서는 이렇게 주인공의 시선에서 재구성된다.
소설 속 음식 또한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관계들을 상징한다. 이 간극 속에서 입양인들이 잃어버려야 했던 연결고리와, 입양이라는 체계가 지닌 '현대판 식민주의적 면모'가 드러난다.
랑그바드는 "시간이 지나면 입양인이 없어질 텐데, 그 후손들은 계속 있을 거기에 이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며 "제가 입양될 수밖에 없던 한국의 문화와 시스템을 비판하는 글쓰기를 하면서 저도 굉장히 많이 변모했고 그 자체로 치유가 됐다"고 말했다.
덴마크 최고 문학상 '몬타나상'과 프리즈마 문학상 '2024 최고의 북유럽 문학 작품'에 선정된 '나의 통역사'는 간담회가 이뤄진 이날 번역 출간돼 한국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