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진행 무자본 갭투자' 전세사기범, 징역형 집행유예
등록 2026.07.08 09:19:01수정 2026.07.08 09:54:24
사기 혐의…2억8000여만원 편취
法 "보증금 못 돌려줄 것 알면서도 계약"
![[서울=뉴시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전경. 2025.09.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6/01/NISI20260601_0002150557_web.jpg?rnd=20260601183014)
[서울=뉴시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전경. 2025.09.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자기자본 없이 부동산을 매입한 뒤 전세보증금으로 매매대금을 충당하는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수법으로 임차인의 보증금 2억8000여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된 5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판사 선민정)은 지난달 24일 사기 혐의를 받는 시각디자이너 권모(54)씨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권씨는 지난 2019년 11월 신축 오피스텔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같은 날 해당 건물을 보증금 2억8200만원에 피해자 박모씨에게 전세로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다.
권씨는 자기 돈을 들이지 않고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으로 매매대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동시진행 방식의 무자본 갭투자'로 오피스텔을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매대금보다 전세보증금이 더 큰 '깡통전세' 물건이었다.
권씨는 계약 당시 별다른 재산이 없는 채무초과 상태였고, 건물을 무자본으로 매수한 뒤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생각이었다.
반면 임대차 기간 종료 시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권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도 매매대금과 전세보증금이 같다는 사실을 알면서 계약을 체결했다"며 기망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씨가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지 13일 만에 해당 건물을 담보로 대부업체에서 1억원을 대출 받은 점을 근거로 했다.
재판부는 또 권씨가 계약 당시 건강보험료 683만여원, 부가가치세·종합소득세 1억5451만여원, 지방세 등을 체납하고 있었고, 비슷한 시기 다른 빌라 2채도 같은 방식으로 매입한 정황을 지적했다.
선민정 판사는 "전세사기 범행은 임차인의 주요 재산인 임대차보증금을 편취해 생활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어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채무초과 상태에 있어 다른 자력이 없었고, 결국 경매가 개시될 가능성이 높아 정상적으로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면서도 범행에 나아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의 이유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일부 피해금을 변제받고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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