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밈코인 발행에 '알트코인' 울상…이유는
트럼프 공식 밈코인, 발행 하루 만에 16.5조 몰려
밈코인 시총 2위 올라…알트코인 '제로섬' 현상 발생
"부부 동시 발행"…멜라니아 밈코인도 공식 출시
코인 생태계 파괴 지적도…"허술한 밈코인에 불과"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8일(현지시각) 미 의회 의사당을 방문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공화당 상원 의원들과 자신의 주요 대선 공약 실현을 위한 입법 전략을 논의했다. 2025.01.09.](https://img1.newsis.com/2025/01/09/NISI20250109_0000015892_web.jpg?rnd=20250109103842)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8일(현지시각) 미 의회 의사당을 방문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공화당 상원 의원들과 자신의 주요 대선 공약 실현을 위한 입법 전략을 논의했다. 2025.01.09.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당일날 주요 알트코인들이 줄줄이 폭락했다. 트럼프가 취임을 사흘 앞두고 발행한 트럼프 밈코인 '오피셜 트럼프(OFFICIAL TRUMP)’가 원인으로 꼽힌다. 가상자산 대통령(Crypto president)을 자처한 트럼프의 유일한 공식 코인이란 점을 내세워 시장 유동성을 전부 흡수했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시가총액(시총) 10위권 내외 주요 가상자산들이 전부 급락세를 보였다. 트럼프 취임식을 앞두고 가상자산이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시장 예상을 깬 모습이다.
전날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한 알트코인은 솔라나 한 종목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이날 급락장으로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이날 오후 3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2.39%, 리플은 -3.39%, 솔라나는 -8.74%, 도지코인은 -8.70%, 시바이누는 -7.15% 각각 떨어졌다.
예상을 벗어난 하락장 배후는 오피셜 트럼프로 분석된다. 오피셜 트럼프가 지난 18일 거래 시작 이후 1만8000% 넘게 오르며 광풍을 일으키자 알트코인들이 전부 휘청이기 시작한 것이다. 유동성이 추가 유입되지 않은 알트코인 시장에서 '제로섬(한쪽이 득을 보면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상태) 현상이 발생한 셈이다.
실제로 오피셜 트럼프는 출시 직후 글로벌 시총 순위 18위에 올라섰다. 거래 시작 24시간 만에 시총이 113억달러(16조5000억원)까지 치솟은 것이다.
밈코인 시총 기준으로는 단숨에 2위를 차지했다. 한때 밈코인 시총 1위 도지코인의 거래량까지 넘어서며 위협하기도 했다. 특정 가상자산이 발행 직후 글로벌 시총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오피셜 트럼프는 트럼프가 그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발행한 밈코인이다. 밈코인은 실질적 기능이나 효용 없이 단순한 밈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투기적 성격의 가상자산이다.
나아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밈코인도 나왔다. 오피셜 트럼프 인기를 확인한 트럼프 일가가 추가로 발행한 것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19일(현지시간) X에 자체 발행한 밈 코인 '멜라니아 코인(MELANIA)'을 홍보하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는 해당 글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재게시하며 함께 홍보했다.
오피셜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알트코인 제로섬 현상이 이어서 발생했다. 오피셜 트럼프에 쏠렸던 유동성이 곧바로 멜레니아 코인으로 넘어간 것이다. 75달러까지 급등했던 오피셜 트럼프는 멜라니아 코인 발표 직후 35달러대로 급락했다.
주요 가상자산 매체 우블록체인은 이날 X를 통해 "트럼프 일가의 밈코인 발행으로 다른 알트코인들이 직격탄을 맞아 대체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상자산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취임 직전 발행을 통해 위헌 논란을 피하고 밈코인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비난이다.
잭 구즈만 코이니지 설립자는 이날 X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이 트럼프와 멜라니아 밈코인을 이렇게 빨리 출시하는 데엔 중요한 이유가 있다"며 "(밈코인 출시를) 하루 더 기다렸으면 헌법 위반과 탄핵에 노출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아서 헤이즈 맬스트롬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날 X를 통해 "트럼프 밈코인은 정치적 밈코인 시장의 시작이다. 국민 여론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밈코인을 발행하려 할 것"이라며 "트럼프 밈코인 토크노믹스는 허술한데도 불구하고 시총은 1000억달러(145조원)를 향해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오피셜 트럼프와 멜라니아 코인 등을 상장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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